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기록 곳곳에 등장하는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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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콩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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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이후 책임의 화살은 용산경찰서와 용산구청에 집중됐다. 


참사 이후 구조 대응, 참사 이전의 안전 대비가 너무나도 부실했던 탓에 ‘왜 그럴 수밖에 없었나’라는 질문은 주목받지 못했다. 


참사 직후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대통령실 이전 이후 업무가 과중했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윤희근 경찰청장은 “대통령실 이전이 이태원 참사의 직접적 이유가 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통령 경호실은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하위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면서 대통령실을 향한 관심도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경향신문이 입수한 검·경 수사기록 곳곳에는 대통령실이 등장한다. 
대통령실 이전 이후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는 경찰·지자체 공무원들의 직접적인 진술도 여러 차례 확인됐다.


용산경찰서장, 이태원 현장 가면서도 “대통령 관저 괜찮나”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와 검찰의 수사기록을 보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참사 직전 이태원으로 향하면서도 한남동의 대통령 관저를 신경썼다.

운전 요원은 검찰 조사에서 “서장님이 ‘차가 이렇게 밀리는데 대통령 관저는 이상이 없나. 대통령 관저 방향으로 돌아서 이태원파출소에 가자’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실제 관용차는 대통령 관저 쪽으로 갔다. 운전 요원은 “대통령 관저 쪽으로 내려오는 도중에 차가 막히자 서장님이 ‘이태원을 가려는 차들 때문에 관저가 꽉 막혔다. 이럴 때 대통령이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방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 전 서장이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한 것은 참사 발생 후 40여분이 지난 오후 11시5분이었다.


정보 경찰·112 상황실 대원·구청 직원 모두 “대통령실 이전으로 업무 과부하”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은 특수본 조사에서 “용산에 대통령실이 이전하면서 인근의 집회·시위를 관리하려고 온갖 노력을 했다”며 


“폭증한 업무에도 …휴가는 하루도 가지 못했다”

….


참사 당일에도 대통령실 인근 집회에 총력 대응한 경찰·구청


참사 당일에도 구청과 경찰의 주요 관심사는 대통령실 인근 집회였다. 당시 촛불승리전환행동·신자유연대 등 4건의 집회가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렸다.

경비 경력은 집회로 쏠렸다. 이날 집회에 62개 부대(51개 경찰관기동대·3개 의경부대·지방청 8개 기동대)가, 핼러윈 교통 상황에 대비에 교통기동대 1개 제대(20명)가 배치됐다. 




정보 경찰도 마찬가지였다. 용산서 정보계 외근 및 내근 정보관 전원이 집회에 동원됐다. 이태원 축제에는 정보계 정보관 없이 외사계 정보관 두 명만 배치됐다. 이들의 업무는 외국인 관련 범죄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용산서 소속 정보관 A씨는 “핼러윈 때 이태원에 나가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더니 정보과장이 ‘주말이니 집회에 총력대응 해야 한다’고 했다”며 


“정보관이 2~3명만 현장에 배치됐어도 이같은 참사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

이라고 진술했다.

대통령실 이전의 영향도 직접 거론됐다.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은 수사관이 ‘이전에는 핼러윈 축제 때 정보관들이 배치되지 않았냐’고 묻자 “그건 대통령실이 이전되기 전의 일”이라며 “대통령실 이전으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보기능의 주요 역할로 중요 시설·요인을 보호하는 것이 있다. 핼러윈 축제 당시 대통령실 근처에서 맞불 집회가 있었고 대통령실에 구체적인 위험성이 있는 상황이라 집회 관리에 집중했다”고 했다.

참사 당시 용산구청 종합상황실 직원들은 박 구청장의 지시로 집회 현장의 대통령 비방 전단을 수거했다. 당시 당직사령이었던 조모 주무관은 박 구청장의 공판에서 “대통령실 이전으로 불법 적치물이 많이 발생할 테니 경찰의 요청이 오면 같이 처리하라는 명령이 당직근무 공문서에 적혀 내려온다. 당일에도 전단지 제거 요청을 두 차례 받았다”고 진술했다.





대통령 심기 불편할까봐 전단지 제거에까지 인력 동원하면서

참사 현장은 방치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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