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순직심사후 부산 내려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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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체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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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배님들,,

지난 글에 정말 너무나도 많은 위로를 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너무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클리앙분들께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일어나보니 이미 뉴스보도까지 되어있더라구요,, 그걸 노리고 글을 쓴건 아니었는데 ㅠ 

고모 삼촌들도 잘했다고 해주셔서 다행입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동생이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작년 장례식때,, 경황이 없어 부고장 보낼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동료 교사분들, 동생이 취미로 했던 여성축구회 분들, 그리고 학부모님과 아이들까지,, 화장터에 빈자리가 없어 어쩔수 없이 4일장을 하게 되었는데,, 4일장이 다행이다 생각될 정도로 많이 와주셨어요,

특히나 제가 동생학교 교장선생님께,, 혹시라도 아이들이 알면 충격이 클거 같으니,, 학부모님들께는 절대로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렸는데 ㅜ 어떻게 아셨는지 아이들을 데리고 다 와주셨더라구요,,

아이들이 손수 쓴 편지와, 하늘에서도 자기들 얼굴 잊지말라고 사진까지 영정사진 옆에 놓고 가고,,

자기 자식에게,, 떠난 선생님께 예를 갖추는 법을 알려주시는 학부모님들 ㅜ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정말,,

아 그리고,, 장례식때 작은 에피소드도 하나 있었어요

혼자온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남학생이,, 화가엄청났는지 씩씩대며 가방에서 골키퍼장갑을 꺼내더라구요,,

그걸 영정사진 옆에 놓고 절을 하길래,, 어떤 사이냐 하고 물어보니,,

초등학생때 제 동생이 담임한적이 있었는데,, 본인이 지금까지도 축구하는데 제 동생 역할이 컸다고 하더군요, 여성축구 연습하는데도 같이 데려가구요..


그리고 어떤 학부모님께서는,,

동생이 칭찬받을 학생에겐 모두가 보는앞에서 “으쓱카드”를 줘서 복돋아주고,, 실수나 잘못이 있었던 아이는 민망하지 않게 혼자만 불러서

“머쓱카드” 를 손에 쥐어주고는

“우리 다음에는 으쓱카드로 바꿔보자”

라고 했다고 하더라구요,,

문제가 있는 아이는 집에도 손잡고 같이 귀가하기도 하구요..

길에서 졸업생들 만나면 꼭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주고 보냈다고도 하고 ㅜ

졸업해서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 첫담임이 제 동생이라 딱 20살 성인이 된 제자들,, 모두 너무 고마웠습니다,,



발인때도 교복입고 와서 화장터까지 따라오고 ㅜ

요즘 선생님들께 안좋은 일들이 많이 생겨서 안타까웠는데,,

마음이 참 ㅜ 고맙더라구요

충격이 너무 크셔서 상복조차 못입으시고,, 골방이 누워계셨던 어머니도,, 찾아온 제자들은 한명씩 안아주시고 커서 꼭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하셨어요..그때 어찌나 눈물나던지요 ㅜ

장례 치르면 끝일줄 알았는데,,

서울에서 단체로 거제도까지 와주신 선생님들, 축구회 분들, 동생 고등학교 친구들도 ㅜ

서울에서 거제도까지 그 먼길을,,

자동차로도 못오는 산속인데,,

참 동생이 정말로 잘살았구나 ㅜ

싶었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한참뒤에 일어날 일이겠지만, 할머니,고모삼촌,제 어머니 묫자리로 미리 크게 만들어놓은 자리에,,제 동생묘가 아버지 다음으로 생기다니..저 넓은 묫자리가 괜시리 더 슬픕니다,,

이런일이 없었다면,, 동생은

앞으로 몇십년을,, 제자들과 평범하게 잘 살았을텐데,, 억장이 무너지고,가해자놈이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오늘도 글이 길었습니다,,,

동생이 떠나고나니 남는건 미안함 뿐이네요,, 꼴에 오빠라고 해준건 아무것도 없는데,, 거리가 멀다고 자주 가보지도 못하고,, 오빠노릇 못한것만 자꾸 생각납니다,,

당연히 제가 해야되는 동생 신변정리를 하다보니,, 더 미안하네요,,

평소에 좀 잘해줄걸 하구요,,

지금 제가 오빠로서 할수 있는일은,,

동생 순직절차 밟는거밖에 없지만,

앞으로 어머니 잘 챙기고 바르게 잘 살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실 저는 누군가 이 사건을 모방할까 그게 가장 걱정입니다,,

돌려차기 사건을 보고 기획했다던 최윤종처럼,, 누군가 최윤종을 보고 흉악범죄를 기획했다는 뉴스가 나오면,, 저와 어머니는 진짜로 너무나 힘들거 같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잠재적인 성범죄 계획자체를 막으려면, 성범죄 처벌수위가 높아져야 한다고 봅니다,,

언제까지 불우한 가정환경과 초범이라는 이유로 감형을 해줘야 하는지,무식한 제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cctv도 없는곳만 골라서 치밀한 범행을 저지른탓에,,

유일한 목격자이자 피해자인 제 동생은 이제 어떤 말도 할수 없는데,

부디 2심에서 가해자놈의 호소때문에 형량이 줄어들지 않길 바라며,,,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라도 꼭 실현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도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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