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부터 쓰던 작은 식탁을 나눔했습니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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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전 여자친구(?)가 서울대입구역 뒤쪽의 옥탑방에 살던 시절,
변변한 식탁 하나 없을 때 중고나라에서 식탁을 하나 구입했더랬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가까운 곳 아파트에서 35,000원인가 주고 받아왔는데,
유리 있는 식탁 하나에 의자 두개를 둘이서 낑낑거리며 들고 4-50개가 되는 계단도 내려오고, 서울대입구역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는 용기(?)를 발휘하곤 했습니다.
워낙 크기가 작은 테이블이라 손님오면 같이 앉을 수도 없을 정도였는데, 큰 식탁을 사고난 뒤로는 여기 붙였다가, 저기 붙였다가 하면서 자꾸 무언가를 올려놓는 용도가 되곤 했습니다.
이제 내년이면 이사를 가야해서, 미리미리 정리를 좀 하고자 결국 8-9년정도 사용한 이 식탁과 의자들을 나눔하기로 했습니다.
당근에 올리기 위해 사진을 찍으려는데,
슈미가 자꾸 올라와서 방해를 합니다.
보내지 말란건가...?
슈미야 사진 찍게 좀 비켜봐~~
그렇게 사진 찍어서 올리기가 무섭게 몇몇 분들이 연락을 주셨네요, 시간이 안맞아 이틀만에 나눔할 때가 왔습니다.
그래서 이제 나가려고 문 앞에 갖다놨는데,
또 슈미가....
슈미야~~~~
이제 이 식탁 다른 주인에게 갈거야~~ 내려와~~~
어라, 슈미가 표정이 뭔가 삐진 듯해 보입니다?
슈미 : 내 허락도 안구하고 이 의미있는 식탁을 그냥 보낸단말이냐옹? 인사할 시간도 안주고.. 아무리 물건이라지만 집사 그러는거 아니댜옹...
아니... ㄱ...그...;;
결국 슈미에게 인사할 시간을 잠시 주고, (그냥 가지러 오신 분이 좀 늦으셨음)
식탁과 의자를 가지러 오신 분은 아주머니셨는데,
조카가 독립한다고 우선 필요한 식탁을 구하러 왔다고 했습니다.
1-2인이 쓰기엔 나쁘지 않은 식탁이었다고 말씀을 드리며 나눔을 했습니다.
이제 식탁이 있었던 우리 집의 공간은 잠시 휑해졌지만,
잠시나마 이 식탁을 사용하게 될 그 친구도, 그 시절의 우리처럼, 사랑하는 누군가와 서툰 솜씨지만 투닥거리며 함께 만든 음식을 앞에 놓고, 다시 오지 않을 그 예쁠 시기에 후회 없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하고 쓸데없는 감상에 젖어봅니다.
그냥 작은 식탁 하나 나눔해놓고 말만 많은 노래쟁이s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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