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혁신위원 서복경, 팬덤탓 말고 당 비전으로 경쟁, 권리당원이 행사할 권리를 제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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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덤탓 말고 당 비전으로 경쟁 

  • 시·도 지구당 차원에서 권리당원이 행사할 권리를 제도화


서복경 위원의 1년전 인터뷰(2022 6 23 지빙선거 패배 후)

“팬덤은 죄가 없다, 그 뒤에서 책임 피한 의원들이 비겁”“




Q. 문제는 팬덤을 ‘이용하는’ 정치인 아닌가. 강성 지지자에게 부응하면서, 당내 이견이 제대로 토론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대선 패배 후 검수완박 강행 등 강성 노선으로 치달았다.


A. “민주당 의원들이 비겁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지지자들은 강성이든 아니든 직업 정치인이 아닌 생활인이기 때문에 정치 정보를 습득하는 시간이나 판단하는 시야가 제한적이다. 


대선 후 검수완박을 추진한 게 잘못이라면 당시 지도부, 원내대표단, 의총에서 결정한 의원들이 모두 무릎을 꿇어야지 왜 지지자, 계파를 탓하나. 강성 지지자를 이용한 계파가 있을 것이지만, 당론으로 결정하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나머지 의원들은 뭔가. 당의 잘잘못을 집단적으로 평가해야지 특정 계파가 강성 팬덤을 내세워 협박했다고 핑계 대고 있으니 비겁하다. 


위성정당 만들 때도 당원 투표를 알리바이로 삼았는데 선거를 한다고 다 민주주의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권위주의 국가 중에도 선거를 하는 나라가 더 많다. 과거 유신헌법이 국민투표로 통과됐다고 민주 헌법인가. 


  • 민주주의에서 표결이 의미 있으려면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숙고할 공간이 보장돼야 한다. 당원들에게 설명회나 공청회 한 번 안 하고, 그 흔한 유튜브 토론 한 번 안 하고 투표하게 하고는 지도부가 알리바이로 삼은 것 아닌가. 그때의 당 지도부를 비판해야지, 열심히 투표한 당원들을 비판할 일인가.”



“어떤 정당이든 △국회의원 등 선출 공직자 △당직자 △활성 당원 △비활성 당원 △일반 지지자 등 5개 집단으로 구성되는데 결국 결정은 의원과 당직자가 하는 것이다. 책임은 그들이 져야 한다.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떠넘기며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안 지는 것, 이것이 바로 민주당이 스스로 평가해야 하는 첫 번째 포인트다. 


팬덤 정치와 결별하고 계파 정치를 척결하는 건 올바른 진단이 될 수 없다. 정말 그렇게 믿는다면 현대 정당정치에 무지한 것이고, 알고도 그렇게 말한다면 나쁜 것이다.


정당에서 팩션(계파)은 자연스럽고 필요한 것이다. 사회는 끊임없이 바뀌고 새로운 문제는 계속 등장한다. 정당이 늘 대안을 내놓을 수 없다. 


예컨대 코로나가 터졌을 때 뭘 해야 하는지 논쟁을 하고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을 설득해서 다수 의견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오고 미국이 급격히 금리를 인상하는데 이때 다양한 진단과 대안이 나와 논쟁하고 합의해야 한다. 


사회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게 계파의 순기능이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 계파가 무엇을 갖고 논쟁하느냐다. 


계파 정치를 해체하자, 우리가 먼저 없애겠다는 주장은 무지하거나 나쁜 것이다. 사회변화에 대해 팩션이 논쟁거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논쟁이 없는 채 다수 의견이 만들어진다면, 전체주의 정당이거나 보수 정당인 것이다.”



Q. 실제로 민주당의 문제가 이견이 허용되지 않고 토론이 제대로 안 되는, 전체주의 성향이다. 계파는 있는데 순기능이 안 보인다.


A.“문제는 계파가 무엇으로 작동하는지, 그 콘텐츠가 없는 것이다. 이재명파, 문재인파 같은 리더에 앞서 지향하는 바가 있어야 하는데 정작 민주당이 뭘 할 것인지는 없다. 


너무 적나라하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라, 마라만 이야기하는 게 사실 충격적이다. 이건 그냥 생존투쟁이다. 


과거 국민의힘도 친이·친박 싸움을 했었지만 그러면서 2006년 지방선거 이후 2012년 대선에 이르기까지 경제민주화, 복지 확대 같은 콘텐츠 경쟁을 했다. 건강한 콘텐츠 경쟁이 사라진 것은 친박계 공천학살, 친이계 공천학살로 상대 계파를 쫒아낸 결과다. 지금 민주당은 그에 비견될 명분조차 없다. 보수 혁신, 중부담 중복지 같은 콘텐츠가 전혀 없다. 


가령 친문계라면 문재인 정부 5년을 평가해 보니 이게 잘못했다, 그래서 이재명 의원으로는 부족하다, 이런 명분이라도 내놓아야 할 것 아닌가. 

  • 콘텐츠로 경쟁할 능력과 상황이 안 되니 계파 탓, 팬덤 탓을 하고 있다. 


특정 계파에 대해 비판을 할 수는 있으나 룰을 지켜야 한다. 당원이나 지지자 등 책임 없는 사람을 끼워넣어선 안 된다. 


  • 민주당 입장에서는 대선과 지선에서 연달아 패배한 가운데 관심 갖고 지켜봐 주는 그들만큼 어마어마한 자산이 없다. 편향된 집단이 있다 하더라도 이들과 결별한다는 발상은 말이 안 된다.


  • ‘너네 틀렸으니 안 놀아’가 아니라 백번이든 천번이든 설득해야 한다. 정당과 지지자의 관계는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변화하는 관계다.”





Q. 문자폭탄 같은 강성 지지층의 압박은 어떻게 해결하나.


A.“표현의 자유를 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당 지도부가 디지털 윤리 규범을 만들어 전당대회에서 통과시키고, 이를 근거로 당원 교육을 하고, 의원과 대의원에게는 규범을 위반할 경우 윤리심판원에서 강하게 제재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 팬덤 자체를 없애자고 하니 그게 가능한가. 이쪽 계파에서 보면 저쪽 지지자가, 저쪽 계파에서 보면 이쪽 지지자가 팬덤이라고 할 텐데, 당 지지자를 전부 다 자를 건가. 그러면 뭘 갖고 정치할 건가.”



Q. 전당대회 룰을 바꿔서 강성 당원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구조를 만들 수 있나? 현재 민주당의 투표권 반영 비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5%인데 권리당원이 크게 늘어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지난해 전당대회 때 국민 여론 반영을 50%로 늘렸다.


A. “당장 닥칠 전당대회 룰은 손대면 안 된다. 바뀐 룰에 동의하지 않는 출마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균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장기적으로는 룰 변경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당직 선출과 공직자 공천은 구분해야 한다. 공직 후보자 선출은 정당 정체성과 유권자 선택을 놓고 정당이 판단하기 나름이나 당에서 일할 사람을 뽑을 땐 당원 비중이 높아야 마땅하다. 


유럽 정당들은 당직 선거를 일반인에게 여는 경우가 없다. 단 대의원과 당원 비율은 현행 룰이 당원 50만 명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라 조정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대의원이 훨씬 숙고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중치를 둔 것인데 당원이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고 민심을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 더 중요한 건 전당대회 투표뿐 아니라 시·도 지구당 차원에서 권리당원이 행사할 권리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유럽 정당들은 지구당에서 1년에 한 번씩 회계 보고도 하고 활동 보고도 하고 대의원 선거도 한다. 권리당원이 당 돌아가는 것에 대해 정보도 얻고 공직자 후보 정책토론회도 하고 투표권도 행사해야 하는데 이런 게 하나도 없으니 전당대회에 목을 맨다. 


  •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권이 배치되는 것처럼 보이는 문제도, 애초에 지역구 당원들이 대의원을 뽑으면 문제가 안 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500여 명, 직전 선거보다 6배나 늘어난 것은 정당의 뿌리가 고갈되고 있다는 증거다. 민심과 당심의 괴리 이전에 당의 뿌리와 지도부 사이 괴리가 커지고 있다. 


  • 당원들이 온라인으로 막 들어온다고 당이 흔들리는 건 뿌리에서부터 당론이 결정되는 과정이 제도화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입당 문화도 바뀌는 것인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당은 도태될 뿐이다. 신규 당원들에게 매뉴얼을 보내고 환영대회를 열고 당원교육을 하고 대의원 투표를 하도록 해서 당 안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그러면 몇 십만 명이 들어오든 당이 왜 흔들리겠나. 강성 당원 때문에 당이 흔들린다는 건 지도부가 능력이 안 된다는 고백일 뿐이다.”



Q. 결론적으로 팬덤 정치를 긍정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정당이 무엇을 해야 하나.


A. “민주당은 우선 지도부와 의원단이 책임지고 집권 5년과 지난 선거를 평가하라. 상투 잡고 싸우든 콘클라베를 열든 치열하게 공과를 평가하되 당원이나 지지층을 끼워넣어선 안 된다. 


둘째, 계파는 해체하자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 계파 없앨 생각 말고 비전을 놓고 싸워라. 당 비전이 무엇인지를 내놓고 싸워서 전당대회에서 평가를 받아라. 


셋째, 이번 전당대회는 기존 룰대로 가고, 전당대회 후에 전반적으로 조직질서를 바꿔야 한다. 지금은 시민들이 전반적으로 활성화돼 있고 당원들도 적극 권리를 요구하는 시대다. 

  • 이에 맞는 정당 질서를 만들지 않으면 밀물처럼 들어오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당원들과 공존할 수 없다. 


끝으로, 용퇴론 좀 그만 주장했으면 좋겠다. 

  •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모든 세대가 연대해도 쉽지 않은데 뭘 자꾸 물러나라 하나. ‘누가’보다 ‘무엇’을 말해야 하고 모든 세대가 연대해서 파이를 키워야 한다.


출처: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2062314450001027


정치쉽단

https://youtu.be/TCbCAnTg6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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