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코스타리카 대선 최종결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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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커피열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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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차베스 로블레스, 호세 마리아 피게레스 올센)


(진한색호세 마리아 피게레스 올센 승리 지역)


2022년 코스타리카 대통령 선거 2차 투표 최종결과(투표율: 56.76%[-9.69])


로드리고 차베스 로블레스(중도-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당): 52.84%(+36.06)

호세 마리아 피게레스 올센(중도-중도좌파, 민족해방당): 47.16%(+19.88)


로드리고 차베스 로블레스 대통령 당선 확정



지난 2월 6일 중미의 민주주의 모범국가 코스타리카에서 치러진 대선 1차 투표 및 총선이 역대급 기권 속에서 3월 24일 부로 최종 개표된 결과, 제1야당 민족해방당 호세 마리아 피게레스 올센 전 대통령(1994-1998)이 1위로 결선에 진출한 것은 예상대로였으나 두 자릿수도 넘기기 어려워하던 로드리고 차베스 로블레스가 깜짝 2위로 결선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이는 파브리시오 알바라도 무뇨스 신공화국당 후보 혹은 리네스 사보리오 차베리 사회기독통합당 후보가 2위로 결선에 진출할 것이라는 기존 여론조사 예측과는 상반되는 결과였습니다.


지난 2018년, 기독교 복음주의와 우익대중주의적 가치관으로 중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던 파브리시오 알바라도 무뇨스 국가재건당 후보가 미주인권재판소(코스타리카는 일반적으로 판결 수용)의 동성 결혼 허용 판결 공개 반대 속에서 깜짝 돌풍을 일으키며 1차 투표 1위에 올랐습니다.


이에 불안감을 느낀 중도유권자들을 중심으로 코스타리카판 반-극우 공화국 전선(극우 후보에 대항한 프랑스의 거국적 연합 의미)이 성립되어 2위로 간신히 결선에 오른 중도좌파이자 주요 후보 중 유일한 동성결혼 찬성파였던 카를로스 알바라도 시민행동당 후보가 예상 밖 정권 재창출(60.59% Vs 39.41%)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충성 지지층 부족에다 원내 소수당(16.27%, 10석)으로서 태생부터 제약이 크던 시민행동당 2기 정부 인기가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극심한 실업률(약 15%)과 인플레이션, IMF 구제금융 사태로 바닥을 치고 말았으며, 대선 직후 과반 확보를 위해 이루어졌던 민족해방당과의 범좌파연정마저 깨지게 됐습니다.


2.15%의 소수를 제외하고 실망한 대부분의 시민행동당 유권자들 민족해방당광역전선으로 흡수되며 온건파강경파가 나뉜 상황에서, 반정부여론을 타고 2018년 대선 패배 이후 절치부심하며 신공화국당을 창당했던 파브리시오 알바라도 무뇨스 후보 돌풍이 다시금 일었습니다.  


이에 반해 역사와 전통의 좌우 중 하나에 중도우파 제2야당으로 무뇨스에 비해 온건한 우파적 대안이던 사회기독통합당이 두드러지던 상황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차베스 후보의 돌풍에 둘 다 휩쓸려나간 모양새입니다.  


시민행동당 정부 재무장관(2019-2020) 출신인 차베스 후보는 남미의 악명 높은 동명이인 극좌 정치인과는 달리 비슷한 포지션인 마크롱과 흡사한 감세정책에 중점을 둔 중도주의자적 경제관과 함께 다소 중도우파적 사회정책(강간피해 시 낙태 허용, 의료용 대마초 합법화, 안락사는 반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 본인보다도 인기 있는 Pilar Cisneros Gallo 수도 산호세 국회의원 후보와 함께 현 정부와도 각을 세우고 정치적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며 피게레스의 약점인 부패스캔들을 겨냥한 반부패 기치에 중점을 둔 반체제적 대중주의 캠페인을 지속하는 중입니다.


이와 대비되게 호세 마리아 피게레스 올센 후보는 인기있는 대통령이었던 아버지의 후광과 후보 본인의 90년대 대통령 경험을 근거로 안정적 국정운영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면서, 경제와 기술 개발, 실업률 및 재정 적자 완화에 초점을 둔 온건 중도적 경제관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1차 투표 이후 대부분의 결선 여론조사에선 돌풍을 일으킨 차베스 후보가 경제 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무기로 대부분의 스포트라이트를 점유하면서 이점을 누린 끝에 두 자릿수 대, 최대 24%p차로 크게 앞서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결선 투표가 다가오면서 오랜 기간 총선 및 지방선거에서 탄탄한 지지기반을 형성한 민족해방당 지지층이 결집하고, 차베스의 가정폭력 의혹과 세계은행에서 성희롱 논란으로 사임하게 된 배경(차베스는 문화적 차이로 인한 오해라고 해명)이 부각되는 동시에 차베스 캠페인의 자금 출처가 의심받으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조사에선 오차범위 내(5.2%p)로 격차가 줄어든 것도 모자라 Demoscopia에선 2-3.6%p차로 역전되기까지 한 것입니다. 


다만, 둘 중 누가 결선에서 승리해도 단독으로는 과반 미달이 될 것이 분명한 만큼, 그나마 비슷한 성향인 끼리 연정(19+10)을 통한 과반 확보 시나리오(57석 중 29석)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4월 3일 결선 투표가 치러지며 개표가 매우 오래 걸리는 해외투표자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확인되면서 98.41% 정도 개표 된 결과, 막판 악재로 인한 차베스의 지지율 주춤 및 일부 조사에서의 역전에도 불구하고 접전 끝에 차베스 후보가 약 5.68%p차로 승리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피게레스 후보51.2% 정도를 득표한 수도 산호세를 중심으로 국토 중앙부 살짝 남쪽 지역에서 승리했으나, 해안가를 둘러싸며 나머지 지역에서 승리한 차베스 후보를 꺾지 못했습니다.


2위를 한 피게레스 전 대통령은 패배 확정 직후 즉각 승복선언을 하면서 당선자에 대한 덕담을 건냈으며, 차베스 당선자는 코스타리카 국기인 삼색기 아래 국민들을 단결시킬 것이라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들과의 지속적인 협치를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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