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에서 드뇌브의 과감하고 뛰어난 여성 서사 다루기(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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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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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방 띄움




















1편에서도 성별 반전 등이 있었습니다만...


그럼에도 파트 1의 내용은 듄의 기존 서사를 충실히 다져서 따라간 편입니다.


그러나 파트 2 정도에 오면서는


여성 서상 쪽에서는 굉장히 많은 변경점과 세세한 조정을 보여주고,


이건 파트 3의 전체 내용을 완전히 새로운(듄의 원작 내용을 모두 알아도)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는 정도로 훌륭하게 바꾸어놓았습니다.






듄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지만


듄에서 서사의 중심이자 일종의 주인공으로 시작하는 인물은


누가 봐도 폴 입니다.


그리고 이 인물은 


(원작 내용 모르는 분들은 중요 스포이므로 다시 한번 띄웁니다)















사실상 다스 베이더에 오히려 가까울 정도의 재앙이고 재난이고 멸망이자 재시작의 버튼 같은 존재입니다.


즉, 인물의 전반부가 아나킨이라면 후반부는 그냥 시스에 빠진 다스 베이더급이라고 압축해서 말할 정도의 인물이죠.

(죽은 인간 숫자가 몇백억이라고 나올 정도의 사단을 단초가 되었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여기서


차니(폴의 영원한 사랑)는 원래 원작에서 영화판과 전혀 입지가 다릅니다.


원작에서는 선택이 다르고, 아이 낳다가 죽고 -> 이게 폴에게도 영향 끼친다의 내러티브인데


영화(파트2)에서 차니는 파트 3에서도 주요 인물로 나올 것이 거의 '분명'한 정도의 인물로 파트 2가 마무리입니다.




또 다른 여성 서사를 엄청나게 각색한 부분이 '엘리아(폴의 동생/제시카가 임신한 그 아이)'인데..


이것도 역시 원작과 파격적으로 다르니 원작 내용이나 파트2 내용 피하고 싶은 분들은 역시 또 미방 띄움합니다.














엘리아 역시 안야 테일러 조이가 파트 3에서 주요한 행적을 보일 거로 보이는 데,


원작에서는 임신 시기 - 출생 - 전쟁의 순서가 다릅니다.

(영화판은 전쟁을 한참 빨리 합니다. 원작은 전쟁 준비를 상당히 오래 함. 몇년 뒤에 싸움)


즉, 전쟁을 빨리해서 그 전에 태어나고 했던 행적 대신 -> 전쟁 이후의 폴의 상태에서 엘리아의 행적이 변할 예정.


더군다나 위에 언급한 차니의 죽음과 폴의 행적이 큰 연관이 있고(최대한 스포를 줄여서 말해서)


그것이 엘리아의 상황과 연결되는 데, 차니의 선택이 달라지고 행적이 바뀔 예정이므로 매우 복잡해지고


중요해졌다는 거죠.


원작에서는 태어난 뒤 전쟁인데다가, 하코넨 죽이는 게 엘리아입니다.


그리고 이 하코넨을 죽인게 자신의 불행한 결말과도 원래 이어져있었죠. -> 그런데 바뀜!!!






좀 번외적인 이야기지만 영화판의 선택이 폴/차니 모두 다르고 엘리아의 미레 역시 바뀐 상태라서


만약 좁은 길을 통과하고 '정말로 크나큰 비극'을 끊는다면,


그건 차니 또는 엘리아가 폴을 죽여야 그나마 되는 거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합니다.


그 이유는 원작자 프랭크 허버트가 구세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영웅관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원작 내내 깔아두고, 인터뷰 등에서도 그걸 자주 피력했거든요.


그런데 폴의 현재 행적상(원작이 아닌 영화상으로만 봐도) 그야말로 우주적 존재이자 절대적인 힘 그 자체이고,


이걸 상대할 수 있는 인물 1번, 2번은 오로지 엘리아/차니 뿐입니다.

(이룰란이 원작보다 더 다른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이룰란 역시 베네게세리트이지만...위의 둘에 비하면 무게감이 낮음)






사실 이 서사 변경점이나 예상되는 행적이나 결말들을 여러개 해봐도


드뇌브의 엄청난 고민과 뛰어난 각색에 놀랄 수 밖에 없긴 합니다.


바꾸면 정말 근본 뼈대가 달라질 정도의 부분을 교묘하게 선택해서 바꾸었는 데,


내러티브는 굉장히 매끄럽고 뒤에 어떤 내용으로 이어서 마무리할 지가 궁금하게 만들거든요.


이 부분에서 삐끗했다면 -> 아 또 여성사사 몰아주기냐 라는 비판적 어조를 들었을테고


이 부분에서 더 못했다면 -> 원작도 못따라가고, 존중도 못했으면서 망쳤다가 되었을텐데


차니의 변경정 -> 폴의 변경점 -> 엘리아 변경점이 모두 매끄럽고 정교합니다.





특히


엘리아는 폴이 하코넨을 죽인것이고 자기가 죽인 것이 아니니, 하코넨에게 영향 받아서 미치는 대신


대신 폴이 이 광기를 휘두르는 폭압의 상태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히려 이걸 저지하는 역할을 엘리아나 차니가 대신할 가능성이 거꾸로 높아졌구요.

(원작에서의 엘리아는 하코넨의 정배를 막으려고 몸을 던집니다)


이런 단순한 구조로 갈 가능성은 물론 없어보이지만(어디까지나 위는 편리한 예상)


모래벌레에 라이딩하려고 기다리던 차니 -> 폴이 프리렌 위에 섰던 것을 자기가 다시 하려는 것?


이라던가, 엘리아의 운신의 폭이 굉장히 넓어진 것은 맞다고 보이거든요.


엘리아/차니 배우 역에 상당히 몸값이나 인지도 높은 인물을 배치한게


이유가 좀 있어보이는 정도?랄까요.


원래라면 차니는 출산 중 죽고, 엘리아도 몇몇 행적은 있지만 몸 던지고 비극적으로 끝...에서 별로 더 말할 게 없거든요.

(이 중에서 그나마 차니만 폴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결과이긴 합니다)







그리고 위의 변경점들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제시카(어머니)에 대한 포커싱만 해도


빌뇌브가 폴에게만 시선이 꽂히는 걸 방지하면서 이야기를 보게 하기 위해, 정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봅니다.


원작자의 원작에서 하고 싶었던 말처럼, 구세주-영웅이 다해줄 거 아닌데 이거만 보면 안된다를


정말 유려하게 배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변경점들의 원인 중 하나는 여성서사 강화도 있지만, 파트 3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해야해서


일 수도 있다고 보긴 합니다. 원작의 미래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몇천년 후 이렇거든요)


이야기를 이 세대에서 정리하고 뒤에는 뭐 나레이션이거나 폴이나 엘리아의 미래 예지로 보여주면서 끝내기에는


이게 훨씬 구조가 좋거든요 '_';;;(그래서 아마 이 둘 중 누군가 또는 같이 폴을 저지하고 끝낼 거라고 보는 편)




결국 호불호는 갈릴 영화이고, 각색 자체도 원작을 보신 분도 역시 호불호가 갈릴 각색이지만


저는 매우 대담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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