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bed bug- 퇴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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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얘기가 많네요. 

저도 경험담 좀 적으면... 우선 저는 퇴치 확인까지 3개월 걸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빈대는 위대한 생물입니다. 

안 죽 어 요..... 다 죽였다고 생각했는데 안 죽어요.. 약에도 안 죽고 굶어죽지도 않습니다. 바퀴벌레 개미 벼룩 이 따위 것들.. 약 뿌리고 노력하고 뭐하면 빈대퇴치하는 노력의 반정도면 일주일이면 싹 사라집니다. 

그런데 빈대는 안 죽어요. 시판하고 있는 약들 다 써 봤습니다. 그런데 안 죽어요.. 여러분들은 안 겪기를 바랍니다만 약 사지 마세요. 안 통합니다. 제가 퇴치한 방법은 글 마지막에 쓸게요. 


제가 공부하고 체험한 빈대의 특징을 몇 가지 말하자면.. (퇴치를 위해 진짜 공부많이 했습니다...)

1. 배부르면 안 나옵니다. 한 번 피 빨면 몸이 공처럼 부풀어 오릅니다. 그런데 아침점심저녁 먹듯이 짧은 주기로 밥 안 먹습니다. 은신처에 숨어서 며칠에 한 번 피 빨러 나옵니다.  만약 매일 물린다면... 아시겠죠?

2. 8단계로 탈피합니다.  알에서부터 부화가 가능한 성충까지 8단계까지 5일정도 간격으로 변신합니다. 자..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만약 마지막 한 마리가 남아 있는데, 암컷입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그 마지막 한 마리를 잡았어요. 과연 빈대는 퇴치됐을까요?

3. 암컷 한 마리가 하루 5알 정도를 낳습니다. 제가 생포해서 키워봤어요.

4. 안 죽습니다. 안 굶어죽어요. 연구실에서 6개월이상 아무것도 안 먹고도 살아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야생(?)에서는 확인이 안됐다고 합니다. 1년까지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5. 새벽에만 사냥하러 나옵니다. 사냥감이 된 입장에서 안 자고 잡아보려고 버텨봤는데 안 됩니다.

5-1. 열감지와 가스감지의 최첨단 사냥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는 수면 중 피부에서 이산화탄소가 더 나온다고 합니다. 그 이산화탄소와 체온을 감지하고 피빨러 나옵니다. 보통 그 시간은 새벽2시 이후부터 새벽까지.. 제일 어두울때 나옵니다.

6. 벼룩은 몸통, 빈대는 발을 문다. 라는 말이 있던데.. 그거 뻥입니다. 아무데나 물어요. 얼굴도 물립니다. 

7. 얼굴까지 물리려면 벌레 기어가는 느낌때문에 때려 잡으면 되지 않나? 피부위에서 기어다녀도 아무 것도 못 느낍니다. 

8. 한 번 물리면 며칠을 미친듯이 간지럽습니다. 모기 저리갈 정도라고 하는데.. 그 정도가 아닙니다. 표현이 안되요. 미치도록 간지러워요.

9. 노이로제 유발.. 잠드는게 무섭게 됩니다. 영화 나이트메어에서 사람들이 잠 안드려고 하죠. 그런 겁니다. 텍스트로는 전달이 안됩니다. 그냥 무서워요. 침대에 먼지 하나만 떨어져 있어도 빈대처럼 보여요.

10. 환장하는 포인트.. 어떤 사람은 물려도 안 간지럽습니다... 그래서 자기 집이나 침대가 감염된지도 몰라요. 그렇게 빈대는 퍼져나갑니다.


퇴치한 과정을 말씀드리면.

1. 처음에 벌레 물림이 있길래 벼룩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벼룩물림도 가려운데... 이건 차원이 다릅니다. 더 오래가고 강하네요.

2. flea bomb, 일명 벼룩폭탄을 두 번인가 터트려봤습니다. 그런데도 물리네요. 폭탄이 보통 번거로운게 아닙니다. 집을 몇시간 비워야 하고 가스가 안 새도록 문을 틀어막아야 하고 가스경보기 발동안되도록 막아야 하고.. 식기들도 설거지 다시 해야 하고요.. ㄷㄷ 저는 이걸 퇴치하는 동안 10번인가 했습니다. 처음에는 벼룩용이고 나머지는 8번은 베드벅용이었습니다.. 효과.. 없었습니다만 위에 나열한 특징들처럼 퇴치를 바로 확인할 수 없어서 계속 하는 수 밖에 없었어요.. 

3. 약을 치는 중 빈대를 실제로 한 마리 확인하게 됩니다. 바로 빈대방지용 매트리스커버를 준비했습니다. 

3. 베드벅폭탄도 보통 번거로운게 아닙니다.  가스가 잘 살포되도록 침대도 뒤집어 세우고, 옷들도 다시 빨고 고온에 건조해야 합니다. 

4. 집에 불을 지르고 싶었지만... 내 너를 반드시 잡고 만다라는 일념으로 꿋꿋이 베드벅폭탄을 물리면 터트리고 며칠 후에 또 터트리고..  이랬습니다. 그때마다 빨래와 건조 구석구석 진공청소기로 청소 등등.. 몇 시간의 노동을 해야 합니다.

5. 위 3~4의 과정중.. 며칠동안 안 물려서 이제 퇴치했구나. 했는데 또 물립니다. 환장합니다.

6. 열흘까지 안 물렸습니다. 이제 드디어 퇴출인거구나 했는데.. 또 물렸습니다... 

7. 3~4의 과정을 또 거듭하다가... 약은 안되는거구나.. 라고 포기합니다.

8. 업체를 부를까 했지만 이제는 제 자존심이 허락을 안 합니다. (진즉 부를걸...) 


퇴치의 마지막 - 제가 찾아낸 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퇴치에는 규조토와 스팀이 답입니다. 침대에는 빈대방지용 매트리스커버를 꼭 씌워줍니다. 베드벅 트랩(bed bug trap)도 필요합니다.

1-1. 규조토는 실리카겔의 성분입니다. 규조토의 성분이 빈대에 달라붙어 상처를 내고 말라죽여 버립니다. 규조토를 구석구석 진짜로 구석구석.. 여기저기 뿌려줍니다. 저는 침대프레임의 틈이란 틈은 모조리 발라줬습니다. 빈대 감염되면 나무 침대 프레임은 무조건 버려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안 버리고 퇴출했습니다.

1-2. 스팀청소기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위에 약은 안통한다고 적었지요? 실제로 물만 뿌렸을때와 약을 뿌렸을때의 빈대가 같은 확률로 죽는다고 합니다. 스팀청소기로 집안 구석 구석 모든 틈을 고온으로 조져줍니다. 이렇게 해야 알까지 튀겨줄 수 있으니까요.

1-3. 베드벅트랩은 침대 다리에 설치하는 그릇 모양의 덫입니다. 이건 베드벅을 막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어느 정도 막아주기도 하죠.), 빈대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모니터링 용도라고 보면 됩니다. 단단한 쇠그릇에 물을 넣어서 대신 할 수도 있습니다만... 아래 사진을 보시면 트랩에 잡혀 있는 빈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4. 침대는 다리 외에는 바닥이나 벽과 연결된 곳이 없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불이 바닥에 닿거나, 침대프레임이 벽에 붙거나.. 휴대폰 충전선이 벽에서 침대위로 올라온다거나... 다리에는 베드벅트랩이 있어서 트랩으로 막아주면서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2. 옷은 무조건 세탁 후 햇볕에 몇 시간 이상 말리거나 고온 건조해야 합니다. 안되는 옷/신발은 스팀으로 조져줍니다. 특히 프레임은 빠짐없이 스팀해줘야 합니다.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알이 워낙 작아서 어떤 틈이라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3. 침대까지 뒤집어가면서 며칠 간격으로 스팀과 빨래를 했습니다.

4. 드디어 15일동안 물리질 않았습니다만 도무지 안심이 안 됩니다.. 저는 20일이 지나서 전쟁의 승리를 선포하게 됩니다. 3개월 걸렸습니다.

5. 매트리스에 씌운 빈대방지커버... 아직도 안 벗기고 있습니다. ㄷㄷㄷ 베드벅트랩은 두 달만에 철거했습니다. 

6. 결국 퇴출은 했습니다만 또 물릴까봐 몇 개월은 엄청 신경쓰였던것 같네요.


아래 제가 찍은 빈대 몇 마리 사진 올립니다. 혐오사진일 수 있으니 안 보실 분은 알아서 스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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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점 같은게 보이실 겁니다. 저게 알입니다.. 작아요.. 아주 작아요.. 


베드벅트랩에 잡힌 모습. 오른쪽끝에 작은 녀석이 보이시죠? 저것도 빈대입니다. 


확대한 사진. 알에서 깬 유충도 보입니다만, 피를 안 빨아서 투명합니다.  저 알이 암컷 한 마리가 하루동안 낳은 알이고 더 낳지는 않더군요. 부화하는데 5일정도 걸렸습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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