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댕댕이 주인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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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우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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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에 윗집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를 왔었습니다.


손글씨가 적힌 조그만 메모가 붙은 작은 선물을 들고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해서 소음때문에 죄송하다고 찾아오셨던 일이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몇 주 전부터 윗집에서 저녁 늦은시간에 

그집 댕댕이로 추정되는 하울링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집에 사람이 없으니 불안해서 짖는 것 같더라구요.

낮시간에야 뭐 다들 출근하고 일하고 있으니 그러려니 하겠습니다만

저녁 9시가 넘어서 11시가 되어갈 때 까지 쉬지않고 하울링을 하는데 진짜 화가 나더군요.


게다가 최근에 직장을 옮기면서 아침 기상시간이 한시간 앞당겨지는 덕분에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잠들지 않으면 다음날 하루종일 컨디션이 망가지는 상황이라...

와이프와 제가 번갈아서 관리사무소에도 몇번 연락을 취해보고 하는데도

밤만되면 짖어대는데 아 진짜 ㅎㅎ


참다참다 너무 힘들어서 찾아 올라가서 벨을 누르고 얘기를 해볼까 하다가

(이러면 보통 화가 끝까지 나있는 상황이라 의외의 불상사가 발생하는 일들도 많죠)


편지지에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는 내용을 작성한 뒤 

윗집 현관문에 붙여놓고 내려왔었습니다.

이사 오셨을때 첫인상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대화로 해결이 될 것 같긴 했었죠.


그 이후에는 윗집에서 저녁늦은 시간에 하울링하는 일이 눈에띄게 사라졌습니다.


저녁시간이 평온해지니 언제 그런일이 있었나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오늘 아파트 현관에 왠 봉다리가 걸려 있어서 열어보니




어우 ㅠ_ㅠ 


강아지의 하울링이 없어진 것만해도 감사할따름인데

괜히 관리사무소에 전화하고 했던일들이 죄송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런 답장까지 바라고 메모를 적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너무 감동했습니다.



각종 층간소음으로 시끌시끌한 작금의 대한민국 아파트 라이프에서 

이런 이웃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은데 너무 감동해서 모공에 글을 올렸습니다.


저도 와이프와 함께 작은 답례 하나 하기로 했습니다.



저 역시 어릴때 부터 개나 고양이 기르는 것을 좋아해서 

20대까지 집에서 강아지와 고양이들을 길렀었습니다.

길을가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면 괜히 한번 부르고 가고

저한테 다가오는 동물들은 한번씩 만져주고 가기도 하는데

아파트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이런저런 이유로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고 있습니다.


모공에 고양이 이야기도 많이 올라오고

주차장에 있는 제 차도 세차만 해놓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길고양이들이 테러를 해놓고 갑니다.


모든 반려인들이 제 윗집 가족분들 같은 배려심을 갖고 계신다면

반려동물들과의 삶이 더욱 행복해 질 수 있을것 같은데 말이죠. 



괜히 윗집 댕댕이 얼굴 한번 보고 싶은 편안하고 일요일 오후시간입니다.

편안하고 즐거운 일요일 저녁시간 보내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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