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카자흐스탄 대선 최종결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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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캇 압덴, 누를란 아우예스바예프, 지굴리 다이라바예프, 메이람 카즈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살타낫 투르슨베코바)
2022년 카자흐스탄 대통령 선거 최종결과(투표율: 69.44%[-8.10])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인민연합, 포괄정당, 세속주의, 민족주의): 81.31%
지굴리 다이라바예프(아우일, 중도좌파, 농본주의, 사회민주주의): 3.42%
카라캇 압덴(전문사회복지사전국연합, 사립유치원협회, 여당 출신): 2.60%
메이람 카즈켄(아마나트 노조연맹, 단일 이슈 조직, 노동법 개정): 2.53%
누를란 아우예스바예프(전국사회민주당, 중도좌파, 사회민주주의): 2.22%
살타낫 투르슨베코바(카자흐 아날라르-다스튀르게 졸, 검찰 출신): 2.12%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현 대통령 77.89%p차 압도적 승리하며 재선 확정
지난 이야기: https://blog.naver.com/gksejrdn7/222765277488
지난 21년 1월 10일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내륙국 카자흐스탄에서 총선 및 지방선거가 치러진 결과, 집권 여당 조국의 빛이 2019년 대선에 이어 총선과 지방선거에서도 초압승을 거두었습니다. 다만 득표율과 의석이 2016년과 비교해서 다소 하락한 것에서 보이듯이, 코로나로 인한 투표율 급락 등의 영향은 피하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카자흐스탄은 소련 붕괴 전후로 당시 카자흐 공산당 제1서기장이었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가 줄곧 집권해온 나라로, 무자비한 정적 제거와 부정선거, 극심한 부정부패, 숨막히는 언론통제 및 혹독한 시위대 탄압에 대한 비판을 면치 못했으나, 매우 준수한 경제성장과 핵무기 포기, 민족 갈등 해결 노력, 절묘한 외교노선으로 칭찬받는 등 상반된 평가가 공존하는 중입니다.
이후 27년 간의 초장기집권을 스스로 끝마치고 2019년부터 평화적 정권 이양에 착수하였으며, 집권당 조국의 빛이 장악한 의회에서는 그의 공을 기리겠다며 수도 아스타나를 누르술탄으로 개명하였습니다.
당시에도 누르술탄은 국부 격인 민족지도자(엘바시)로 불리고 조국의 빛 당대표와 국가안보회의 의장, 헌법위원회(헌법재판소 격) 위원을 여전히 맡고 있는 등, 카자흐스탄의 실질적인 최고권력자로 군림했습니다. 게다가 재임 중 통치행위에 대한 면책특권까지 2010년부터 획득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사임은 위장일 뿐, 마치 싱가포르의 리콴유 가문처럼 잠시 타인에게 직위만 맡긴 후 가족이나 최측근에게 실질적 권력을 물려줄 준비를 할 뿐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했습니다.
권한대행을 맡게 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국회의장이 19년 조기대선에서 70% 득표로 압승하였지만, 실속 없는 허수아비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2020년 2월 코로나 사태로 전세계가 비상체제로 들어서기 시작한 가운데, 누르술탄의 장녀이자 후계자로 유력시되던 다리가 나자르바예바 상원의장의 둘째아들 아이술탄이 2월에 영국에 망명을 신청하였습니다.
이후 5월에는 나자르바예바 본인이 토카예프의 서명에 의해 상원의장 및 의원직을 상실했으며, 8월에는 아이술탄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등 나자르바예프 가문을 둘러싸고 석연찮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에 내부권력투쟁이 극심하다는 의혹이 존재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치러진 21년 총선에서 각종 부패스캔들과 코로나 대응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압승하였고 각종 개혁을 주도한 토카예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좀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 와중에, 다리가 나자르바예바 전 상원의장이 하원의원 명단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얽히고설킨 불확실한 정국에서 실권을 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가 코로나 사태 해소 이후로 카자흐스탄의 미래를 놓고 어떠한 선택을 할지가 주변 국가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2년 1월, 액화천연가스(LPG) 가격이 단기간에 무려 2.4배로 오른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극심한 양극화(162명이 국부 55% 차지)에 대한 불만과 겹친 끝에, 지역대표 직선제 및 현 권위주의 체제 개혁 요구로 번지면서 지역 대통령 관저와 공항 등 각종 주요 시설이 무력화되고 말았습니다.
이에 토카예프 대통령은 일부 지역 비상사태 발령과 함께 액화천연가스 가격 원상복귀 조치를 내렸으나, 그래도 시위가 잦아들지 않자 내각 총사퇴에 더해서 전국적 비상사태와 야간 통금을 선포하며 경제적 음모자들에 의한 계획적 시위를 수도 누르술탄에서 반드시 저지해낼 것을 다짐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시위대 내에서 친-나자르바예프파와 친-토카예프파, 반체제 주의자들이 얽히고 설킨 끝에 일부 지역에선 대규모 무력충돌 및 유혈사태로 번졌으며, 토카예프 정부가 이를 진압하기 위해 러시아를 필두로 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을 요청하면서 유혈 진압으로 끝났습니다.
그로 인해 시위 사태를 둘러싸고 토카예프 측의 권력 완전 장악 친위 쿠데타를 위한 명분쌓기라거나, 권력 축소 위기의식을 느낀 나자르바예프파의 반격 시도 실패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위와 같은 시위 배후를 둘러싼 논쟁을 뒤로하고 이번 사건으로 나자르바예프는 국가안보회의의장 직을 포함해서 모든 공직에서 친인척과 함께 사퇴하고 잠시나마 외국으로 출국하여 그 위상이 상당히 깎여 나가게 됐습니다.
한편, 토카예프 정부는 정권 붕괴 위기에선 일단 벗어났지만, 외국군대를 끌어들여 시위를 유혈 진압한 끝에 수백명이 사망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론을 뒤집을 만한 파격적 조치가 요구되고 있었습니다. 마침 기존 체제를 변혁하는데 어떤 식이든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직 대통령의 위세가 약해지긴 했으나 러시아의 입김이 강해진 점은 부담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자흐스탄에서의 군사 개입 등으로 자신감을 얻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 결정을 내리면서 카자흐스탄에 대한 압력이 상당부분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정작 우크라이나에선 졸전을 거듭한 끝에 전략적 패배 위기에 몰리면서 제 코가 석자가 되어 주변국 정세에 신경 쓸 여력이 더욱 없어졌습니다.
개중에서 아제르바이잔 같은 경우는 이 때를 틈타 2020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 승전 기세를 그대로 밀고 나가 러시아 평화유지군 빈 자리를 노리며 아르차흐(나고르노-카라바흐) 완전 병합을 추구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은 시간적 여유를 얻으며 자체 개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토카예프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올리가르히와의 전쟁 선포와 함께 시위 무력 진압에 대해 부분적이나마 사과하고, 집권 여당 명칭을 누르 오탄에서 아마나트(선조들의 언약)으로 개칭하는 절차를 밟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22년 3월 중순엔 대통령 권한 축소, 나자르바예프의 헌법상 국부 지위 및 권한 삭제, 전현직 대통령 집권당 당직 겸임 금지, 현직 대통령 무소속 강제, 대통령 친인척 고위공직자 배제, 헌법재판소 신설, 정당 설립 요건 완화, 사형 금지, 상원 약화 및 하원 강화, 환경 중시 등의 총체적이고 대대적인 개헌안을 내놓으면서 카자흐스탄 제2공화국의 시대를 열 것임을 공언하였습니다.
이러한 탈-권위 추세를 증명이라도 하는 것인지 카자흐스탄은 5월 전승기념일을 러시아와 달리 별다른 열병식 없이 보냈으며, 토카예프발 변혁에 본의인지는 불확실하지만 나자르바예프 대통령 본인이 환영의사를 밝힘으로써 일부 있을지도 모르는 구체제 옹호자들의 격렬한 반발로 인한 국민투표 파토 가능성을 원천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에 국내외 시각 일부는 책임론과 위기를 모면하려는 위장 전술로 간주하고 싸늘한 시선을 보냈으나, 상당수 카자흐 국민들은 27년 만의 국민투표를 통해서 위와 같은 대대적인 개헌안을 승인하여 국가적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대체로 환영의사를 표했습니다.
그리고 22년 6월 5일 치러진 카자흐스탄 국민투표 결과, 카자흐 시민들은 Q-팝으로 대표되는 신 카자흐스탄 시대에 나자르바예프 시대의 러시아와 비슷한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서방과 유사하게 자유민주주의적 친환경 국가노선을 걸을 것이란 토카예프 대통령의 선언에 상당한 호응을 보낸 걸로 나타나며 카자흐의 개혁개방 노선에 대한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한편, 토카예프 대통령은 누르술탄에서 아스타나로의 수도명칭 회귀와 함께 헌법 개정에 따른 체제 변혁 완수를 명분으로 11월 임기 단축을 통한 조기 대선(24.12->22.11) 및 총선(23년 전반기), 그리고 7년 단임제 도입을 선포하면서 아마나트와 카자흐스탄 인민당, 악 졸[밝은 길] 민주당이 형성한 의석 절대 다수(98석/107석, 나머지 9석도 지자체 대표자)를 차지하는 여당연합 인민연합의 지지 속에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할 것임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단임 약속에도 불구하고 옆 나라 푸틴이 그랬던 것처럼 개헌을 통한 임기 연장(5년->7년, 임기 리셋) 및 장기 집권 독재화에 대한 우려와 선거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토카예프는 이를 돌파하려 9월 12일 헌법위원회에 재선 승인 요청을 보내어 허가를 받아내야 했습니다.
원외 야권에서도 해당 시도에 강하게 반발하며 하이룰라 가브잘릴로프(아사르 공공협회), 파티마 비자코바(실용심리학 공공협회), 탈가트 예르갈리예프(카자흐스탄 건설업자 연합, 악 졸[밝은 길] 민주당 소속이나 인민연합 추대 노선에 반발하며 독자 출마), 누르잔 알타예프(무칼마스 공공협회) 등의 인사들이 출마를 선언하였습니다.
하지만 엄격한 소속 법인 형태 및 서류 요건(탈가트 예르갈리예프, 누르잔 알타예프)과 함께 5년 이상의 공직 경력(파티마 비자코바)과 본토 출신(하이룰라 가브잘릴로프)일 것을 요구하는 선거법 때문에 아우일[마을] 인민민주애국당, 전국사회민주당과 같이 21년 총선 등에 이미 참가하여 전국조직력이 어느정도 있는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등록에서부터 막혀버렸습니다.
그 외에도 바큿 자나바예프(카자흐스탄 아마추어 축구협회), 주마타이 알리예프(할륵 인구통계학 공공협회) 등은 전체 유권자의 1% 이상 서명을 요구하는 요건에 걸리며 후보 등록에 실패하였습니다.
이 와중에 대학 경영진들에 의한 국립대학 과학자들의 토카예프 대통령 지지 압력 논란이 터지고, 9월엔 사이버 공격으로 의심되는 요인으로 인한 카자흐 전역 인터넷 속도 저하 사태가 터지면서 러우전쟁 후폭풍(러시아 난민 폭증으로 인한 물가 널뛰기, 제재 회피 사업 폭증, 확전 우려)과 함께 그야말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선거를 맞게 됐습니다.
그런 가운데서 치러진 11월 20일 카자흐스탄 대통령 선거 결과, 예상되었던 것처럼 토카예프 대통령이 혼자서만 5%를 넘는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 재선에 성공하였습니다.
조기 대선을 통한 임기 연장 논란 및 시위 무력 진압, 나자르바예프 시절 독재 동조와 같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야권의 대안 역시 신통찮은데다 어려운 시기에 나름의 진보적 개혁을 추구한 것이 카자흐 시민들에게 그래도 다시 한번 믿어보자는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선거가 끝나자마자 완전한 공정선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유럽연합 선거 참관단의 추방을 선언하고 관련 기구의 인권 문제 제기에 항의하는 등, 그동안의 개혁이 위기 회피용 당근 던지기가 아니냐는 대한 내부불안을 불식시키기 어려운 모습을 보이면서, 대선 결과를 축하하며 협력의사를 보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타 서방국들의 완전한 서구민주주의 전향 기대와는 아직 거리가 먼 행태를 보이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더해 우크라이나에서의 부진으로 나토의 동진에 대한 편집증적 강박이 더욱 심해진 러시아 강경파들이 러시아계가 상당한 지역들(발트 3국, 몰도바 동안, 우크라이나 남동부, 조지아 친러파 소수민족 지역), 그 중에서도 카자흐스탄(약 19%)에 대해 서방과의 협력에 대한 의구심을 계속해서 보이며 극단적인 경우 탈 나치화를 명분으로 무력을 동원할 가능성을 대선 직후에도 지속적으로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중립 줄타기 와중의 친-러시아 경제 노선을 통한 대러 제재 반사이익 챙기기에 치중하는 카자흐스탄 정부에서도 조금씩 외교적 불만을 표하고 효용성을 잃어가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로부터 발을 빼며 자체 국방비 증액 및 인력 확충에 열을 올리는 위태로운 지경입니다.
이 때문에 카자흐 정치가 대형 변수 없이 완연히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는지 판단하는 건, 23년 전쟁의 승패가 상당부분 가려져 구소련 국가들에 그 파급이 전해진 후에 치러질 카자흐 총선에서의 다변화 정도에 따라 분명해질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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