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을 만드는 자동차 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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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회사가 자동차 판매로만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다른 자동차 회사로부터 연구 용역을 수행하거나 남의 차를 대신 생산해서 돈을 버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여러나라와 제조사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유럽에서 그런 경우가 활발했다.
개붕이들은 관심 없겠지만.... 포르쉐는 회사가 가난하던 시절인 90년대 초반, 벤츠 E클래스의 고성능 버전인 500E를 설계하고 생산까지 도맡아 돈을 벌었다. 자동차 회사의 통상적인 돈벌이 수단은 보통 이정도가 전부인데. 가끔은 의외의 물건을 파는 경우도 있다.
바로 식품이다. 오늘은 자동차가 아닌, 식품을 파는 자동차 회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1. 폭스바겐-소시지
사실 폭스바겐이 만드는 소시지는 너무 유명하다. 폭스바겐은 매년 700만 개 이상의 소시지를 생산하고 판매한다. 또한 순정 부품과 마찬가지로 품번 <199 398 500 A>까지 부여했다.
폭스바겐이 소시지를 만들기 시작한 건 지난 2차세계 대전부터다.
공장 노동자 점심으로 배급하려고 소시지 공장을 인수했고 폭스바겐 상표를 붙여 팔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독일 대형마트, 수퍼에서도 폭스바겐 소시지를 구매할 수 있다. 참고로 개붕이는 폭스바겐 소시지를 주문하기 위해 국내 폭스바겐서비스센터에 소시지의 순정 부품 품번으로 주문을 의뢰했는데, 품번 조회가 안된다고 한다. 즉, 국내에선 주문이 안된단 얘기(사실 당연하지만).
2. 롤스로이스, 벤틀리, 포르쉐의 꿀
롤스로이스(BMW그룹), 벤틀리, 포르쉐에서는 꿀을 생산한다. 얘네는 도대체 왜 양봉 사업을 하는 것일까...
가장 많은 꿀을 생산하는 브랜드는 포르쉐다. 환경보호 측면을 내세워서 그렇다고 한다. 2017년부터 라이프치히에 위치한 자체 테스트 코스 근처에서 150만여 마리 꿀벌을 기르고, 연간 400kg의 꿀을 생산한다. 라이프치히 고객 서비스센터에서 팔고 병당 8유로(1만원 정도).
롤스로이스도 2017년부터 영국 굿 우드 공장에서 25만마리 꿀벌을 기른다. 포르쉐랑 같은 이유다. 환경보호 측면 어쩌구..
근데 얘네는 수확한 꿀을 팔지 않고 고객한테 기념품으로만 준다고.
벤틀리는 2019년부터 영국 크루 공장에서 12만 마리 꿀벌을 기르기 시작했다. 벤틀리는 왜 양봉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위에 두 회사랑 비슷한 이유겠지 모..
얘네도 꿀을 팔지는 않고 공장 방문객에게 기념품으로 준다고 한다.
유럽 자동차 회사의 꿀을 맛보고 싶다면, 포르쉐 라이프치히 서비스센터를 가거나, 벤틀리 공장에 견학가거나, 롤스로이스 사거나 셋 중 하나.
3. 현대자동차의 쌀, 소고기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에서도 식품을 판다.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인데, 얘네는 쌀이랑 소고기를 생산해서 판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에 '현대서산농장'이 있는데 여기서 만드는 것.
참고로, 서해안고속도로 타고 서해대교 지나서 조금 더 가다보면
서산농장이 고속도로 좌측편에 보인다...
현대자동차가 아니라 현대서산농장이 만드는데 왜 현대자동차 꺼냐고 하냐면... 현대자동차그룹이 운영하는 곳인데다 왕자의 난 이후로 가업 적통성에 대한 명분이 있는 기업이기 때문.
범 현대그룹의 모체가 현대건설이었고, 왕회장이 말년에 애지중지했던 계열사가 현대서산농장이다보니 MK가 중요하게 생각한 계열사가 바로 현대서산농장.
2011년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회사이름을 현대자동차그룹으로 바꿀 정도로 현대그룹의 적통을 이어받았다고 대외에 자랑했는데, 그 적통에 대한 증거가 현대건설과 현대서산농장이다.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현대서산농장도 넘겨 받음.(현대건설 소유 였음.)
서산농장 가면 왕회장 집무실이랑 숙소도 그대로 남겨 놨고, 생전에 타고 다니던 갤로퍼도 보존해놨다.
여튼 그래서.. 현대자동차그룹=현대서산농장 이란 얘기....
현대그룹 왕자의난과 현대자동차그룹이 다시 적통성을 찾기까지 썰이 좀 많은데 내가 말재주가 없어서... 이건 나중에 개드립에 풀어볼께
현대서산농장에선 소도 키우고 쌀도 생산한다. 여기서 생산하는 쌀이랑 소고기는 현대백화점에 납품하고 현대백화점의 급식계열사인 그린푸드를 통해 현대자동차그룹 직원 급식으로도 쓰인다. 재료는 좋은데 그린푸드가 만드는 현대차 급식 맛은 별로다. 참고로 쌀은 일반한테도 판다.
번외, 주방기구를 만드는 푸조
자동차 회사 중 가장 오래된 곳이 어디라고 생각함?
당연히 푸조 얘기를 한다고 했으니 푸조겠지...
근데 푸조가 오래된 이유가 재밌는 게... 원래 생활용품 만들던 회사였기 때문에 회사 연혁자체가 오래된 것이다.
푸조는 1810년 철제 농기구를 시작으로 금속으로 된 소품들을 만들고 다양한 주방용품을 만들어 팔기시작했다. 지금도 푸조에선 후추 그라인더 같은 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