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선거에 자선은 없습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람계곡
작성일

본문


선거제도 개혁을 주장하는 의원들도, 친문 모임이라고 알려진 사의재도, 새로 출범하는 의원모임인 민주당의 길도, 정치개혁을 외치는 범야권 인사들도 모두 애써 외면하거나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첫째, 현 정치의 진짜 문제는 대의제의 위기, 선출된 권력의 배신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뽑아준 당원과 국민들의 기대와 무관한 정치활동을 하는 정치인들, 그들과 소통할 방법이 없다는 문제점, 당원들에 대한 정치적 책임보다는 계파에 대한 충성이 우선시 되는 문제점이 정치의 실종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선거제도를 중대선거구제로 하느냐를 논의하는 것은 핵심이 빠진 논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어떤 선거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지금처럼 선출된 권력이 국민과 당원을 배신하는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그들만의 정치가 되는 것이고 아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가 되는 것입니다. 오히려 민주당이 국민의힘당과 카르텔을 형성해 기득권을 지키려고 시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민주당이 잠들어 있는 거대 정당이 되어버린 것도 이런 문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매주 수십만의 국민과 당원은 거리에서 윤정부를 견제하고 대안을 모색하는데, 정작 국회는 윤정부를 형식적으로만 견제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저는 당원중심의 정당개혁이 먼저라고 주장합니다.  


둘째, 선거제도를 정치인들이 논의해서 결정하겠다는 오만함을 버려야 합니다. 선거제도는 정치인들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해관계가 없거나 거리가 먼 사람들이 논의하거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민주당에는 대의원제도가 있습니다. 이럴 때 정책 대의원대회를 열어 대의원들이 선거제도에 대해 논의해야 합니다. 조금 더 장을 열어 당원들도 참여하는 논의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의견을 모아 당론으로 결정하고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셋째, 정치의 본질은 권력투쟁입니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한 민주당은 권력지향적 부패세력인 국힘당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국힘당은 권력투쟁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진보진영을 말살하려는 싸움을 수시로 걸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혹은 민주당의 이름으로 정치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이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협치와 합의정신을 강조하며 권력투쟁을 하찮은 것이거나 피해야 할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권력투쟁에서 승리를 해야 민주당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권력투쟁을 피하고 싶다면 시민사회에 남아 있어야 합니다. 최근 중도성향의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들 혹은 보수언론이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정치인들의 대부분은 민주당 내의 권력투쟁만을 하려고 할 뿐 여당과 권력투쟁은 피하고 오히려 윤정권과의 전장 선두에 있는 사람들을 수시로 폄하합니다. 


결국 이런 문제의식들이 없는 한 내년 총선에서 여당을 이기지 못할 것입니다. 민주당 정치인과 정치지망생들 모두 상대가 있는 권력투쟁을 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하고 동지를 믿고 함께 싸워야 합니다. 


한편 윤정부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고,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서 의원들은 당장 당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정책 대의원대회를 개최해야 합니다.



관련자료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