개인적으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한 9년 간의 기록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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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보수교육의 도시 대전에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중입니다.
4.16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이하여 그 동안 학생들과 추모했던 기록을 정리해봅니다.
0. 2013년 - 세월호 참사 발생 1년 전
제가 중학교 교사로 신규임용되었습니다. 중1 담임이었고 학생들과 2박3일 수련회를 다녀왔었습니다.
수련회는 학생들이 주로 수련원 선생님들과 활동하고 교사는 지켜보기만 하기 때문에 학생과 특별한 추억이 없었습니다.
1. 2014년 - 세월호 참사 발생
중2 담임을 맡았고 수학여행을 앞두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합니다.
대략 수학여행 2~3주를 앞두고 참사가 발생했고, 교직생활 첫 수학여행은 취소가 되었습니다.
교직생활 첫 수학여행을 앞두고 학생들과 두근두근 했던 상황에 참사가 벌어져서 교사로서 개인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언제든지 나도, 내 담임반 학생들도 참사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2015년 - 세월호 참사 1주기
중3 담임을 맡았고, 보수 교육의 도시의 교육현장에서 '세월호'라는 말이 금기시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희생자를 추모하고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보수교육의 도시의 병아리 3년차 선생님이라 학급행사로 작게 추모교육을 했습니다.
담임반 학생들과 같이 노란색 EVA 폼 종이를 자르고 순간접착제로 붙인 후 군번줄을 연결하여 세월호 추모 노란리본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매우 소박한 행사였네요.
3. 2016년 - 세월호 참사 2주기
여전히 세월호 관련 내용을 학생들에게 말한다는 것은 금기시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1주기 때처럼 노란리본을 만드는데 이번에는 한차원 넓혀서 동학년 학생들에게 다 줄 수 있는 양(100개 정도)을 만들었습니다.
4. 2017년 - 세월호 참사 3주기
박근혜가 탄핵되고 용기가 생긴 저는 좀 더 행사를 키워봅니다.
제가 3D프린터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전교생에게 줄 수 있는 분량의 노란리본을 3D프린터로 출력했습니다.
그리고 담임반 학생들은 검은색 매직으로 양각된 글씨를 색칠하고 열쇠고리를 끼우는 작업을 했습니다.
한편, 팽목항에 갔을 때 난간에 걸려있는 노란리본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저는 세월호가 있는 목포신항 철조망에 학생들과 함께 리본을 걸기로 계획합니다.
학생들이 목포까지 갈 수 없으니 다이소 네트망과 노란색 공단리본을 준비합니다.
교실에서 각자 리본에 추모 문구를 작성하여 네트망에 묶고, 그 네트망을 제가 목포신항에 가져가서 철조망에 매달았습니다.
리본달기는 학급차원으로만 해서 네트망에 많은 리본을 달지는 못했습니다.
5. 2018년 - 세월호 참사 4주기
두번째 학교로 근무지를 옮겼는데 전교생 인원이 이전 학교에 비해 2배 정도로 늘었습니다.
새학교 첫해라 조금 눈치는 보였지만 쫄지않고 행사를 준비합니다.
3D프린터로 전교생 분량의 노란리본 열쇠고리를 왕창 출력하고 (글씨 색칠작업은 너무 손이 많이 가고 생각보다 예쁘지 않아 민무늬 리본으로 바꿨습니다)
복도 한켠에 네트망에 추모리본 달기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자발적으로 하고 싶은 학생만 하는 건데 좀 적긴했지만 그래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주었습니다.
이 네트망도 들고 목포신항으로가 작년에 걸었던 네트망 옆에 걸어줬습니다.
6. 2019년 - 세월호 참사 5주기
문재인 정부 때부터 본격적으로 교육부차원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행사를 학교 자율적으로 진행하라는 공문도 내려옵니다.
자신감을 갖고 행사를 본격적으로 키워서 준비합니다.
3D프린팅도 많이 숙달되어서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리워드로 주는 열쇠고리도 예쁘게 많이 만듭니다.
네트망도 4개를 이어서 크게 준비하고 공단리본도 잔뜩 잘라서 많이 준비합니다.
학교 정원에 테이블 펴고 점심시간에 행사를 진행합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학생, 교직원들이 리본에 추모 문구를 작성하고 네트망에 묶으면 3D프린팅 노란리본 열쇠고리를 줍니다.
목포 신항에 걸어둔 네트망 옆에 또 걸어둡니다.
갈수록 예전 리본은 색이 바래갑니다.
철조망에 수북하게 매달려 있어서 반대편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던 노란리본들은 삭고 끊어지면서 점점 듬성듬성해집니다.
7. 2020년 - 세월호 참사 6주기
첫째 아이 육아휴직을 1년하느라 2020년은 행사를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행(?)으로 코로나 시국으로 등교를 거의 못하던 시기라 휴직은 안했어도 행사를 진행 못했을 겁니다.
8. 2021년 - 세월호 참사 7주기
복직했는데 코로나가 끝나지 않아 행사 준비가 좀 어려워졌습니다.
3D프린팅 동아리 학생들을 안전요원으로 활용하여 방역수칙을 지켜며 행사를 잘 치뤘습니다.
이제 아들도 데리고 목포신항에 가서 같이 네트망을 겁니다.
6주기를 건너뛰고 2년만에 온 목포신항은 노란리본이 많이 짧아지고 줄었습니다.
제가 네트망 건 곳이 눈에 확 뜨일 정도로 세월이 흘렀음을 느낍니다.
9. 2022년 - 세월호 참사 8주기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행사에 참여해줍니다.
그런데 느낌이 살짝 다른거는 학생들의 분위기가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저게 뭐하는 건지 그냥 관심도 없이 스쳐가는 학생들도 있고
약간 엄숙한 분위기가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그전까지는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 때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학생들이었는데
이때 중1~3학년 학생은 2007~2009년생으로 세월호 참사 때 6~8살이었습니다.
그럴만도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억을 하게끔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목포신항은 더욱더 노란리본을 줄어들어 철조망 반대편이 너무 잘 보입니다.
제가 2017년부터 걸었던 네트망의 리본들도 점점 삭고 있습니다.
10. 2023년 - 세월호 참사 9주기
올해는 제가 둘째 아이 육아휴직을 하면서 학교행사를 쉬게 되었습니다.
올해 목포신항을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노란리본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11. 덧
매년 갈 때마다 느끼는 건 매달려 있는 리본들은 빠른 속도로 줄고 있고, 점점 찾는 사람도 줄고있습니다.
물론 목포까지 가는 길이 매우 멉니다.
대전 사는 저도 먼 곳인데 더 먼 곳에 계시는 분이 더 많겠지요.
그래도 나라도, 우리 가족이라도, 내가 근무하는 학교 학생들만이라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안전의식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기를 바라며
매년 3D프린터로 노란리본을 출력하고, 공단리본을 자르고, 목포신항에 네트망과 케이블타이를 챙겨가고 있습니다.
한번쯤 여유되실 때 목포신항 방문하셔서 노란리본 하나 하나 같이 걸어주시면
수십년이 지나도 목포신항 철조망에 가득한 노란리본을 보는 미래의 사람들(특히나 세월호 참사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이 이 참사를 더 잘 기억할 수 있게끔 도움이 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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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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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마핱 12.16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