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부채를 가계가 떠안으라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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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주감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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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 한국의 가계대출의 질이, 즉 갖고 있는 자산의 구조가 굉장히 안 좋다. 대표적으로 부동산인데 그 부동산의 질이 안 좋기 때문에 문제가 되게 커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문제:

한국의 가계부채의 증가율이 굉장히 크다. 즉, 속도가 빠르다.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절대량에 있지 않고 속도에 있습니다.

빠를수록 사실 멈추기 힘든 거죠.


그래프를 잠깐 보시면 최근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주요국들의 GDP 대비 가계부채의 비율 증가율을 보시면 중국과 한국이 가장 높게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요.




▶김어준 : 중국은 사실 흔히 말하는 개도국이어서 그나마 이해가 가는데.


▷이광수 : 그렇죠. 성장하는 국가고 뭐 GDP 성장률이 5%, 6%, 7% 되니까 그동안 빨랐죠.



한국 가계부채 증가율은 주요국 평균의 2배 이상

그런데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율이 굉장히 높았고, 거의 23%p니까, 증가율인데요. 전 세계 평균이 10%p니까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광수 : 그렇죠. 두 번째는 뭐냐 하면 결국에는 이 빚을 일으켜서 뭘 샀냐가 중요하잖아요.


두 번째 문제:

대부분 빚은 부동산과 

(기업 대신) 가계가 떠안은 부채


▷이광수 : 그런데 대부분 부동산을 샀어요.


▶김어준 : 부동산을 샀죠.


▷이광수 : 그런데 이 빚을 또 갖고 있는 주체가 이제 말씀하신 것처럼 가계라는 겁니다.


▶김어준 : 가계.


▷이광수 : 그래서 부채와 부동산을 연결할 때 딱 떠오르는 게 어느 나라세요?


▶김어준 : 일본이죠.


▷이광수 : 일본이죠?


부동산버블 터졌을 때. 그래서 많은 분들이 또 일본과 비교를 이제 하시는 거예요. 일본의 장기불황처럼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런데 더 저는 심각하다고 봐요.


▶김어준 : 아, 일본 사례보다?


▷이광수 : 네.


▶김어준 : 일본이 이제 90년대에 그게 덮쳐가지고 지금까지도 회복을 못 하고 있는데.



일본보다 더 심각한 이유

▷이광수 : 그렇죠. 그 이유는 뭐냐 하면 이제 그래프를 하나 더 보시면 이거는 일본의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 1980년대부터 1990년대 그때까지의 가계와 기업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그려드린 건데요.



▶김어준 : 기업이 주로 크게 올랐네요, 그럼.


일본은 가계가 아니라 기업이 만든 부동산 버블

▷이광수 : 기업이 엄청나게 오른 거예요. 그러니까 뭐냐 하면 일본 같은 경우에 가계가 빚을 일으켜서 부동산 버블을 일으킨 게 아니라 여러분들이 명확하게 아셔야 될 게 일본은 기업들이 땅을 엄청나게 사면서 부동산 버블을 만들었다는 거예요.


▶김어준 : 기업들이. 아, 그러니까 일본이 70, 80년대에 엄청 잘 나갔고, 이러다가 뭐 미국 다 산다, 이런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으니까,


▷이광수 : 그렇죠.


▶김어준 : 기업들이 계속 그럴 줄 알고, 빚 엄청나게 내가지고 이제 부동산을 사들인 거예요.


▷이광수 : 그렇죠. 땅을 샀죠. 그래서 일본 같은 경우에 부동산을 볼 때 땅값이 먼저 올랐어요.


▶김어준 : 아파트가 아니라.


일본 가계부채는 빠르게 증가하지 않았다

▷이광수 : 네, 기업이 아파트를 사지는 않죠. 그래서 보시는 것처럼 이게 왜 중요하냐면 가계와 기업의 본질적인 속성을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뭐냐 하면 가계 같은 경우에 사실은 그 부채 비율이 굉장히 빠르게 증가하지는 않잖아요.


▶김어준 : 그렇죠.


견조한 가계소비가 장기 불황을 이겨낸 힘

▷이광수 : 저게 장기불황을 이겨낸 힘이기도 했어요.


▶김어준 : 아, 가계들은 버텼으니까?


▷이광수 : 그렇죠.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기업,


▶김어준 : 회사는 자빠져도.


▷이광수 : 회사는 자빠져도 가계는 계속 돈을 썼단 말이에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어떤 나라고 20년간 부동산 가격이 빠지면 망합니다.


▶김어준 : 그렇죠.


▷이광수 : 버텨내지를 못 해요. 그런데 일본은 20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빠졌는데도 버텨낸, 그나마 버텨낸 이유가 가계 소비가 견조하게 버텨줬기 때문이에요.


▶김어준 : 그러니까 무너진 것은 기업들, 일부 기업들이고,


▷이광수 : 그렇죠.


▶김어준 : 그 기업들이 소유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 것이지, 가계들은 비슷한 수준으로 계속 버텼다는 거네요?


▷이광수 : 그렇죠. 그래서 그게 바로 단가의 세대라고 하는 이런 전후 세대가 안정적으로 자산구조를 가지면서 일본의 경제를 지탱해 줬다는 거예요.


▶김어준 : 대신 월급은 안 올랐죠, 회사가 무너져가지고.


▷이광수 : 그렇죠. (웃음)


▶김어준 : (웃음) 그래서 월급을 20 몇 년 동안 안 올린 나라 아닙니까, 거의.


▷이광수 : 월급이 안 올라도 그래도 망하지는 않았다, 가계는.


▶김어준 : 대신 월급은 올리지 않고 싼 거를 찾게 만드는 문화가 일본에 정착해 버렸어요.


▷이광수 : 그렇죠. 그래서 라멘이 뭐 1,500원, 2,000원짜리가 계속 수십 년간 유지됐고 이런 상황이 유지된 겁니다.


▶김어준 : 그런데 그 버틴 것은 가계는 견조했기 때문이다.


▷이광수 : 네. 그래서 저 보시는 그래프처럼 그래서 오히려 경기불황, 그러니까 장기적으로 불황에 빠졌을 때도 가계 소비가 견조하게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라가요.


일본의 견조한 가계 소비 비중



▶김어준 : 일본의 경우에는.


▷이광수 : 유지했다는 거죠. 그런데 한국은 지금 문제가 뭐냐 하면,


한국의 문제: 부채가 전부 다 가계에 몰려있다


▶김어준 : 예. 한국은,


▷이광수 : 이 부채가 전부 다 가계에 몰려있다는 거예요.


▶김어준 : 아, 심각하다, 그것만 듣기만 해도.


▷이광수 : 예. 그래서 어떤 문제가 일어나냐면 뭐 여기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말씀을 드리는 게 아니라 가계가 이제 소비를 줄일 겁니다.


가계의 빠른 소비 위축 진행 중

▶김어준 : 이미 그러고 있잖아요, 지금.


▷이광수 : 이미 빠르게요.


▷이광수 : 공장장님, 생각해 보세요. 가계가 빚 때문에 이자를 많이 내면 제일 먼저 뭐를 줄일 것 같으세요?


▶김어준 : 밖에서 나가 안 먹어요. 밥을 안 사먹죠.


▷이광수 : 외식도 줄이고, 또 하나는 뭐냐, 학원을 줄인답니다. 그러니까 특성화 학원, 예를 들어서 뭐 체육 학원, 이런 거요.


▷이광수 : 그게 이제 설문조사에 나와 있는데.


▶김어준 : 제일 돈이 많이 들어가죠, 거기 보통.


▷이광수 : 그렇죠. 그래서 이미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게 문제가 커지고 있는데, 그래서 이 그래프를 같이 보시면 이거는 한국이 지금 일본하고 비교해 드릴 수 있는 건데 최근에 가계와 기업 부채가 굉장히 빠르게 증가했어요.


그래서 한국은

가계와 기업 부채가 모두 급속 증가



▶김어준 : 아, 일본하고 그래프가 다르네요.


▷이광수 : 다르죠. 우리는 같이 증가하고 있어요.


▶김어준 : 아, 그것도 기업을 넘어갈라 그러네.


▷이광수 : 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정부가 뭐든 해결책을 내야 되잖아요.


▶김어준 : 그렇죠.


그러나

기업의 부채만 줄이려는 정부


▷이광수 : 그런데 지금 정부는 기업의 부채만 보고 있어요. 기업의 부채가 올라가니까 저 기업의 부채를 줄이려고 하고 있어요.


▶김어준 : 현 정부 들어서 특히 그러는 거 같아요, 지금.


▷이광수 : 그렇죠. 그런데 부채는 누군가 줄이려면 두 가지 방법밖에 없습니다. 구조조정을 하든지 아니면 누군가의 빚으로 때워줘야 돼요.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빚 내서 아파트 사라

▷이광수 : 그런데 어떻게 때우려고 하냐면 가계 부채를 늘려서 기업의 부채를 줄이려고 하고 있는 거예요.


▶김어준 : 아, 그 대목 설명해 주세요. 어떻게, 가계의 부채를 늘려서 기업의 부채를 줄이려고 한다?


▷이광수 : 대표적으로 부동산입니다. 올해 상반기에 특례보금자리론이 나오는데 이 특례보금자리론이나 가계 부채의 LTV 규제를 없애줘서, 부동산대출규제를 완화해 줘서,


▶김어준 : 그래서 대출 더 받으라는 거 아닙니까.


▷이광수 : 그렇죠. 그래서 기업이 분양하거나 아파트를 분양할 때 그 아파트를 사주라는 거예요.


가계 대출을 늘려 기업 부채 해소

▶김어준 : 아~ 듣고 보니 그러네요. 그러니까 지금 분양이 안 된다, 아파트 쌓여있다, 그거 어떻게 해결해야 되냐. 그래서 기업 부채도 지금 쌓이고 있는데 그거 민간한테 대출 더 해 줘가지고 그거를 소화해, 기업. 와,


▷이광수 : 사라. 그런데 건설회사의 부채뿐만 아니라 이거는 금융기관들하고 연결돼있는 거예요. 제가 지난번에도 새마을금고 말씀드렸는데 새마을금고 문제가 부동산 PF 때문에 걸려 있어서 결국에는 부채 문제가 생긴 건데,


▶김어준 : 그렇죠.


▷이광수 : 개인들한테 부동산을 사서 부동산 PF 문제도 없애주고 건설사의 부채 비율을 낮추려는 거예요.


▶김어준 : 그러니까 기업의 부채를 가계가 떠안으라는 거 아닙니까.


▷이광수 : 그렇죠. 그래서 가계가 오히려 지금 가계 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거예요, 줄여야 되는 형편에.


▶김어준 : 오, 이거 듣고 보니까 그러네요. 본질이 그렇다, 본질이?


일본은 기업 부채를 정부 부채로 감당

▷이광수 : 그렇죠. 그러니까 아까 일본 같은 경우에는 기업 부채가 증가했잖아요. 그러면 기업 부채가 누군가의 빚으로 메꿔줘야 됐잖아요, 구조조정을 안 했으면. 그래서 정부가 빚을 지면서 메꿔줘요.


▶김어준 : 일본에서는?


▷이광수 : 네. 그래서 일본은 정부의 부채 비율이 높은 겁니다.


▶김어준 : 전 세계에서 가장 높죠, 지금.


한국은 정부 역할 부재, 가계에 떠넘겨

▷이광수 : 네. 그런데 우리는 정부는 가만히 있고 가계를 이용해서 기업의 부채를 낮추고자 하는 거예요.


▶김어준 : 이야, 듣고 보니까 진짜 나쁜 정부네, 이거. 이야.


앞서

가계 부채 증가가 기업 부채로 이어지는 

그래프를 확인했음에도

가계부채를 늘이는 정책 = 문제 악화

▷이광수 : 아니, 이제 나쁜 정부라는 거보다 이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진다는 거죠.


▶김어준 : 나쁜 정부인데 이게 터지면 개인이 죽는 거잖아요.


▷이광수 : 그렇죠.


▶김어준 : 나쁘기도 하고 무능하기도 한 건데, 이거.


▷이광수 : 그러니까 예를 한번 말씀드릴게요. 새마을금고 같은 경우에는 부동산 PF에 의해서 뭐 최근에 뱅크런이 일어났습니다.


▶김어준 : 네, 있었죠.


▷이광수 : 사람들이 새마을금고 가서 예금 찾아가고.


▶김어준 : 믿을 수가 없으니까.


▷이광수 : 그랬더니 어떤 현상이 일어나냐면 갑자기 새마을금고가 7%, 8%짜리 적금을 출시해요.


▶김어준 : 예, 그렇지.


▷이광수 : 공장장님, 이게 이해가 되세요?


▶김어준 : 안 돼요.


▷이광수 : 왜 이해가 안 되냐면 여러분들이 7%, 8% 나온다 그래서 아, 좋다. 새마을금고에 적금 들고자 하시는 사람들이 요즘 많아진다고 해요. 그런데 그 이자는 어디에서 옵니까?


취약계층을 착취하는 구조

▷이광수 : 자, 그런데 새마을금고가 대출해 준 부동산 PF는 심지어 만기를 연장해 주고 이자도 유예해 주고 있어요. 기업한테는 그렇게 하고 그 이자는 어디에서 오냐면 취약계층에 대출해 준 이자를 올려서 충당하고 있단 말이에요.


▶김어준 : 그런 거네. 그러니까 지금 이 농협도 결국은 기업이 부동산에 돈이 들어갔다가 적절한 시점에 분양도 안 되고 혹은, 소위 이제 부동산 PF로 일으킨 사업들이 제대로 안 되니까 어려워진 거잖아요, 금융기관도 어려워진 것이고.


▷이광수 : 네.


▶김어준 : 그런데 그 기업이 어려워진 것, 이것을 대출 이자를 올려가지고,


▷이광수 : 그렇죠.


그걸로 기업을 살린다?

▶김어준 : 대출 이자를 올려서 그거로 지금 기업은 살려주고 대출 이자는 일반, 그러니까 가계는 더 많은 이자를 내도록 만들었다?


▷이광수 : 그런데 가계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현금 많은 사람들은 그 적금 이자가 높은 거 땡큐죠. 그런데 대출 많은 사람들만 불가피하게 대출 이자가 계속 올라가면서 이자 비용 증가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건, 경제적으로 중요한 건 소비가 급격하게 감소할 수 있다는 거죠. 돈만 있다 그래서 세 끼, 네 끼 먹는 거 아니잖아요. 네 끼, 다섯 끼 먹는 거 아니잖아요.


▶김어준 : 그렇죠.


▷이광수 : 소비한계성향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취약 계층에 이렇게 이자 비용이 증가할수록 국내 소비는 크게 위축될 겁니다.


▶김어준 : 그런 현상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어요. 소비가 줄어들고 있잖아요, 지금 계속.


소비가 줄면, 기업은 물론이고

모든 것이 안 되는 것

▷이광수 : 그렇죠. 그런데 여러분들이 꼭 보셔야 될 게 소비가 줄면요, 모든 게 안 되는 거예요. 여러분들이 운영하시는 가게, 학원, 아니면 여러분들이 택시 운전하시면 그것도 안 되는 거예요.


▶김어준 : 기업도 안 되는 거죠, 사실은.


▷이광수 : 예, 결국에는 돌아 돌아서. 그래서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이 과정을 한번 끊고 가야 된다는 겁니다.


▶김어준 : 그 말씀 여러 번 하셨는데, 지난번에도. 끊고 가야 된다.


▷이광수 : 네.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최근에도 이제 민주당에서,


▶김어준 : 여기서 구조조정 하려면 그 기업들을 구조조정 해야 되는 거죠.


▷이광수 : 그렇죠. 잘못한 거를 잘못했다고 알려줘야죠.


▶김어준 : 투자를 제대로, 자기들이 자기 리스크를 가지고 투자했잖아요. 만약에 그 기업들이 잘 돼서 돈 벌었으면 그거 세금, 그 뭡니까. 세금 이외에 돈을 더 낸다든가 아니면 국민들한테 돌려주지 않을 거잖아요. 자기네들이 꿀꺽 먹을 거 아닙니까.


▷이광수 : 그렇죠.


▶김어준 : 그러면 잘못했을 때도 자기들이 책임져야죠.


▷이광수 : 아니, 그게 시장이고 그게 경제죠. 그래서 잘못했으면 그거에 대해서 부실채권 처리하고 자산 팔고. 그래서 돈 꾼 거 갚고 이러면서, 그래서 그 과정이어야 한국의 경제가 또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데 이제 안타까운 구조로 가고 있다는 거죠.





기업의 부채를 가계가 떠안으라는 정부, 그러나 기업 조차 살릴 수 없고 모두가 어려워지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부실기업은 정리해야 한다(했다)는 말은

IMF 문제를 돌아보는 기사에서도 많이 봤던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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