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올림 (224) 술먹고 친구 여친을 끌고가려던 ㅅ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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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칼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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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는 분에 따라 사이다가 아닐 수 있습니다.. (요즘 원하시는만큼 사이다가 아니면 비공을 누르시는 분이 많아 사족 달아봅니다)
몇 년 전 일이 갑자기 생각나 써봅니다
 
 
20대 초반 학교 끝나고 친구와 술 한 잔 하고 늦은 시간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버스정류장에 사람은 열 댓명 있었고 저는 약간 떨어진 곳에서 멍 때리고 있었는데
 
길 건너에 어떤 남녀가 실랑이를 하면서 버스정류장으로 건너오는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자가 계속 팔을 뿌리치고 인상을 쓰길래 뭐지? 싶어서 귀에 꽂은 이어폰을 빼고 쳐다보았습니다
 
일단 여자와 눈이 마주쳤고, 그들은 신호가 바뀌자 함께 건너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안보는 척, 안듣는 척 했지만 대화가 점점 가관이라 귀를 쫑긋하고 있었는데
 
실랑이의 내용인즉슨, 여자(이하A)가 남자친구의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자리가 파해 각자 집으로 헤어지는 길에 A의 남친의 친구ㅅㄲ(이하B)가 집에 가는 척만 하고
 
여자 가는 길을 몰래 밟아 따라온겁니다
 
그리고는 자기 집에 끌고 가려고 설득 회유 협박을 골고루 시전 중이었습니다
 
근데 B가 처음엔 조르고 달래고 술에 취해 땡깡을 부리면서 따라온 듯 했지만
 
막상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A가 버스타고 가버릴까봐 슬슬 힘을 쓰기 시작하더라구요
 
위협을 느낀 A는 사람들 틈으로 들어가려고 저를 지나쳐 안쪽으로 걸어갔는데
 
B가 쫓아가 A 팔목을 잡고 끌고 가기 시작했습니다-_-
 
A가 사람들한테 도와달라고 말하기 시작하더군요...
 
소리를 지르거나 한건 아닌데, 울상으로
 
'저.. 도와주세요.... 아 좀 이거 놔 이러지마.. **(아마 남친인 듯) 알면 앞으로 어쩌려고 이래 대체.. 좀 도와주세요..'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하면 B가 갈 줄 알았는데 아무도 안도와주니 B가 이제 A말에 대꾸도 않고 A를 끌고 갑니다
 
저....진짜 그 때 열받았습니다... 기다리는 사람 중에 젊은 남자도 몇 있었고 40대 쯤 되보이는 아저씨도 계셨는데
 
정말 강건너 불구경..
 
물론 남의 일에 끼어들었다가 봉변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건 이해하지만 솔직히 한 명만 아는 척 해주면
 
주변에 남자가 여럿이니 분명 쉽게 해결 될 상황인데... 다들 멀뚱히 쳐다보기만 하더군요
 
A는 점점 울먹이고 결국 제 앞을 지나치는 순간 저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전... 164의 보통 체격 여자예요... 여자들 사이에선 힘도 좋고 ㅋㅋㅋ (힘담당) 어깨도 다부지고 근육질이지만..
 
그래봤자 여자....
 
사실 좀 겁이 나긴 했는데 눈이 마주친 이상 그 상황이 열도 받고 뭔가 울컥하는 마음에
 
A의 반대쪽 손을 덥썩 잡았습니다
 
나: 저기요
 
B: (당황, A의 손을 놓음)
 
나: (A를 내 뒤로 당기며) 이 분이 싫다고 하잖아요 근데 왜 끌고 가시는 거예요
 
B: 얘 아세요?? (눈 풀림, 혀 좀 꼬임)
 
나: 지금 그게 중요해요?? 중요한건 이 분이 싫다고 하는데 끌고 가는게 문제라는 거죠
 
B: 야, 너 얘 알아??? (A를 쳐다보며 버럭)
 
나: 됐구요 신호 바꼈는데 건너가세요 지금 안 건너가시면 경찰 부르겠습니다
 
B: 그게 아니라요 제가 쟤를 알아요
 
나: 알고 지낸 사람이 없어서 죽은 귀신이 붙었나 뭘 자꾸 아냐 마냐야.. 가시라구요 쫌!!!!!!!
 
 
 
B가 당황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이거 가야되는 상황인가.. 버텨도 되는 상황인가 눈을 굴리길래
 
핸드폰을 꺼내들고 경찰에 신고합니다? 라고 하자 그제서야 욕을 읊조리며 길을 건너 가더라구요
 
근데 문제는 건너편 건물 옆쪽에서 계속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일단 A에게 타야하는 버스를 물어보니 저와 다른 노선이었고.. 기다려주기로 했습니다
 
A가 벌벌 떨고 계속 울먹대길래 버스타자마자 남자친구분하고 가족분께 연락해라
 
집 앞에 마중나와 달라고 해서 들어가라 저 사람이 당신 집 알면 택시타고라도 쫓아갈 수 있으니
 
정신 차리고 하라는대로 해라 라고 당부하고 A가 버스타는거까지 확인을 했습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남자는 건물 뒤쪽으로 사라지더라구요..
 
그 와중에 여자가 고맙다고 제 번호를 물어보길래 '뭘 이 상황에 번호를 주고 받아요 빨리 집에 들어가요' 라고 하고
 
저도 혹시 몰라 제 집에 가는 버스 두대 중 조금 돌아가는 버스를 타서 중간에 내려 택시타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쓰다보니 영 사이다는 아니지만 쨌든 그 Bㅅㄲ는 A 남자친구에게 죽빵이라도 맞지 않았을까.. 하는
 
사이다 상상을 마저해봅니다 ㅎㅎ
 
 
여자분들 혹시 안좋은 상황에 처했을 때 주변에 사람이 있다면 그냥 도와달라고 하지말고
 
가장 덩치가 좋거나 당신을 쳐다보고 있는 남자 한 명을 콕 집어 도와달라고 하세요
 
도와주고 싶어도 오지랖일까봐 못 도와주시는 분이 있다고 합니다.. 아니면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부탁하세요
 
 
 
엄.. 끝인데... 마무린.....
 
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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