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칠레 개헌 국민투표 최종결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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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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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칠레 개헌안 승인 찬반 국민투표 최종결과(투표율: 85.81%[+35.83])


찬성한다: 38.14%(-40.14)

반대한다: 61.86%(+40.14)

 

반대한다 23.72%p차로 여론조사 이상의 압승

가브리엘 보릭 대통령 정치적 타격 불가피



지난 이야기: https://blog.naver.com/gksejrdn7/222600389793



지난 21년 12월 치러진 칠레 대선 결과, 좌익 가브리엘 보리치 후보극우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를 두 자릿수 차로 누르고 승리를 확정지으면서 칠레 좌파는 제헌의회와 하원에 이어 대통령까지 손에 넣게 됐습니다.


그로 인해 2022년 치러질 칠레 개헌 국민투표 역시 신헌법 승인을 통한 좌파의 승리가 유력해 보였습니다.


칠레 헌법은 무려 1980년 피노체트 군사 독재 정권 하에서 제정된 것으로, 대통령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하고 신자유주의 적이면서도 권위적인 나머지 공공의료/교육/연금 등 기본적 국민복지와 환경적 권리, 원주민 권리, 인권 등을 전혀 보장하지 못하며, 공무원 파업 금지와 군경 관련 문민통제 제약이 많다는 점에서 가브리엘 보리치가 이끈 등록금 시위 등으로 지속적으로 불만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20년간 지속된 좌파-중도 범민주 집권연합인 콘세르타시온 체제 하에서도 2인 중선거구제 등의 사유로 한 번도 개헌선을 넘지 못하고 고도 경제성장기 속에 헌법 문제는 뒤로 미뤄지면서 피노체트 헌법 체제가 일부 개정 정도를 제외하곤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피녜라 우파 정권 2기 하에서 2019년 지하철 요금 문제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가 K-POP 등에 사회불안 책임을 전가하고 일찍 출근해서 조조할인이나 받으라는 정부측의 망언에 불이 붙으며 사회 전반을 뒤덮는 개혁 운동으로 번지면서 대타협 속에 2020년 제헌의회 설치를 위한 국민투표가 통과되었으며, 그 후 치러진 2021년 제헌의회 선거, 대선 역시 좌파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라틴아메리카를 휩쓴 2차 핑크 타이드 물결을 타고 칠레 좌파에겐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무소속이 2/3 이상을 장악한 제헌의회의 개헌안 제정 과정이 이어지자, 여론은 급변했습니다. 우선 다문화국가 명기 정도를 지향한 국민여론과 달리 제헌의회에서 다민족국가임을 명기하고, 인구 13%에 달하는 소수민족에게 자치권과 함께 소수민족 자체 법정에게 폭넓은 재량권을 주는 것이 논의되며 마푸체족 등의 분리주의를 오랫동안 경계해온 칠레 주류 백인 국민들의 우려와 역차별 논란이 커졌습니다.


게다가 전세계에서도 유례가 거의 없을 정도로 개헌안이 진보적인 나머지, LGBT 권리 보장, 낙태권 보장, 공기업 남녀 동수 고용 보장, 다원주의 명기, 난민 강제 추방 금지, 상원 폐기를 기치로 하면서 오랜 기간 기존 사회구조와 양원제에 익숙해졌던 국민들에게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지나치게 급진적인 내용 아니냐는 불만이 좌우파를 막론하고 쏟아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신헌법이 진보적 의제를 너무 많이 담으려다 보니 388개 조항으로 지나치게 길어 일부 항목에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기 쉬워졌으며, 물 사용권 공공관리로 인한 민간 사유권 침해 논란과 제헌의회 의원들이 온갖 좌충우돌과 추태를 벌인 것 역시 신헌법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경제난 해결에 정신이 없는 나머지 제헌 의회와 별다른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며 국민적 실망감이 높아진 가운데, 대선 패배 이후 지리멸렬했던 우파 진영이 재기의 기회를 포착하여 좌파의 사회, 교육, 문화, 법원 장악 계획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중도층을 중심으로 한 국민여론 역시 피노체트 헌법을 바꿀 필요가 있긴 하니 일단 무조건 통과보단 신 헌법안 폐기 후 제헌의회 재구성을 통한 재제정 또는 현행 헌법 개정을 노려보자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렇게 9월 4일 국민투표일을 앞두고 보리치 대통령개헌안 찬성 여론이 모두 압도적으로 열세이던 가운데, 대통령 신임투표와 상원 폐지 반대파 결집의 장이 되어버린 국민투표 직전 조사에서 찬성 여론이 47%대까지 오르며 찬성진영에게 희망의 불씨를 안겼으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대통령 국정 부정평가와 유사하게 반대측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안 그래도 중도좌파진영과 골이 깊어진 보리치 대통령과 좌파 진영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이며, 우파 진영은 차후 재선출될 제헌의회에서의 영향력 확대 내지는 현 우파 우위 헌법 체계 수명 연장을 얻어내며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다만 오랜 진통 끝에 피노체트 헌법의 수명이 연장되고 또다른 정치 충돌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좌우를 막론하고 고도로 발달한 칠레 민주주의에 있어서 후유증을 남길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콜롬비아에서 구스타보 페트로 좌파 대통령 선출 후 인기 폭발(긍정평가 69%), 아르헨티나에서는 인기 없는 좌파 부통령 암살 미수 사건과 함께 2차 핑크 타이드의 물결이 올해 치러질 브라질 대선(룰라 압도적 우세)에서는 어떤 운명을 맞을지 전초전으로써 주목할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출처 목록 링크

https://gksejrdn7.tistory.com/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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