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싶은만큼 기억하고 떠올리고 싶은만큼 떠올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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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만큼 기억하고
떠올리고 싶은 만큼 떠올려서 >
“나는 제주에 가는 꿈이 있었다”
——
제주로 여행 가는 꿈이 있었습니다.
제주 가는 게 뭐 그리 힘든 일도 아닌데 꿈까지..
예전에 저는 그랬습니다.
2012년에 일본에 의뢰받은 일 때문에 2박 3일 다녀온 것 빼고는
바다를 건너가 본 적이 없었어요.
건강문제로 길게 여행을 다녀올 수가 없었거든요.
게다가 제주에 가는 제 꿈은 그냥 몸만 가는 게 아니라
제 차를 가져가서 제주를 한 바퀴 도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매해 건강이 조금씩 나아져서
갈수 있는 곳의 범위가 넓어지고 기간도 길어졌습니다.
2014년 1월, 저는 제 차를 배에 싣고 제주에 도착했습니다.
요즘은 자차를 배에 싣고 제주에 가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 경우는 많지 않았어요.
비행기 타고 가서 렌트하는 게 더 저렴하니까요.
하지만 그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이고
차를 싣고 제주를 여행하는 것은 지금이어야 했습니다.
보라요정님과 저는 제주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중산간부터 해안도로를 거쳐 해질 때까지 달렸습니다.
2014년 초의 우리가 탄 배는 제주에 도착했습니다.
——
2014년 4월의 그 배는 제주에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처음 뉴스를 보고 기억이 났어요.
제주에 배로 가는 방법 중 하나였으니까요.
검색했었던 그래서 이름이 떠오른 그 배.
다만 저희는 더 빨리 가기 위해 차로 여수까지 간 다음 여수에서 배에 차를 싣고 가는
방법을 선택했었습니다.
뉴스 처음에는 모두가 구조되었다는 자막도 떴었고
저렇게 큰 배가 가라앉기야 하겠어 하는 마음이라
크게 동요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배는 떠 있었고 구조선들이 도착했다고 속보들이 올라왔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며칠간 보라요정님과 저는 티브이를 끌 수가 없었습니다.
——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수만 시간이 가면서 우리의 일상은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전처럼 커피를 마시고 산책을 하고 일도 했어요.
하지만 회복되지 않을 사람들,
영원히 가라앉은 사람들과 영원히 가라앉을 사람들이 남았습니다.
보라요정님의 가게는 삼청동에 있었기 때문에
거의 매일 그분들을 지나쳤습니다.
진실과 거짓이 섞이기 시작했고
시간이 갈수록 피곤하다 얘기하는 사람들이 생겼어요.
돈 얘기를 하기 시작했고 왜 다른 참사와 형평을 맞추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슬픔에 잠겨서 숨을 못 쉬는 사람들이 밥을 끊으면
그 앞에서 깔깔거리며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생겼고
아무도 물어보지 않은 이야기들을 기어이 그 사람들 눈앞에 말로 글로 늘어놓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
가까운 형님이 있었습니다.
제가 알던 사람 중에 가장 유쾌하고
가장 건강해 보였던 형님인데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시간이 꽤 지나 어느 모임에서 같이 알던 형님의 친구분을 뵌 적이 있습니다.
형님의 동갑내기 친구분이고 저보다 훨씬 가까운 분이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돌아가신 형님 얘기가 나왔습니다.
형님과는 꽤 오래 알고 지냈으니 여러 가지 옛날 일들 얘기가 오고 갔어요.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형님과 각자의 추억을 잊지 않고 나누었습니다.
우리 모두 형님을 떠 올렸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
우리는 모두 언젠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누군가 우리를 떠올리면 말 그대로 떠오르죠.
나쁜 기억이라 가라앉히고 싶다면
떠올리지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 앞에 가서
굳이 지겹다고, 가라앉으라고 사라지라고,
사회적 비용이, 정신적 피로니, 통합을 해치니 따위의
말은 하고 싶다면, 그냥 지나가길 권합니다.
——
아직도 차갑고 깊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기억하고 싶은 만큼 기억하고
떠올리고 싶은 만큼 떠올려서
제주로 가지 못한 배가
각자의 가족들의 마음 안에 도착할 수 있길.
그래서 모두 떠오르길.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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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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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마핱 12.16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