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사건의 가해자가 밝혀질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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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캬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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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적인 논쟁이 따르거나 별개의 사건과의 경중에 대한 이야기로 흐르는 터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는 걸 좀 꺼렸습니다만,


사건이 보도된 이후로 어느정도 이 부분애 대해 생각은 그대로 유지되는 터라 작성합니다.


- 글에 앞서 -


사범대를 나온 이력도 그렇고, 아주 예전 글에서도 쓰기도 했지만 학폭을 꽤나 겪고


삶과 죽음 또는 살인과 범죄 그 벼랑 앞에도 서봤던 터라 개인적으론


쉬이 접근하거나 분노만으로 머리를 채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가능한 담담히 쓴다고 해서, 제가 관련한 사건(글의 주제인 서이초) 또는 동종의


사건에 대해 안이하거나 '덜 분노에 찬' 시선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걸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가해자는 알려져야 하는가-


심정적으로 먼저 쓰자면


서이초고 다른 어떤 사건이고 관련한 학폭 범죄자들은 모두 법 외의 가할 수 있는 모든 처벌이


가해졌으면 하는 분노도 제 마음의 응어리에 남아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여론에 의해 심판 받거나 판결 받거나 비판 받기 위해


알려져야만 하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이 부분부터 벌써 저를 혐오하거나 어떤 정치적 색을 보려하거나 비난하고픈 분들이 있을 수 있지만,


굳이 말하자면 기소는 커녕 경찰 조사 단계 부터 까발리고


사생활도 모두 망가트리고, 기자들이 신나서 집 앞에서 사진이나 찍는 행태를 비롯해서


가해자 또는 범죄자로 추정되는 사람을 무작정 조사 - 기소 단계에서 알리는 게


무조건적으로 좋은 방식인지 동의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개인적으로 일반론적인 시각과 별개로


현실은 자극적이거나 주목도 높은 사건이나 또는 흔히 말하는 눈돌리거나 조작하려는 시도 등등을 위해


빈번이 이런 걸 노출해왔고(EX.조국 전 장관의 청문회 당시 기소 협박)


때로는 당의 이름이 없으면 뻔하게 국힘 의원인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가리기도 해왔습니다.


그래서 결국 제 '일반'론은 왔다갔다 할 것이라면 기준을 명확히 하기 전에는


공개 자체가 '제 분노의 끝'은 아닙니다.


굳이 말하자면 제 분노의 끝은 미덥지 못하지만 가해자가 '처벌' 받는 것이 더 가깝겠네요.



실효성 없는 피의자 신상공개, 기준부터 재정비하라 (hankookilbo.com) 






-섣부른 오저격과 비난에 대한 우려-


모씨가 자기가 아니라고 하기는 했으니, 일단 아니라고 치면


이러한 류의 추정이나 비난은 섣부르게 누군가를 향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창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경찰이 피의자 특정하고, 검찰이 기소 검토했는데


이 비난 때문에 검찰의 위신을 세우기 위해 다른 가해자가 있는 데도 무마하고


특정된 피의자만 기소하고 그걸 무슨 용도를 위해서든 신상을 뿌렸다면


현재 우리 사회가 그걸 어떻게 받아드릴까요.


그게 사실이냐 그 사람이 진짜 가해자냐는 그 누구도 관심이 없고


그 사람의 말 하나하나, 직업, 가족, 동료, 친인척, 과거 모든 것이 갈갈이 찢길 정도로


비난할 거 부인할 수 있을까요.


설령 그 사람이 원인이 아니거나 다른 더 책임이 큰 가해자가 나중에 밝혀진다해도


그 비난의 경중이나  책임 등을 그 누구도 질 수 없고, 지려하지도 않을 테고요.




아니 저러한 위험성을 그렇다치고, 


과연 검경이 '제대로된 피의자'를 찾아서 세우기는 할 지 믿을 수가 있나 싶기도 하고요.




-가해자가 특정 될 수 있는가-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저는 심정적으로는 분명히 학부모들에 의한 압박과 갑질, 무리한 요구, 가해에 의해


교사님께서 힘든 선택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가해를 한 학부모가 과연 특정이 될 수 있는 지 입니다.


예컨데 현재 가장 근접하게 알려진 것은 통화를 참사 당일에도


한 학부모 당사자인데, 이 학부모가 '분명하게 가해자거나, 분명하게 교사님의 목숨에 책임이 있는 자'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입니다.


제가 이 사건 처음 보도가 나오고 일기 이야기를 기자들이


뿌려댈 때, 가장 먼저 생각난 분이 고 장자연씨입니다.


이름을 밝히고, 세세한 정황이 나오고, 목숨을 잃었음에도


어떤 결과로 가는 지는 우리 사회 모두가 봤죠.


네, 가해자를 아예 지목해도 이러한 데


가해자에 대한 특정이 없는 상황에서 과연


'검경이 제대로 일을 할까? 또는 제대로 일을 할래도 할 수가 있을까?' 입니다.


통화의 횟수나, 시기로만 특정해야하는 지


또는 누군가/다른 학부모의 제보로 인한 하나 둘 세가지의 사례와 사건으로 특정해야하는 지


어떤 게 옳은 지, 어떤 게 정확하게 가해자를 오인 없이 지목할 수 있는 지의 문제입니다.






-가해자가 누구냐 보다 사건의 성립이 먼저고 가장 중요하다-


이게 제 개인적인 현재 심정입니다.


밝혀라. 구리니까 숨기는 거지 까라. 이런 생각 저도 안드는 거 아닙니다만


저는 그것보다는 일단 고인이 가해자들로 인해 안타깝게 명을 달리하신 것이다라는


그 부분이 중요합니다.


여론이 다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가 아니라,


경찰에서 조사해본 결과 이것은 '개인의 문제에 의한 자살입니다' 라는 촌극으로 답하는 게 아니라


확실하게 '고인이 학부모들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선택을 하셨다'라는 답을 먼저 듣고 싶습니다.


(물론 '밝혀라' 하는 분들도 기저에


이건 사건이니까 가해자를 다른 사건 까듯이 까라. 라는 심정이시라고 알고 있습니다)





-마무리로 다른 사건과 자꾸 겹쳐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


정말로 피해자 유족과 고인을 생각한다면, 다른 사건을 언급한다고


이 사건에 관심이 없다는 듯이 힐난하거나 비난하고 원색적인 정치몰이는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좀 강하게 말해서 그건 모욕적인 일입니다.


고인을 언급하면서 고인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 어디 정당을 지지하거나 투표했다는 듯이


평하는 게 과연 고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입니까.


분노하는 게 당연하고, 화나는 것도 당연하고, 알고 싶은 것도 당연하고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런 부분들은 타인의 분노의 깊이를 모르고, 타인의 생각이나 가치관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것도 모자라서


오히려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입니다.


내 화는 다른 분에게 '화내달라, 같이 화내야만 한다' 가 아니라


내가 화를 내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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