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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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망원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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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주말까지 날씨가 참 좋더니 다시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날씨도 우중충하니 기분이 다운되는군요..ㅎㅎ

 

이번 에피소드도 등장인물이 많습니다. 이 시기에 연속해서 입사하는 인원들이 

많았습니다. 생각해보면 한명 빼고 좋은 인연들이 없었네요ㅡㅡ ㅋㅋㅋ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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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철중이형의 호출로 후공정 투입!!! 

그리고 햄릿의 척추 꺾기 사건이 시작 되기 전에 타임라인을 다시 과거로 돌리겠음.ㅋㅋㅋ

(독자님들 죄송함돠^^)


시기로 따진다면 창희의 입사 후 2개월 정도 흐른 시점.


신입이 또 입사했음. 지금까지는 항상 동기급들이 입사를 했다면 

이번엔 진정한 본인의 밑으로..! 맞후임이나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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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꼬인 군번으로 인해 '상병'때 비로소 막내 생활을 벗어났음. 

시기는 기억이 안나지만 확실한 기억은 '진지공사'때 타 부대에 '아저씨'로써 맞선임과 함께 

파견가있던 시절 이었음. 


하루죙일 두돈반 군용차에서 꿀빨다가 소식을 들었음. 분과에 맞후임과 아들. 2명의 후임이 들어왔다고.


본인의 살아온 패턴은 윗사람에게는 강하게..! 아래로는 너그럽게!! 였지만..

불행히도 맞후임만은 그렇지 못했음. 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쓸데없는 꼰대 마인드에 오지랖일 뿐이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본인의 맞선임과

둘이서 고민이 많았음.


맞선임: 드디어 내 아들 1월 군번이 들어 온다는구만..!!


나: 그리고 니 아들이 내 맞후임이라는거지!! 아주 조져놔야지..


맞선임: 어!? ㅋㅋ 이새퀴 봐라? 니가 내 아들 조지면, 나는 니 아들 조진다? ㅋㅋㅋ


나: 허 참나. 신기하게 우리둘이 동시에 아들을 받네? ㅋㅋㅋ


맞선임: 내 아들 건들기만 해봐라!!


그리고 그 맞후임과 아들이 더블백을 매고 생활관으로 들어왔을때...우리는 실망을 금치 못했음. 

역대 똑똑 하기로는 1월군번 만한 애들이 없었는데..이미 자대 배치된 신규 1월군번 애들도 다들 똑똑했음.


문제는 후반기 교육 마치고 온 우리 맞후임...

(아들은 훈련소에서 운전병 차출된 케이스라 맞선임과 맞후임이 같은날 자대 배치 받은 특이 케이스)

목소리가 모기소리 같았음. 


거기다 말도 잘 더듬었고...과하게 긴장을 많이 했음. 긴장하면 옆에서 암만 불러도 못들었음 ㅋㅋㅋㅋ

이놈이 몇번이나 선임병들 차로 밀어 버릴뻔 했던지...후우...


솔직히 아들 군번 보다는 1년 넘게 막내 생활을 하며 가장 간절 했던 건 맞후임 이었음. 

어찌보면 맞후임과 아들 군번을 같은날 받은게 큰 기쁨이기도 했지만 문제는 두 사람의 차이였음.


아들 군번은 똑똑했고, 눈치도 빨라 혼날 일이 없었음. 그리고 그와는 정 반대의 맞후임.

그러다보니 본인에게 혼나는일이 너무 많았음. 

그리고 본인은 혼내는게 일반 선임들과는 그 궤가 달랐으니 ....


본인은 눈에 드러난 결과로 혼을 내지 않았음. 이미 벌어진 일이니까.

상대의 심리나 습관, 사고 회로를 읽고 일어나지 않은 결과로 혼을 냈음. 이 당시 좀 치기어린 부심이 있었던것 같음.


스스로 사람을 잘 읽는다는..그게 나이를 먹어가며 이것은 '판도라의 상자'라는걸 깨닫고 드러내지 않게 되었음.

결과가 맞았다 하더라도 상대에게 절대 기분 좋은일이 아니란걸 알았으니까.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잘 맞추니, 나도 한번 맞춰봐~ 어떨거 같애? 하면서 무척이나 흥미를 보이지만..

막상 얘길 시작하면 얼굴이 딱딱하게 굳는 케이스가 많았음. 주로 내면의 심리..특히나 어두운 쪽 얘기도 나오니까..

(날것의 무언가가 나오는...)

 

잘 맞춰도 욕먹고, 잘못 되면 '무림공적'이 됨.

나이를 먹어 갈수록 점점 속으로 생각하고 겉으로 드러내지 않게 되었음.. 

 

예를 들어.. 운전병들이 차를 후진 할 때 의례적으로 누군가가 차 뒤에서 수신호를 해주는게 FM 이었음.


맞후임이 후진을 하는데, 본인의 분석상

이놈은 딴 생각을 깊게 할때는 고개를 묘한 각도로 기울이고, 표현할 순 없지만 집중하는 자신만의 표정 같은게 있음.

(다른 사람들은 구분 못하는)


앞에서 맞후임이 운전하는 모양을 앉아서 보고있던 본인은 그 고개의 각도를 보자마자 달려나갔고

뒤에서 수신호하는 선임병(당시 상말)과 자리를 바꿈. 


그리고 정지하라는 신호를 맞후임에게 보냄. 그러면 역시나 정지하지 않고 계속 후진을 하는 맞후임.

뒤에 수신호 따위는, 아니. 뒤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다른데 정신이 팔려서 모르는 거. ㅋㅋ

그럴때면 차에서 멱살 잡혀 끌려 나와 본인의 갈굼세례를 받아야 했음.


한마디로 아직 뭔가를 하기도 전에 미리 혼나는 일들이 정말 많았음. 그래서 맞후임은 치를 떨었음. ㅋㅋㅋㅋ

어느날 개인정비 시간....담배를 피며 아들이 말했음.


아들: 아부지. OOO일병 말입니다. 아부지께서 혼내시는건 이해가 갑니다만, 너무 '나는 너를 다알아' 하는 식으로

혼내시는건 좀 아부지 답지 않은 방식 같습니다. 뭘 하고 혼이 나야지...뭘 하기도 전에 혼이 나면...사람이 너무 힘들지 말입니다.


나: 알아. 뭔 말인지. 근데 쟤는 뭘 하고 나면 늦어.


마침 맞후임이 생활관에서 나와 PX로 가고 있었음.


나: 아들. 그럼 아부지랑 내기 할래? 


아들: 어떤걸 말입니까?


나: 저기 니 맞선임. 지금 PX가지? 쟤가 가서 뭐 사먹는지 메뉴 맞추기 ㅋㅋㅋㅋ


아들: 아니 ㅋㅋㅋㅋㅋ 그걸 ㅋㅋㅋㅋㅋㅋ


나: 할래 말래? 내가 못 맞추면 방금 아들이 해준말 새겨듣고 아부지가 고친다. 근데 맞으면 아들도 아부지를 좀 이해해라. 

내가 일부러 그러는건 아니라는 거야.


아들: 콜이지 말입니다.


나: 쟤는 말이야. 일단 OO라면을 살꺼야. 그리고 OO를 사서 안에 넣어먹을 준비를 할꺼야.


아들: 에이. 그건 우리 부대 내에 이미 인기있는 조리방법 아닙니까. 이건 아니지 말입니다.


나: 중요한건 저 조합법의 화룡 점정은 쿨피스라는 거지.


아들: 네. 그런 조합이지 말입니다.


나: 근데 쟤는 쿨피스를 고르지 않아. 쟤는 뜬금없는 음료수를 들고 올거야. 뭔지는 나도 몰라. 근데 무조건! 정말 뜬금없는 음료수를 고를거야.


아들: 왜지 말입니다?


나: 가서 너가 물어봐. 그럼 니 맞선임이 할 대답은 하나야. '아...저...그냥 눈에 보여서?' 그러면서 고개한번 까딱? 하면 완벽하지.


아들: 오...이건 해볼만 합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PX로 확인을 하러간 아들은 잠시후 부들부들 떨리는 눈으로 다시 나왔음.


아들: 아...아부지...말씀하신 대로...맞습니다....딸기우유.....를....


나: 물어봤어? 왜 갑자기 딸기우유 먹냐고? 뭐래? 대답은?


아들: 그냥...눈에 띄었답니다.....고개도 한번 까딱 하면서...;;


나: 저놈이 왜 딸기 우유를 골랐는지도 내가 분석해줘? 왜 그 질문에 고개를 까딱 했을까?


아들: 아...아닙니다...안듣겠습니다...듣고나면 광신도 될거 같습니다..ㅋㅋㅋ


나: 저놈 저거. 저 버릇을 고쳐놓고 나가야 사고가 안날거야. 저 눈에 띄는대로 일단 골라 버리는 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무언가가 무서워서 고쳐야대.


아들: 그럼 못 고치면...사고가...아부지 무섭습니다. 말씀하시면 꼭 이루어 지시니까.....;


나: 그러니까. 아들은 아부지 하는일에 의심하지 마라. 아끼기로 따지자면 너보다 니 맞선임을 더 아낀다.


아들: 와..아부지 너무합니다..!!


많은 후임병들이 본인이 맞후임을 관리하는 방식에 치를 떨었음. 

유일하게 재밌게 지켜보던 맞선임 빼고..ㅋㅋ 오랫동안 보아오며 후임의 행동패턴 사고패턴 같은걸 보고


미리 예상하고, 뭘 하기전에 다시한번 상기 시켜보고 하는거였는데 보통은 관심들이 없어서 그런지 

다른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듯 했음. 


맞후임은 보통 뭔가를 예측당하면 아니라고 할 경우가 많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발생되는 '결과'는 항상 본인의 예상을 벗어난 적이 없으니

맞후임 놈도 '결과' 앞에선 할말이 없었음. 맞후임의 군생활 최대 목표는 본인의 '예측'을 벗어나는 결과를 만들어 보는것. ㅋㅋㅋ


선임자들 입장에서, 본인의 맞선임이나 본인이나 전역 할 때 쯤이면 맞후임이 수송분과 최고참인데 상병 1호봉 밖에 안되는

상황이라 ㅋㅋㅋ 그리고 우리는 포병 대대였기 때문에 포병들의 입김이 강했음. 당장이야 맞선임이나 본인이 버티고 있으니

포병들이 찍소리 못하고 있지만 이를 갈며 우리의 전역만 기다리는 상꺾, 상말들이 많았음.


본인의 전역 순간 헬 게이트가 열리기 때문에 더더욱 맞후임에게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 

지금 우리 수송분과가 역대 최전성기를 달리는데, 잡아놓은 흐름을 다시 뺐길 순 없지않나!!


본인의 맞선임이 전역을 앞두고, 본인 역시 병장을 달았을 때서야 

맞후임은 본인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음.


이젠 더 해봐야 의미없으니까..ㅎㅎ 그리고 갈굼이 사라지니 자주하던 '실수'도 함께 사라졌음.

좀더 일찍 풀어줄껄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어쨌든 헤어지기 전에는 좋은 추억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음?

일과 시간에 맞후임이랑 포상(대포 넣어 두는 왕릉같이 생긴 무덤모양의 동굴?) 뒤에 낙엽이랑 나뭇가지들 모아서

감자나 고구마 구워먹고, 박스카에 데려가서 병장들만 먹는 '건푸로스트'도 만들어 먹여줬음.


헨델과 그레텔 마녀마냥 남은기간 맞후임을 살찌우는데 투자했음. 


(우리 부대는 위병소로 들어오는 비포장 도로가 개활지에 구불구불하고 길어서, 

아주아주 멀리서 레토나(지휘관 차량)가 보이면 일단 행정반에 보고 하고나면 그래도 5분에서 7분가량의 '수습'시간이 있었음. 

그렇기에 보여주기식 일 처리에 특화되어 있었고, 막말로 말도 안되는 감자 고구마 구워 먹기도 가능했음.)


맞후임은 천성이 순하고 착했음. 그래서 자신을 힘들게 했던 본인에게 크게 악감정을 가지지 않았고 

말년엔 형 동생으로 친하게 지냈음. 물론 미안함이 있어, 전역 후에도 면회를 가고 전역 모도 따로 선물하고

맞후임 전역 때 동서울 터미널로 마중을 나갔음. 


경찰시험 보러 간다는 전화를 받은 후, 소식이 끊겼는데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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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가 옆으로 새서 쓸데없는 군대 얘기를 했지만. 어쨌든 이번 신입은 이 회사에서 본인의 맞후임 이었음.

그리고 웃긴건 이 맞선임과 맞후임의 운명의 실타레는 군시절과 거의 동일했음.ㅋㅋㅋ


일단 이 친구는 조선족이었음.

키는 크지 않았으나 단단한 체구였고, 노안이었음 ㅋㅋㅋ


왜냐면 첫 입사날 이 친구가 흡연을 하고있는데, 비전팀 주임중 한명이 이 친구에게 과장님 이라고 불렀음 ㅋㅋㅋㅋ

본인도 첫 인상은....뭔가 이건 도저히 신입의 얼굴이 아니다...세월의 풍파를 정면으로 받은 자의 포스...

하얼빈에서 자랐다고 하는데, '나 하얼삔의~~~장췐이야~~~!!!!!!!'가 생각나서 동석이라 부르겠음.


노안에 단단한 몸집은 동석이형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었음.


다만 시간이 갈수록 한국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30살도 되지 않은 앳된 행동과 눈빛이 초반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귀여운 동생처럼 느껴졌음. 아마 본인보다 3살 어렸기에..(당시에 29살 이었을 듯. 본인도 29살에 이 회사에 입사했으니..의미있는 나이.ㅋㅋ)


동석이는 완전 신입은 아니었고, 한국에 오기 전, 중국의 프로그램 회사에서 1년정도 일했다고 했음.

그렇더라도 프로그램 수준이 좀 부족하다 판단되어 '사원'으로 시작했음. 


그리고 동석이 입사후 2주도 안되어 또 다른 입사자가 있었으니...


참으로 신기한게....과거 군생활 때 맞후임의 상황과 묘하게 비슷했음. 입사자의 나이는 당시 본인보다 2살 어린 30살이었고

안경쓴 얼굴에 순~하게 생긴 얼굴이었음. 딱 봐도 똑똑해 보였고, 조직 생활에 익숙한 마냥 각이 잡혀있었으며

똑똑하게 말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했음. 


처음 군대와서 얼타던 맞후임. 뒤이어 들어온 똑똑한 경쟁자. 하필 비슷한 시기에 들어와서

너무나도 비교되는 두 사람의 능력치...


이 입사자는 따로 닮은 케릭터가 없어서 별명짓기가 참....그러나 그 분위기나 행적이 꼭 다크나이츠의 '하비 덴트'와 비슷하여

투페이스 주임이라 부르겠음.


처음 이 두사람이 들어왔을때 호카게 팀장은 그들의 실력을 가늠하겠다 하여 

환웅이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을 먹이듯, 간단한(?) 프로그램 기능을 구현하도록 시켰음.


무엇이냐? 간단한 Blob을 구현해 보라는 것.(영상의 외곽선 추적을 이용하여 Object를 따오라는 것) 

과연 이게 신입들에게 시킬 간단한 임무 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으나...

호카게는 확실히 올챙이적 기억을 완전히 상실한듯 했음. 


다행히 오픈북이라 ㅋㅋ 구글링이 가능했음.


나: 팀장님. 이제 사원, 주임한테 Blob을 시키면 할 수 있어요? ㅋㅋㅋ


호카게: ? 왜요? 못 할건 뭐죠?


나: 팀장님은 저때 저거 하실 줄 알았어요?


호카게: 구글링 하면 했죠?


나: 구글링 해서 구현 한다는건...저는 팀장님이 저걸 시켜서 무엇을 알고자 하시는지 잘 모르겠네요...ㅋ


호카게: 검색도 능력이고, 그걸 코드로 만드는것도 능력인건데?


창희: 저건 검색하면 나오는거고, 코드 만드는거야 그냥 복붙하면 되는거 아닌가요....ㅋㅋ


호카게: 나도 따로 볼게 있어서 그런거니까 그냥 지켜봐봐요.


나 & 창희: 넵..


신규 입사자들에겐 2주의 시간이 주어졌고 그 차이는 극명했음.


동석이는 한국어가 서툴러(맞춤법) 구글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 어려웠고(영어도 잘 못함), 

주로 바이두를 사용하며 정보를 검색 했던 것 같음.


그리고 중국 프로그래머들이 가라가 많듯 ㅋㅋ 제대로된 정보 또한 부족했음. 짭퉁 같은 코드들...

그리고 무엇보다 Blob을 위해서 선행 되어야 할 이진화 조차 할 생각을 못했음.


반면 투페이스 주임은 누가봐도 와우~깔끔하니 자알 짰네~~!! 할만큼 코드가 전문성있게 구현되어 있었음.


호카게님은 투페이스 주임의 업무 능력을 매우 높이 샀으며, 인정을 해 주었고.

동석이는 기초부터 시작하도록 안배를 했음. 회사내에 있는 프로그램 기본서를 툭 던져줬음.


음...본인의 신규입사자 탐색 방식은 조금 달랐음.

동석이에게 과거 본인이 사원때 진행했던 대만 프로젝트 코드를 툭 던져주었음.


나: 동석아. 여기부터 요기까지 나한테 쭉 설명해봐. 할 수 있겠어?


동석: 네..


.................


나: 음? 생각보다 잘 하는데? 이정도면 나 신입 때보다 잘 하는걸? 프로그램 기본서를 볼때는 아닌듯 싶다만..


동석: (반짝!) 그래요!? 그럼 뭘 더 공부해야 하나요?


나: 일단 니가 코드를 보는 눈은 있어. 이번에 팀장님이 내준 과제를 못한건 너한테 영상처리 관련 지식이 전혀 없어서야.

그게 없으니 애초에 검색부터 안되는거지.


동석: ...........


나: 영상처리에 대해서 공부해라. 이것저것 건너 뛰면서 하지말고. 순차적으로 쭉 공부해서 올라가. 

그리고 팀장님이 내주신 과제 관련된 내용이 나왔다 싶으면 그때 다시 나한테 찾아와.


동석: 알겠습니다!


투페이스 주임에게는 일단 팀장님이 시킨 코드를 가지고 와 보라고 했음.

음...어디서 잘 복사해왔구만. 코드도 군더더기 없고. 좋은 자질을 가졌어.


나: 여기 이 코드 나한테 설명해봐요.


투페이스: 네? 여기 반복문 파트 말씀이십니까?


나: 어휴. 다, 나, 까 쓰지마요 ㅋㅋ 군대 생각나서 부담되니까 ㅎㅎ


투페이스: 저는 그게 편합니다.


나: 뭐...맘대로해요...ㅋㅋ 그럼 한번 설명해봐요.


투페이스: 음. 임계값을 기준으로 값을 0이나 255로 변경하는 코드입니다.


나: 네에. 좋아요. 그럼 왜 변경을 하죠?


투페이스: ......!!


나: 어이쿠. 왜 긴장을 하고 그래요 ㅋㅋ 모르면 끝인것을.ㅋㅋㅋ


투페이스: 죄송합니다.


나: 아니;; 모르는게 왜 죄송해요 ㅋㅋ 모르면 공부하고 알면 되는거지 ㅎㅎ 이거 되게 기초적인거에요. 지금 당장

돌아서면 주임님 혼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기초. 팀장님이 주임님을 너무 높게 평가 해버리면 나중에 곤란해질 수 있어서. 

내가 신경을 써 줘야하는 인원인지, 냅둬도 되는 인원 인지 확인차 물어본거에요. 누굴 혼내려는게 아니라^^;;


투페이스: 넵!


것봐. 영상처리 기초도 없는데 호카게님은 뭘 그리 높게 평가하는걸까.

결국 투페이스나 동석이나 영상처리를 모르는건 동일했음. 다만 투페이스는 포장을 잘 했을 뿐이고

동석이는 한국어 검색을 잘 못하고, 영어도 모르기에 중국 바이두나 뒤적이다 보니 결과를 못낸거고.


그렇게 다시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며..


나: 동석아. 저번에 공부하라는거 어떻게 됬니?


동석: .....어...그게...팀장님이 다른거 시키셔서...


나: ? 


동석: 잇끄대리님이 OO시뮬레이션 만들고 계신거 받아서 하라고...


나: 아...그거? 근데 그거 하는거랑 공부하는거랑 무슨 상관이야?


동석: ......!!


나: 음? 뭐야 그 반응은? 너 설마 따로 공부는 안하는거야? 프로그래머가?


동석: 할께요...;;


나: 어. 해야되. 안그럼 너 실전 투입되면 피.똥.싼.다!? 나중에 생각나면 내가 다시 물어볼꺼야.


동석: 네..


그러는 와중 투페이스는 호카게의 간택을 받아 고래상어 배 밑에 붙어다니는 빨판 상어마냥 여기저기 따라다녔음.

호카게 말로는 코드 센스와 기초가 탄탄하여 데리고 다니며 이것저것 시켜보니 잘 한다고 했음.

이런식으로 계속 데리고 다니면 금방 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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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게의 팀원에 대한 인식


나: 성질 드러운 비밀 병기


창희: 제 2의 통풍이(호구 ㅋ 시키면 다함)


잇끄: 신경 안 쓰고 싶은 인원


투페이스: 가능성이 무궁 무진한 인재


동석: 이놈 이거..언제 써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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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팀원에 대한 인식


호카게: 올챙이적을 잊어버린 위험한 신입 관리자


창희: 좋아함


잇끄: 지금 당장 신경써서 챙겨줘야 하는 인원


투페이스: 요주의 인물


동석: 언어적인 문제로 인해, 정석적인 방법보단 실전형 인원으로 키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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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투페이스 주임이 왜 요주의 인물인가..

처음 그를 보았을때 과도하게 각잡고있는 모습이 불편했음. 어느 정도였냐면

선임자가 말을 걸면..자연스레 배꼽에 손을 모음. ㅋㅋㅋㅋ


그리고 흡연자였는데 같이 담배피면 무슨 군대 빙의된 기분이 들었음.

각잡고 담배피고, 연기 뿜을때는 옆으로 후우~뿜고. 

상사 앞에선 주머니에 손도 안넣었음. 


이 친구 너무 과한거 아닌가 생각하며 그의 눈을 보았는데

행동과는 180도 반대로 눈빛이 여유가 넘쳤음. 마치 D사 목사님과 같은 눈빛.

상대를 아래로 내리 깔아보는 여유로움.


또한 지켜보며 느낀것이 프로그램을 할때 전혀 고민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음.

마치 프린세스 메이커 게임이라도 하듯이. 무언가 거대한 게임을 시작하기 전의 간단한 튜토리얼

연습 삼아 하는것 같은 태도. 호카게는 오히려 그런 태도를 단단하게 쌓인 기초에서 비롯되는

자신감이라 여겼지만 본인의 눈에는 달랐음.


[그에게 회사 생활은 RPG 게임 같았음.]


코딩하는 모습은 흡사 티리엘 과장이었으나, 그 코딩 내용은 그냥 신입 사원이었음.

그리고 어디서 배웠는지 투페이스 주임은 예외 처리에 광적으로 집착을 했음.

물론 코드를 짜며 예외처리를 하는 습관은 박수를 받아야 함.


근데 전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부분에도 광적으로 예외처리를 했음.

예를 들어, 


int valueA = 10; valueA 라는 변수에 10을 넣어라

int valueB = 20; valueB 라는 변수에 20을 넣어라


int result = valueA + valueB; result라는 변수에 valueA와 valueB를 더한 값을 넣어라


if(result != 30) return; // 만약 그 더한 값이 30이 아니면 return을 시켜라

.........

........


뭐 이런식...무슨 컴퓨터를 바보 취급하는 것도 아니고...(좀 심하게 표현하긴 했지만 거의 본인의 눈엔 이정도 수준이었음.)

우리가 계산기에 1 + 1을 입력하면 당연히 2가 나오는걸, 이 친구는 혹시나 2가 안나올까봐 확인을 또 하는거임.

그리고 호카게는 이런 부분도 투페이스 주임을 높게사는 요인으로 판단했음. 꼼꼼하다고 ㅋㅋㅋ


그러나 본인에겐 그냥 빨간불이었음. 

예외처리는 좋은데 제일 눈에 거슬렸던건 return; 이었음. 밑도 끝도 없는 리턴.


어떤 예외를 처리했다면, 그걸 프로그래머가 알 수 있는 무언가로 알려주거나 알수있어야 하는데

이 친구의 방식은 만약 result라는 변수가 30이 아니면.....그냥 끝. 어쩌라고? 였음.


차라리 return 대신 assert(0);를 넣어서 프로그램을 죽이기라도 하면 프로그래머가 어!? 어디서 예외가 생겼나보네? 하고

확인을 할 수 있는데, 그냥 return 되어 버리면 보는 입장에선 예외가 발생하든 잘 돌아가든 바로 알 수가 없음.


즉. 그의 코드 성향으로 보았을때, 협업 같은건 알바 없고 자기만의 예쁜 성을 짓는데 과몰입하는 성향이었음.

한마디로 남 신경안쓰고 자기꺼만 하는 타입. 콩과장 같은 스타일인거지..

차이점이라면 콩과장이랑은 다르게 너무나 과한 액션과 예의범절.


남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 예의 범절이 있다? 이건 본인 상식으로는 말이 안되었음.

예의 라는건 상대방의 처한 입장을 이해하고 위해 줄 수 있는 이타심에서 자연스레 발휘되는것.

투페이스의 예의는 결국 자신을 위한 예의라고 할 수 있음. 


나 이만큼 착하니까 나한테도 똑같이 예의를 갖춰줘. 혹은 착한 나를 건들지마.


1~2주간 투페이스 주임을 관찰한 관찰 일지는 이렇게 정리되었음.


1. 과한 예의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다.

2. 선임자들을 대할 때, 잔뜩 긴장한 척을 하지만 눈빛은 여유롭게 내려다 보고있다.

3. 코드를 보았을때 과하게 자기 중심적이다. 

4. 생활이나 행동이 RPG 게임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 어쨌든 투페이스 주임은 주임이고, 동석이는 사원임. 그렇기에 동석이의 상급자였고

동석이 역시 흡연자이기 때문에, 가끔 흡연장에서 두사람이 담배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음.


어느날 투페이스가 동석이에게 담배피러 가자고 데리고 가는걸 보았고, 지켜보던 본인은 조심스레 슬쩍...

그 둘을 따라가 보았음. 그리고 담배피는 모습을 몰래 보았는데..


소름이 돋았음. 이걸 훔쳐보는 본인의 행동도 소름이었지만, 투페이스 주임의 얼굴이 전혀 딴 사람이었음.

주머니에 한 손 딱 꽂고, 짝다리 딱 짚으며 배를 앞으로 불룩 내밀고 아주아주 거만한 자세로 담배를 피고있는데

얼굴에는 구완와사 부장과 같은 뒤틀린 웃음을 짓고...


담배피는 사람들은 좀 공감 할 거임. 담배를 어금니로 물면 자연스레 옆으로 꼬나 물어짐. 

그 연기가 눈 바로 밑에서 올라오니까 눈이 맵고..자연스레 윙크하듯 매운 눈을 찡그리게 되는데

그러면서 씨익 웃고 있는거임. ㅋㅋㅋㅋ 완전 개 양아치 ㅋㅋㅋ


저런건 중학교때 오락실 뒷편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형아들 한테서나 볼 수 있던 포스.

그 앞의 동석이는 본인 앞에서도 보이지 않던 부자연 스러운 자세로 각을 딱 잡고 담배를 폈음.


진풍경이네....와아....투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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