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유신은 위대한 시작” 박정희 독재 미화한 진실화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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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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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신은 위대한 시작” 박정희 독재 미화한 진실화해위원장
등록 :2022-12-15 15:56 수정 :2022-12-16 10:17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신임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유신은 위대한 승리의 시작”이라는 등 5·16 군사정변 및 유신 독재 체제 미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장의 왜곡된 역사 인식이 독재 체제 피해사건 등을 조사해온 진실화해위의 피해자 구제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김 위원장이 2019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10월 유신 47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영상을 보면, 그는 “1971년(1972년을 착각한 것으로 보임) 전개된 10월 유신은 당시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이 맞이한 국가 생존의 위기에 대한 대응이자 도전이고, 그 대응과 도전에 위대한 승리의 시작이었다”며 “10월 유신은 우리 근현대사의 위대한 전환이자 성공의 기반이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게 5·16 군사정변은 ‘민족주의 혁명’이었다. 김 위원장은 2015년 9월 유튜브 정규재티브이(TV) ‘대한민국 민주주의 이야기’ 강연에서 “5·16은 민족주의를 대변한 것”이라며 이처럼 주장했다. 그는 강연에서 “4·19 혁명과 5·16은 연속적인 성격을 갖는 것이고, 민주주의 기반한 민족주의 혁명이었다는 건 지난 3040년간 한국 발전 국가 보면서 누구나 깨닫게 된다. 대한민국은 4.19와 5.16 연속 혁명으로 새로운 번영 국가 체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17년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강연’에서도 “5·16 한국군사혁명은 부패와 빈곤 시달리는 많은 후진국 국민들의 길잡이요 모범이 됐고, 실제 박정희 시대 이후 20년의 역사에서 그대로 입증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역사 인식 속에서 김 위원장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자가 아니라는 주장도 폈다. 김 위원장은 2017년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강연에서 “대한민국의 늦어진 근대화, 공산주의와의 싸움 속에서 자유민주혁명과 근대산업혁명 이뤄서 그 연장선상에서 계승적이고 발전되어 나가는 것인데, 오히려 1987년을 만든 세력들이 민주화세력이라고 주장하면서 1948년(이승만)과 1961년(박정희)을 독재라고 얘기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그 주장을 음으로 양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대한민국 역사가 계승되지 않고 단절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런 김 위원장의 왜곡된 역사인식이 과거 인권침해 사건의 피해자 구제 등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기 진실화해위(2005~2010년)가 조사한 사건 가운데 보도연맹 학살 사건, 부마 민주항쟁, 인혁당 사건 등 상당수가 이승만·박정희 정권 때 자행된 사건들이다. 2020년 출범한 2기 진실화해위에서도 박정희 정권 때 발생한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은 이어졌다. 1960년대 초 ‘사회 정화 정책’의 하나로 정부가 서산 간척지 일대 고아와 부랑인 등 1700여명을 경찰과 군대를 동원해 불법 체포한 뒤 강제수용한 ‘서산개척단 사건’이 대표적이다.

김 위원장은 한국전쟁 당시 대표적인 민간인 학살 피해 사건인 ‘노근리 사건’에 대해서도 2003년 저서 <반미운동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서 “전쟁 중 후퇴하던 미군의 오인 사격에 의한 충북 노근리의 희생”이라며 “마치 미국이 양민을 살해할 목적을 가지고 조직적으로 자행한 것처럼 ‘집단 학살’이란 표현을 써가며 사회 전체가 흥분했던 것 등은 바로 한국 사회에서 반미화의 진행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진실화해위는 김 위원장 취임 이전인 지난달, 한국전쟁 전후 희생자 모두에게 배·보상 대상으로 하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국회와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한겨레>는 이날 김 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로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장나래 기자 [email protected] 이우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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