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대통령님께서 퇴임 후에 추천하신 책 목록을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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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휘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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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는 심하게 앓고 있고, 아이들은 자는 데 저는 잠이 안오고

그래서 뻘 글을 하나 남겨봅니다.


문재인 전대통령께선

대통령이실 때도 책을 많이 소개하셨지만,

퇴임 후엔 좀 더 많은 책을 이야기하고 계시죠.

문프 셀러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파급력이 생겼고,

대통령님께서 책을 소개하시면 

출판사끼리도 축하의 안부를 전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저도 대통령님께서 추천하셨던 책들 중

본 책도 있고, 보려고 마음만 먹고 있는 책들이 있는데요.

연말을 맞이 해서 그 목록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대통령님께서 추천하시는 책을 보면 

크고 작은 특징들이 보입니다

하나는 규모가 작은 출판사들의 책을 많이 추천하셨다는 거고,

하나는 외교, 과학, 대통령님의 덕질 등 스펙트럼이 무척 넓다는 건데요.


그래서 추천 목록 중에선,

출판사 이야기도 나눠보고,

왜 추천하셨을까 고민도 해보고,

제가 읽었던 책은 감상도 슬쩍 남겨보려고 합니다.


1. 짱깨주의의 탄생

6월 9일에 추천하셨습니다.

책을 추천한다는 게 

책 내용에 대한 동의나 지지는 아니란 말씀을 하셨죠.

다만 우리 외교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었고, 

시민들에게 세상을 볼 땐 언론의 눈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눈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이 책은 "보리" 출판사의 책입니다.

사람인 공개 기준, 사원수가 25명인 중소기업이죠.

어린이 동화, 그림책을 주로 출판하는 고마운 출판사입니다.

이 출판사에서 나온 책 중 

김금숙님의 풀을 정말 추천해드리고 싶었습니다만,

절판이 되었네요. 아쉽습니다.

혹시 도서관이 가까운 분이시라면 

정말정말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2. 실크로드 세계사

6월 20일 트위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대통령님께서 직접 올리신 건 아니고, 

따님이 대통령님을 찍으신 사진에 나왔어요.

주무시는 모습 옆에 이 책이 찍혀있었죠.

6월 20일에 편집자께서 보내신 감사 인사를 소개하시며 

책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저도 읽으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대통령님께서도 읽고 계셨다니!

묘한 공통점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 책은 "책과함께" 출판사의 책입니다.

잡코리아 기준 사원수가 7명인 회사네요.

이 회사는 유난히 인문, 특히 세계사 쪽의 책들을 선호합니다.

그리고 정말 양질의 책을 많이 펼쳐내서,

출판사만 보고 책을 고르셔도 후회는 하지 않으실겁니다.

저는 로마 시티, 한니발, 미디어의 역사 등을 읽었는데요.

모두 참 재미있게 읽었네요


3. 메밀꽃 필 무렵

6월 28일에 소개하셨습니다.

고등학생 때 강한 느낌을 받으신 책이라고 소개하셨죠.

개인적으론 민음사의 '한국단편문학선 1권'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4. 한컷한국사 

6월 29일 트위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께 작가님의 아이가 선물해주신 책이라고 합니다.

사진, 재미, 문제의식이 잘 더해진 책이라고 추천하셨죠.


"해냄에듀"는 해냄출판사의 자매회사인데요,

잡코리아 등록으론 11명의 사원을 가지고 있다고 나옵니다.

조금 오래된 정보이긴 하던데, 어쨌든 그렇게 크지 않은 회사죠.

해냄에듀 자체는 주로 교과서를 펼쳐냅니다.

해냄 출판사는 그래도 제법 들어보신 책을 펼쳤는데요,

조정래 작가님, 이외수 작가님의 책이 해냄을 통해 출판됐죠.

개인적으로는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번에 탄생 100주년 기념 에디션도 나왔네요.


5.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7월 7일 소개하셨습니다.

드디어 저도 읽은 책을 소개해드릴 수 있네요.

이 책은 생명체의 적자생존에서, 다정함이 곧 강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대통령님께선 사회와 국가도 협력적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고,

퇴임 후에 꾸준히 협력적 의사소통에 대해 강조하셨던 것 같습니다.


"디플롯"이란 출판사의 책입니다.

2021년 생긴 브랜드이고, 아직 출판된 책이 많진 않습니다.

저는 최근에 이 출판사의 '수학의 위로'라는 책을 읽었는데, 

수식은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따스한 위로를 받았던 정말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6. 지정학의 힘 

7월 15일에 소개하신 책입니다.

지정학적 상상력과 전략적 사고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렸다고 말씀하셨죠.

책 추천의 의미 자체는 짱깨주의의 탄생과 맥이 닿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나라의 외교와 전략에 대해 여전히 걱정하시는 책 선정으로 보입니다.


지정학의 힘은 "아카넷"이란 출판사의 책입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출판사였던 디플롯의 모회사입니다.

칸트, 니체, 유클리드나 스피노자 등 인문총서를 다루는 회사로 보입니다.

혹시 서양철학에 관심이 많으신 분은 이 출판사를 한 번 돌아보세요!

(저는 틀린 것 같으니 먼저 가십쇼)


7. 시민의 한국사 

7월 28일, 시민을 위한 역사서로서 추천해주셨습니다.


돌베개 출판사는 유서 깊은 출판사입니다.

유시민 작가님의 책도 많이 나왔고, 

신영복님의 책들도 돌베개가 출간했죠.

그래서 이 책은 출판사의 소개보단 

국정교과서의 위험을 무릅쓰고 

훌륭한 역사 교과서의 대안을 만들어준

책 자체에 대한 소개로 읽었습니다.


8. 하얼빈 

광복전 하루 전날에 소개하셨습니다.

이건 그냥 책 자체가 좋아서 소개하셨던 것 같습니다.


김훈 작가님도, 문학동네 출판사도 

따로 설명이 더 필요없는 거목이죠.

하지만 이 책의 짧은 소개글을 봐도

문체, 인물 뿐만 아니라 천주교와 동양평화라는 키워드를 뽑아내신 걸 보면서

대통령님이 가지신 독서의 깊이에 크게 감탄했습니다.


9.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시인께서 시집 속 시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자필 원고를 선물하셨고, 

그 선물을 트윗에 남기셨습니다.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라는 시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10. 쇳밥일지

8월 31일에

청년, 노동, 글솜씨라는 키워드로 추천하셨습니다.

저도 대통령님의 추천으로 읽어보았는데요,

정말 응원하고 싶은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지방에서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는 청년의

일상, 꿈, 노동환경을 볼 수 있는 에세이입니다.

글 솜씨가 훌륭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가볍게 읽을 에세이를 찾고 계신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11. 지극히 사적인 네팔

9월 15일, 갑작스런 책 소개였습니다.

저자인 수잔 샤키야가 대통령님과 알고 지냈나 싶었는데

그건 또 아닌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네팔이라니. 느껴지십니까?

이건 바로 등산 덕후가 히말라야가 반가워서 

추천한 책이라는 걸 눈치채 버렸습니다.

갑자기 탁도비가 떠오릅니다. 건강하세요.


이 책의 출판사는 틈새 책방입니다

여태까지의 출간된 책을 보면 외국의 소개에 관심이 있는 출판사인 거 같아요.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프랑스, 국기에 그려진 세계사 등 

흥미있어 보이는 책이 많아 보입니다.


12. 옛 그림으로 본 서울

9월 16일에 언급이 된 책입니다.

이 책은 퇴임 전, 2020년에 소개하신 책입니다.

다만 출판사의 감사인사를 이 때 리트윗하셨죠.


이 책의 출판사는 혜화1117로, 1인 출판사입니다.

출판사의 이현화 대표님은 책도 두 권이나 내셨죠.

특히 옛 그림과 도시에 대한 관심이 많은 걸 알 수 있는데요.

이 책은 저도 너무너무 궁금한 책이어서 곧 읽어보려 합니다.


13. 우주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9월 25일에 소개된 책으로

대통령님의 마케터 적 감각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우선 올해는 특히 우리나라의 우주산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죠.

지난 6월 21일, 누리호 발사를 성공했고, 8월달에는 달 탐사선인 다누리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자체 기술만으로도 이런 성과를 냈다는 게 정말 대단한거죠!

하지만 반면에 항공우주연구원에 대한 연봉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기사가 뜨면서,

우주산업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만 싸게 쓰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님께서 이런 일련의 상황들을 이 책 한권으로 묶어서 제안하셨다는 것만 봐도

정말 대단한 마케팅 감각이라고 볼 수 밖엔 없는 것 같습니다.


혜윰터 역시 1인 출판사인데요.

대통령님께서 추천하시는 책들 중엔

'전대통령이 추천했다'는 게 큰 힘이 될 출판사들이 많다는 게 보입니다.


14. 나는 독일인입니다

10월 7일 트위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청산하지 못한 역사의 상처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9월 뉴스에 일본이 자위대 관함식에 한국을 초청했고, 

우리 정부는 '참가를 고려하겠다'고 회신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11월에 참석을 해서 크게 논란이 되었죠.

저는 그 맥락으로 이 책을 추천하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출판사는 엘리입니다.

설립된지 이제 4년이 된 중소기업인데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숨과 

제시카 브루더의 노마드랜드를 가져와준 출판사입니다.

아 물론 테드 창이라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영화 극한직업을 한 번 더 보시는 것도 좋죠


15. 아버지의 해방일지

10월 23일 소개해주신 책입니다.

해학이 있고, 시대와 이념 사이에서의 화해를 다룬 책이라고 추천해주셨죠.

이 책은 유시민 작가님도 '올해의 책'이라고 소개해주셨습니다.

물론 사회적인 맥락도 찾으려면 찾을 수 있겠지만

이건 그냥 책이 참 좋아서,

누구든 누구에게나 소개하고 싶을 책이긴 합니다.

저도 이 책 한 권은 꼭 읽어보시길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재밌고, 얇기도 하거든요.

부끄럽지만 리뷰로 만든 유튜브도 하나 남겨봅니다.



16. 좋은 불평등 

11월 22일에 소개하셨습니다.

경제 담론에 대해 신선하고 흥미로운 주장을 하고 있다며 추천하셨죠.

다만 최저임금을 실패로 봤다는 점과,

자산의 세습으로 일어나는 불평등을 간과했다는 걸 비판하셨습니다.

책 내용이 좋다고 생각하시면 꼭 동의하지 않으셔도 소개를 하시더라구요.

저도 곧 읽어보려고 준비하고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소개하실 때 '한동안 책을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라는 문장이 참 가슴 아팠습니다.


17. 기술의 충돌 

12월 6일에 소개하신 책입니다.

미중간 기술패권전쟁을 설명한 책이라며,

우리도 전략적인 지혜를 발휘해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 나라도 기술과 외교를 논했던 것 같은데, 

요즘의 상황은 참 아쉽기만 합니다.


출판사인 서해문집은 인문, 역사 책을 주로 내는 꽤 전통있는 출판사입니다.

유시민 작가님께서 당신의 저서였던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알릴레오 북스에서 소개하신 적이 있는데요.

그 때 함께 하신 게스트로 이병한 작가님이 계셨고, 이 작가님의 책이 주로 서해문집을 통해 출판되기도 했죠.



아직 올해가 아주 조금 더 남긴 했지만, 얼추 이정도로 정리해봐도 될 것 같습니다.

반년만에 17권이라니.

직접 소개하신 것만 해도 14권이네요.

오랫동안 건강하셔서 많은 책을 소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모두가 건강하고 무탈한 연말 보내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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