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로리'를 통해 본 '사적복수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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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어린 시절 보았던 영화 중 복수를 주제로 하는 것들은 많았습니다.
통쾌한 복수의 끝에 자신도 괴물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그 끝은 대부분 또 다른 악의 탄생, 혹은 그렇게 피어난 또 다른 악에 대한 정의의 심판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이 '모범시민'이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죄인을 심판하는 과정이지만 그 과정 중에 피해자는 또 다른 가해자가 되어가죠.
이런 영화를 보면서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법의 심판으로 이 사회의 악이 해결되지 못한다면 그 속에 사는 개인으로서의 '나'는 어떤 결정을 해야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한때는 어느 정도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했지만 요즘 들어 그 결정은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학폭 피해자의 복수극인 "더글로리', 개인의 정의보다는 사회악에 반응해서 통쾌한 복수를 보여주는 '모범택시' 는 이전의 괴물을 상대하는 자가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이기 보다는 더 이상 경찰과 검찰을 포함해 정화작용이 작동하지 못하는 이 사회에서 한 개인이, 혹은 소집단이 선택할 수 있는 나름의 삶의 방식을 보여줍니다.
10년 전이었으면 이 두편의 드라마에 대해 재미있다고 느끼면서도 불편한 마음이 더 컸을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불편한 마음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저렇게라도 안하면 이 사회에서 피해를 입은 개인이 어찌 살아갈 수 있겠나 하는 마음이 커집니다.
개인이 사회의 시스템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될 때, 더 이상 법과 법을 다루는 이들을 믿지 못하게 될 때, 이 사회는 사적복수의 다양한 모습들이 끊임없이 퍼져나오게 될 겁니다. 조선 연산군때 홍길동의 의적 활동을 민중이 지지하고 법을 외치는 나으리들보다 더 큰 인기를 얻은 것처럼, 법관의 메시지보다 드라마에 나오는 치밀한 복수를 준비한 한 개인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파오는 것은 이미 이 사회를 사는 우리들은 더 이상 이 사회의 법과 제도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입니다.
법을 끝까지 지키며 제도내에서 싸우려했던 '조국'의 마음을 헤아라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금의 한국의 현실은 더 이상 '법'과 '제도'는 '나'를 포함한 시민을 지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시민을 헤치는 도구가 되어 가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몇자 끄적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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