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해야 할 쪽은 윤석열이 아니라 대한민국 유권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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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지 않은 일들이 일어났다
걸친 옷이 완판됐네, 발찌가 얼마짜리네, 그렇게나 유난을 떨더니 지지율이 훅 꺼지자 신문 지면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영부인 김건희 얘기다.
국민대는 김건희 논문 표절 여부를 8개월째 검증 중이고 검찰이 깨작거리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수사도 세월아 네월아다. 나라 잃은 백성처럼 '공정'을 부르짖던 그 많던 자칭 진보 굥찍이들은 7월 무더위 속에 모두 얼어 죽은 듯하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 각종 의혹에 시달렸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김승희도 직전 후보 정호영과 같이 자진해서 사퇴했다는 이유로 수사조차 받지 않는다(편집자 주: 김승희 전 장관 후보자는 본기사 송고 직후 검찰소환 조사를 받았다는 뉴스가 나왔다).
대학원생을 상대로 한 갑질에 논문 문제, 만취 상태의 음주운전 등 온갖 의혹에 휩싸인 박순애는 결국 청문회 없이 교육부총리로 임명되어 평온하게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포럼에 간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기업인들에게 종부세를 대폭 완화하는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여론을 만드는 데 앞장서달라고 말했다. 법인세와 상속세도 깎아준단다. 하지만 푼돈이나마 서민들에게 도움이 됐던 지역화폐 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했다.
주식과 코인, 아파트에 영끌한 2030의 빚도 정부가 세금으로 떠안아주겠다며 금융위원장은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코로나로 피해 본 자영업자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주겠다고 했을 때 돈 없으니 배째라고 했던 기재부는 느닷없이 그 많은 돈이 어디에서 났는지 온갖 감세정책에 신이 났다.
북한 경비정에 의해 사살당한 서해 공무원 사건에 대해 합참은 당시 판단에서 바뀐 것이 없으니 난데없이 입장을 바꾼 해경에게 물어보라는 웃기지도 않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당시 한미군사 감청 정보 등을 모두 보고받은 국회 정보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입을 모아 "월북"이라는 당국 판단에 동의했지만, 제 입으로 한 얘기를 제 입으로 뒤집는 건 원래 염치가 없는 게 그네들의 종특이니 그러려니 하자. 북한 경비정에 쫓기다가 우리 군 경비정을 맞닥뜨리자 다시 NLL을 넘어 도망치기를 반복하던 어선을 참다못한 우리 군이 특수부대까지 투입해서 나포했지만 그 '도주'는 어느새 '귀순'으로 바뀌었다.
16명을 망치로 살해하고 도주하다가 붙잡힌 북한 어민들을 북으로 돌려보낸 것이 천인공노할 반인권적 행위라고 규탄하는 윤석열 정부지만, 정작 탈북민을 간첩으로 조작한 사건에 가담한 검사는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별 탈 없이 근무하고 있다. 대선 때 정치자금까지 내면서 캠프에서 일하던 청년을 대통령실 직원으로 꽂은 것이 밝혀지자 이건 또 무슨 해괴한 논리로 핑계를 대려나 내심 궁금했던 국민은 급기야 낮은 직급으로 꽂아서 미안하다는 소리까지 듣고 치를 떨어야 했다
코로나 재유행이 시작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된 과학방역을 내세웠다. 국민의 ‘자율’과 ‘책임’ 즉, 니 꼬라지 니가 알아서 하라는 말이다. 코로나 감염 위험 때문에 도어스테핑도 없앤 윤석열은 제헌절 기념식에 불참하고 보령 머드축제 무대에 섰다. 자율과 책임이라는 과학방역의 핵심을 온몸으로 보여준 것이다.
왜 저것들이 집권만 하면 전기가 모자라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급박한 대외환경 때문에 나라 경제가 어려우니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한다. 그래서 관공서 에어컨을 28도에 맞춰야 하지만 대통령님께서 납실 때는 에어컨 온도를 21도로 맞추는 것이 동방예의지국스러운 것이다.
윤석열 지지 근거
나라가 어려우니 공공기관 건물 팔고 임대를 해서라도 돈을 아끼겠다는데, 멀쩡한 청와대 방 빼고 용산으로 이전하는 연쇄 비용만 1조가 넘는다. 그 와중에 대통령실 공사를 맡은 업체와 장모와의 연관성이 제기되자 떳떳하게 자료를 공개하긴커녕 나라장터 등에서 자료를 비공개로 돌려버렸다. 세 살짜리 어린애처럼 ‘공정과 상식’을 외치며 뜨거운 눈물을 철철 흘리던 그 많던 자칭 진보 굥찍이들은 급성알콜중독으로 깡그리 다 뒈졌는지 오늘도 조용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앞서 얘기한 이 모든 게 문재인 때문이란다. 문재인이 똑바로 했으면 윤석열 따위가 대통령이 되는 일 같은 건 벌어지지 않았을 거란다.
그래, 대통령이란 자리는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이니, 정권 재창출을 못 한 것 자체만으로 어찌 되었거나 죄인이라 치자.
하지만 "문재인을 지키기 위해 윤석열을 찍었다"는 것들이 양산에 내려가서 문재인 일가를 향해 연일 쌍욕을 퍼붓고 있는 극우 유튜버들의 뚝배기를 깼다거나 하다못해 멱살을 움켜쥐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그리고 문재인을 지켜주리라던 윤석열 대통령실엔 정작 극우 유튜버의 누나이자 같은 방송 출연자였던 인물이 근무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그런 정신 질환적 판단력으로 지껄이는 우스갯소리를 우리는 귀담아들어야 할 이유가 하등 없다.
이재명이 싫어서 윤석열을 찍었다는, 그러니까 일테면 "나는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웠노라"며 하늘을 우러러 당당하다는 저 군상들은 우리의 허파를 후떡 뒤집어놓지만-그래서 이낙연, 설훈, 윤영찬, 정운현 따위들이 정말 역겹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한 줌도 안 되는 것들이니 옆으로 좀 치워놔도 된다.
다 좋은데, 내 진정 바라옵건대 단 한 가지, 윤석열에게 표를 던진 분들이 "이럴 줄은 몰랐다"는 말만은 제발 하지 말아 달라고 읍소하겠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윤석열이 무슨 죄가 있는가. 그는 자신이 집권하면 이러한 행태를 보일 거라는 걸 실시간으로 대선 캠페인 내내 보여줬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윤석열에게 표를 던진 이들은 모두 이럴 거라는 걸 너무나도 빤히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홧김에 서방질했을 뿐이다.
‘내 월급 빤한데 동네방네 집값이 터무니없이 올라서 좌절감이 든다. 누가 봐도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올랐으면 연착륙하든 경착륙하든 조만간 집값이 내려갈 게 뻔하지만 어쨌거나 지금 당장은 집값이 너무 올라서 내 마음에 상처를 줬다.’
문재인에게 쌍욕을 퍼붓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는 노릇인 거다.
‘여혐은커녕 여자 분 냄새를 맡고 싶어도 못 맡고 사는 도태남일 뿐인데, 나한테 한번 주지도 않는 저 빌어먹을 년들이 자꾸 나한테 범죄자라고 하니 억울해 죽겠는 판국에 문재인이 입만 열면 꼴페미들 편을 들어주니 똘똘 뭉쳐서 우리 무서운 줄 알게 혼쭐을 내줘야 하는 거!’
... 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징벌적 세금폭탄"을 뿌린 문재인을 심판하자고 악에 받친 강남 3구.
윤석열을 위한 기도문
이런 상처(?)받은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 윤석열이라는 깜냥을 대통령으로 밀어 올린 거다. 이게 바로 ‘문재인 원죄설’의 실체다. 사람들은 윤석열이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다고 욕한다. 잘못을 시인하고 고개를 숙이면 그나마 참는 시늉이라도 할 텐데 외려 뭐가 잘못됐냐고 윽박지르니 황당할 따름이다. 하지만 말이다. 정작 황당한 건 윤석열 본인이다.
윤석열은 언제나 그 자리에 그 모습 그대로 서 있었을 뿐이다. "상처받은 마음들"이 시간이 흘러 그 상처에 딱지가 앉기 시작하자 이제야 깨달은 것뿐이다. 내가 한 짓은 ‘심판’이 아니라 ‘자해’였음을.
이성을 잃고 깜냥이 되지도 않는 인물임을 뻔히 알면서도 그 자리에 제 손으로 밀어 올려놓고는 정신을 좀 차리게 되자 밑도 끝도 없이 내팽겨쳐버리는 냉혈함은 마치 놀이터에서 무심히 개미를 짓눌러 죽이고 병아리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던지고 웃으면서 잠자리 날개를 떼어내는 세 살짜리 어린아이의 순진무구한 잔인함을 닮았다.
나는 오늘 밤도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 기도한다. 신이시여. 저들은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나이다.
단언컨대, 반성해야 할 쪽은 윤석열이 아니라 대한민국 유권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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