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우루과이 국민투표 최종결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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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칼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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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우루과이 법안 철회 국민투표 최종결과(투표율: 85.66%[-4.48])


쟁점법안 폐지 찬성(좌파연합): 48.82%

쟁점법안 폐지 반대(우파연합): 51.18%               


폐지 반대 2.36%p 승리, 라카예 포우 정부 국정운영 탄력



지난 3월 27일 대한민국 반대편에 위치한 남미의 완전민주주의 국가 우루과이에서 루이스 라카예 포우 대통령에 대한 사실상의 중간평가 격이 된 LUC 쟁점법안 철회 국민투표가 치러진 결과, 폐지 반대 측의 접전승리로 끝나게 됐습니다.


이는 19년 11월 24일 치러진 우루과이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결과, 중도우파 제1야당 국민당루이스 라카예 포우 후보가 간발의 차(50.79% Vs 49.21%)로 앞서며 15년만의 정권교체 달성에 성공했으며, 기존 집권당 광역전선다니엘 마르티네스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보다 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패배의 쓴 잔을 마시게 된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광역전선이 2004년 집권한 이래 대선 1차 투표는 여당이 40%대 후반을 차지하고, 국민당이 30%전후로 2위, 콜로라도당이 10%대로 3위를 한 후 결선에선 가 결집하여 여당에 맞서지만 큰 격차로 패배하는 결과가 반복되었습니다.


이 사이 호세 무히카 대통령이 소탈한 면모와 대마초 합법화 등의 진보적 정책들로 엄청난 지지를 받기도 했으며, 이에 힘을 얻어 전임 대통령 타바레 바스케스(3수 끝에 2004년 최초당선)가 재출마하여 여유로운 격차(13%p)로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우루과이는 연임 가능/중임 불가)


그러나 이번에는 광역전선의 장기집권에 시민들이 피로감을 느낀데다 경제 성장 둔화와 강력 범죄 증가 문제 등으로 인해 1차부터 접전 양상이 일었으며, 우파 측에선 새로운 세력이 나타났습니다.


결과적으로 19년 10월 27일 치러졌던 우루과이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선 수도 몬테비데오 시장 출신의 다니엘 마르티네스 후보가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지난 대선 여당 후보에 비해 득표율이 현격히 감소했습니다. 반면 2-4위를 차지한 우파 후보은 합계가 과반을 넘기며 결선에서의 역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존 우파 정당인 국민당 콜로라도당이 고정 득표율을 지켜냈으며, 우루과이군 총사령관 출신의 강경 우파 기도 마니니 리오스 후보가 우파 지지층을 확장했습니다. 또한 함께 투표한 여당 측 군 조직 개편 및 형량 강화에 대한 개헌안은 부결되었습니다.


이후 치러진 결선에서 의 지지를 받은 정치 명문가(아버지가 90-95년 집권한 전임 대통령, 진외증조부가 국민당 대표로 50년 넘게 재임) 출신의 라카예 후보가 승리하면서 우루과이 우파는 마침내 15년만의 정권 교체라는 결실을 거둘 수 있게 됐습니다.


해당 선거는 볼리비아 좌파정권 붕괴와 함께 중남미에 부는 우파물결(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대선 우파승리)이 멕시코, 아르헨티나 우파정권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아직 분명한 형태로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같이 치러진 총선에서도 가 상하원 과반을 모두 차지하면서 루이스 라카예 포우 당선자의 이후 국정운영 역시 어느 정도 용이해지게 됐으며, 이를 확고히 하기 위해 에르네스토 탈비 콜로라도당 후보가 외무장관으로 잠시 재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시작되자 루이스 라카예 포우 정부가 발빠른 대응으로 옆 동네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과는 달리 큰 인기를 얻으면서, 지방선거에서도 연승행진을 이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20년 9월 27일 치러진 우루과이 지방선거 최종결과, 집권 국민당이 광역자치단체를 15곳이나 확보하면서 압승했으나, 제1야당 광역전선은 대선 패배 이후로 반전의 기회를 잡는데 실패한 것입니다.


이러한 기세를 등에 업고 루이스 라카예 포우 대통령을 필두로 한 우파 다색(국민당+콜로라도당+열린회의장)은 2020년 7월, 1984년 민주화 이래 13번(9번은 국회 승인, 4번은 기각) 밖에 사용되지 않은 대통령의 특권을 이용한 긴급심의법안(LUC)을 정당방위 규정 변경, 파업 제한, 경찰 권한 강화, 에너지 가격 대책 및 환경부 수립, 민영화 확대, 부동산 규정이 포함된 502개 조항(최종안 476개)으로 구성해서 통과시키며 좌파 집권 15년 동안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의 초단기간 심의 후 통과와 여러 논란 사항(정당범위 재조정 우려, 범죄적 모습이라는 모호한 규정으로 인한 체포저항권 제한 논란, 경찰의 시위 진압 권한 확대, 파업권 제약 위험성, 민영화 가능 범위 확대, 건물주의 퇴거 권한 강화)들은 적지 않은 여론의 반발을 사게 됐으며, 대선과 지선 패배로 주춤해 있던 광역전선은 라틴아메리카를 휩쓰는 2차 핑크타이드 흐름을 타며 대세를 뒤집을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135개 일부 독소조항철회에 대한 국민투표 청원운동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라카예 포우 정부는 청원 초반에는 그 잠재적 정치 위험성을 인식하고 애써 그 의의를 축소하려 했으나, 2021년 12월까지 청원동조자가 80만(우루과이 인구 347만, 유권자 268만)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나 유권자의 25%를 넘기면서 자동 승인되고 광역전선철회 찬성현 에 대한 사실상의 불신임 투표 마냥 인식을 전환하려 하자, 전면에 나서 법안들을 옹호(좌파의 침소봉대에다 이동권의 광범위한 보호와 사법거래를 통한 강력범죄자 형량 감소 저지 효과)함으로써 사실상의 좌우 간 전면전으로 확대됐습니다.


의무투표제인 우루과이에서 이번 국민투표는 사실상 라카예 포우 정부에 대한 전국민 중간평가로 다가오기 마련이었으며, 우파 은 이를 역이용해서 포우 정부에 대한 높은 긍정평가(52:18:28)를 무기로 자칫 낮은 관심도 속에서 좌파의 주장이 투표 관심층 사이에 힘을 얻어 찬성 측의 손쉬운 승리로 넘어가는 것을 저지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전략은 투표지 색에 대한 논쟁으로 확대된 진영싸움 끝에 대통령 지지층의 집결이라는 적절한 효과를 발휘하여 2019년 대선(50.79%)과 비슷한 스코어로 철폐 반대(단순 반대+참여 기권[반대에 포함]) 측이 승리하여 실질적 중간 평가에서 생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민투표에선 초접전 승리라는 조금 찜찜한 결과물과 그로 인한 정치적 양극화라는 부작용을 받아들긴 했지만, 집권 이래 최대 위기를 어떻게든 넘김에 따라 루이스 라카예 포우 정부는 2024년 대선까지 대형 변수가 없다면 안정적 정치 세력 구도 하에서 국정을 이어 나갈 수 있을 전망입니다.


또한, 이번 선거 결과는 21년 치러진 아르헨티나 중간선거와 함께 멕시코,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페루, 온두라스, 칠레 대선을 휩쓸고 콜롬비아, 브라질 대선까지 노리며 2차 핑크타이드의 최전성기를 꿈꾸던 라틴 아메리카 좌파의 기세를 주춤하게 만들면서, 라틴 아메리카 우파가 아직 죽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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