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쇠팔 최동원 내 아들아, 하늘서도 ‘엄마 손은 약손~’ 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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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22311120000824
작년 기사지만 가슴이 먹먹해서 올려봅니다.
부산 기장에 야구 명예의 전당 빨리 완공되어
어머님 마지막 소원이 아들 유품 직접 기증하는거라 하시는데 돌아가시기전에 꼭 이뤄지길 기원합니다...
“아들 보낸 지 10년, 내 심장이 됐다”
동상 가면 ‘엉디’부터 쓰다듬는 이유
“어무이… 아파요” 피눈물 나는 기억
“동원아, 지금 생각해도 엄마가 참 미안한 기 있다...”
엄마는 목이 멥니다. 최동원 선수가 유명을 달리하기 얼마 전 일입니다.
“제사 때문에 서울 너거 집에 갔을 때다. 니가 쇼파에 앉아 가지고 내 손을 잡아가 니 엉디 있는 데다 갖다 대믄서 ‘어무이, 여기가 아파요. 여기가 마이 아파요’ 했제… 내가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여태까지 아무리 안 좋아도 그런 말은 엄마 걱정한다꼬 안 하던 아가 그러이까… 내가 그때 좀 더 따뜻하게, 진심으로 할 낀데 예사로 생각하고 부엌에 있는 메느리들이 안 듣구로 ‘엄마 손이 약손이다, 엄마 손이 약손이다. 빨리 아픈 거 없어지라’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그기 지 쏙에 있는 말을 통 안 하는 아이가 얼마나 아팠으면 그 말을 내한테 했는가 싶어서 너무 가슴이 아파.”
엄마는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립니다. 병이 도진 걸 몰랐던 겁니다. 그만큼 주위에 걱정을 끼치는 걸 극도로 싫어하던 아들이었습니다. 2011년 7월, 바싹 야윈 모습으로 경남고와 군산상고 레전드 리매치전에 참석했을 때도 지인들과 언론에 “일부러 살을 뺐다”며 투병 사실을 숨겼죠. 그로부터 불과 두 달 뒤 그는 눈을 감았습니다.
“사직구장(광장)에 있는 동원이 니 동상에 가 사람들이 없으면 궁딩이부터 만지는 기 그래서 그런 기라. ‘동원아, 엄마 손이 약손이다. 엄마 손이 약손이다. 이제는 안 아프제’ 하는 기다. 동상이니까 마 찹기는 찹아도 니 궁딩이를 쓰다듬고, 손을 잡고, 다리를 잡고 하면 뭣이 내 손으로 찌리하게 오는 거 같애.
얼마나 힘들었노, 내 아들. 동원아, 니 여기 엄마 가슴팍에 있제? 니는 내 심장이다. 내 심장이 뛰는 한은 아무리 생각을 안 할라꼬 해도 항상 (내 속에) 있어. 나하고 한 몸이 돼서 어데로 움직여도 함께 가거든. 길바닥에 적힌 11자(최동원 선수 등번호)만 봐도 쓰다듬는다 아이가.”
엄마가 사는 방이 한 칸 딸린 17평(56㎡) 아파트는 흡사 ‘최동원 박물관’ 같습니다. 방 한편 벽면을 채운 책장에는 아들이 받은 트로피며 메달, 입었던 유니폼, 사인볼, 기사를 스크랩한 파일, 팬들이 남기고 간 편지로 가득합니다. 침대에서 바로 보이는 자리입니다. 엄마는 눕거나 일어날 때조차 아들과 마주합니다.
“저기 사진으로 걸려있는 시아부지, 시어머이도 가시고, 남편도 먼저 갔지마는, 그분들 생각하면 이런 말을 내뱉기도 송구한 일이지만, 솔직하이 부모님이나 남편은 세월이 가면 조금씩 (슬픔이) 얕아져. 그런데 자식은 세월이 가도 그 가슴속에 묻어있는 기 절대 변하지 않을 거 같다. 왜? 내 속에서, 내 몸을 뚫고 나왔잖아. 문득문득 생각이 날 때마다 목이 메서 마 흐느껴진다. 동원아, 밤에 갑자기 엄마가 니(사직구장 광장의 기념동상)를 찾아가는 기는 그래서 그런 기다. 엄마 발이 절로 간다. 잘라고 누웠다가도, 복지관에서 봉사하고 집에 돌아가다가도, 나도 모르게 사직동으로 가는 기다. 그렇게 한 30분 니를 보면 거짓말처럼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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