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딸 때문에 들여서 키우다가 딸도 흥미를 잃고 본인도 너무 키우기 귀찮다고 해서 제가 받아왔습니다.

실내에서 키우기에 냄새도 없고 좋다해서 받아왔는데 생각보다 냄새가 너무 심해서 ㅡㅡ. 혹시..목욕은요? 하고 물어봤더니 3개월간 안씻겼다는겁니다.

이제 고민을 했죠. 친해지기 전에 목욕을 시키면 큰 스트레스를 주고 삐져서 한동안 정상적인 관계 구축이 힘들테고.. 그렇다고 친해질때까지 목욕을 미루면 고슴도치 건강도 안좋고 도저히 집에서 키울 상황이 안나오는데...

과감히 목욕을 시키기로 했습니다.

관리를 잘못해서 경화가 진행된 양가죽 장갑을 끼고 들어올립니다. 지난 겨울에 까먹고 안버렸는데 이런 용도가 있네요.

그상태로 목덜미쪽 등을 꽉 붙잡고 미리 받아놓은 세숫대야 미지근한 물에 담급니다. 

전용삼푸를 풀어서 샤워를 꾸준히 해준 후 받아온 전용 목욕솔로 쓸어주는데..

과연 3개월의 때가 안빠집니다. 응가가 털 사이에 낀채로 굳어서 잘 안되네요.

부드러운 목욕솔에서 안쓰는 칫솔로 바꿔보니 또 너무 촘촘합니다. 

비동물적이지만 화장실 욕조용 솔로 쓸어주니 한결 낫네요. 응가가 잘 빠집니다.

이제 악취는 없어졌지만 제가 근처에만 가도 쉭쉭거리고 털을 세웁니다.

관계가 손상되어서 적어도 몇개월은 맨손으로 쓰다듬을 수 없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