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두 살이 되고서 깨달은 6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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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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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서른 살이 되었을 때도 [서른살 되고 깨달은 점]이란 이름으로 글을 적었습니다.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의견도 있었어요. <링크>
올해 저는 서른 두살이 되어버렸습니다. 운영체계도 주기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듯이, 사람에게도 그런 계기는 항상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기억하려고 적는 글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저도 기쁠 것 같아요!
하나, 실용주의자가 될 것
- 돈은 굉장히 실용적인 도구 입니다. 범용성이 쩔어서 거의 모든 것으로 변환이 가능하고, 또 보관도 용이해요.
- 하지만 유용한 도구 중 으뜸에 가까울 뿐, 유일한 도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 진부한 말이지만 지식과 지혜는 보관이 용이하고 사라지지 않지요. 우정도 도구가 될수 있어요(신뢰가 있다면요)
- 돈이 없다 해서 쭈구리 처럼 있을 이유는 별로 없습니다. 삶에서 휘두룰 수 있는 무기와 도구를 최대한 찾아보고, 나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 생각과 태도, 관점 또한 유용한 도구가 될수 있고, 종교 또한 나를 지지하고 세워준다는 점에서 도구가 될수 있어요.
- 우리에게 닥쳐오는 역경 또한 도구로 삼을 수 있습니다. 죽기직전의 위기에서 죽지만 않는다면 엄청 강해지는 초사이어인 처럼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삼라만상 모든 것을 도구로 삼을 수 있는 진정한 실용주의자가 되어봅시다
- 위쳐3/ 다키스트 던전 / 문명 /비욘드어스/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프로스트 펑크 /하데스 /엑스컴 /
- 액박패드는 꽤 괜찮은 투자이다. 게임의 참맛을 알아갈 수 있다.
- 다크소울은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진짜 겁나 어렵습니다. 자꾸 죽어요.
-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죽을만큼 어렵지는 않아요. 왜? 우리는 배우고 학습을 하니까요.
- 예를 들어, 방패로 막았으면 살수 있던 것을 회피하다가 죽었다면? 재시도 할때는 방패를 들면 됩니다. 우리는 죽지만(즉 실패하지만) 그것에서 경험을 얻고 학습하여, 재도전을 할 수 있습니다. 다시하면 군다도 죽이고 볼드도 죽인다구요.
- 물론, 재도전을 하기에 지나치게 가혹한 대한민국 사회라는 지적도 일리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 해서 아무것도 안하자는 말은 너무 슬퍼요. 우리는 우리가 할수 있는 일을 해나가면서, 공의를 모아 사회 또한 바꿔나가면 됩니다.
- 저 또한 매번의 연애와 썸 과정에서 실패(결혼 안하면 실패죠 뭐)를 얻고, 다음에는 더 잘해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 근데 인생은 다크소울 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적어도 다크소울에서는 몹 배치나 맵은 안 바뀌는데, 현실 라이프에서는 많은 것들이 끊임없이 변합니다. 그래서 나도 변해야 해요. 더 배우고 익히고 개선하고 성장하고.
넷, 기회비용은 중요하다
-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건 당연하게도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뜻입니다.
- 포켓몬스터 시작할때 받는 이상해씨는 공짜에요. 하지만 이상해씨를 받으면 꼬북이를 포기해야 하죠. 기회비용 입니다.
-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우리는 신중해야 하지요.
- 그런데 기회비용 운운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지나친 신중론을 펴면서 중요한 타이밍을 다 놓치는(그래서 결국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그러지 않는게 좋아요.
- 아무것도 안하는 순간에도 젊음과 시간과 에너지라는 유지비가 들어갑니다.
-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유지비를 쓰는 것보다는, 3번항목대로, 무언가를 시도하고 성공(하면 좋고)이나 실패(하더라도 피드백을 얻어가는)하는 것이 매우 실용적인 태도라고 생각해요!
- 영민한 분들이 많이 빠지는 함정이 있는데, 그건 바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과 같이 철저히 이성에 기반해 생각한다는 점 입니다.
- 근데 그건 착각이라 생각해요. 제 생각에 정말 많은 사람들은 감정에 이끌려 판단합니다. 그걸 인정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에요.
- [세상 사람 모두 이성에 기반하여 판단하겠지]라는 문장은 따라서 감정적인 문장이에요. 팩트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믿고 싶은 것을 팩트라고 생각하는 것이니까.
- 이 6번항목은 특히, 가족/연인/동료/친구들과 싸울 때 적용하면 도움이 되더군요. 따라서 감정적인 케어는 대단히 중요해요. 설득 보다 공감과 진정한 교류가 더 지름길일 때가 많습니다.
- 저도 서른살 겨울에 한번, 서른한살 가을에 한번 각각 심리상담을 받았습니다.
- 주로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제 마음에 생각외로 상처가 많더군요. 눈물도 찔끔 흘리기도 했습니다.
- 그리고 제 약점과 성향들에 대해서 알게 됐어요. 알게 됐다기 보다, 마음속 깊이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을 직접 말하기를 대단히 어려워하고 불편해 하지만, 그것을 상대가 알아주지 않으면 오래도록 서운해 하는 경향이 었더군요. 그래서 너무 어색하고 쑥쓰럽지만 원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말하는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두살배기 아기가 걷는 연습을 하듯이요. 서른두살배기는 말하기 연습을 합니다.
- 마음이란 컴퓨터 운영체계와 같이, 정기적인 패치와 핫픽스와 버그잡는 주간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이 미련한 행동이듯, 마음속에 빵꾸가 난 상태에서는 무엇에 매진해도 성취가 쉽지 않습니다.
-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스무살의 저에게도 말해주고 싶을 정도로 말이에요.
서른살에 남겼던 댓글에서 저는 크게 2가지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첫번째는 ~ 해라 체로 구성된 말투가 꼰대 같다는 말이었죠. 그래서 문체를 수정해 보았습니다. 두번째는, [1년 뒤에 그 글을 봤을때 이불킥을 하지 않는다면... 잘 살고 있는 것이다]라는 이야기였어요. 정독하고 왔습니다. 약간의 객기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내용은 여전히 마음속에 품고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더랍니다. 못한 것은 반성하며.
시절이 하수상하고 쉽지 않습니다. 가끔은 손자병법에 나오는 춘추전국 시대, 삼국지 같은 난세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다들 아시겠지만, 그 어떤 난세라도 충분히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은 살아남는 것 이상의 성취를 이룹니다. 혼돈 까지 사다리 삼아서요.
우리 살아 남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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