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깔았다가 휴대폰 던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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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언젠가 술마시고 싸이월드 앱을 깔았다.

난 그러면 안됐다.

깔아놓고 아이디까지는 복구됐는데,

복구중이라는 문자만 뜨고 사진첩에는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싸이월드 복구됐다더니 ㅎㅎ 옛날사진

오랫만에 보고싶었는데 아~ 아쉽네 ㅎㅎㅎㅎ

 

 

하고 안심했는데...

(실은 똥줄이 탔는데)

 

사무실에서 폭풍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는데

한줄의 앱 알림이 떴다.

 

 

-노동자님의 사진첩이 복구되었습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사진첩을 열었다.

 

오 마이... 갓...

 

 

 

거기엔 온갖...

 

나의...

 

 

흑역사와... 샤기컷과...

 

비니모자와... 힙합바지와...

 

akg 헤드폰과...

 

sg워너비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애니메이션과...

 

ㅆ발 넌 왜 담배물고 사진찍었음?

 

 

 

내가 로젠메이든을 봤다고?

본적이 있다고? 뻥치지마! 그딴거 난 몰라!

 

 

사진첩을 한 세번 쯤 스크롤해서 내리다가

 

씨발 이건 내가 아니야 이새끼 누구야

 

하면서 휴대폰을 사무실 쇼파에 집어던졌다.

 

 

 

 

 

다른건 몰라도 레이브 오프닝을 들으며 존나 멋있는 척

청계천을 걷던 그 사진을 보자마자 진짜 그시절로 돌아가

나새끼를 존나 뚜드려패고 싶은 마음뿐이였다.

 

 

내가 한건 맞긴 한데 이건 내가 아니야...

 

 

 

 

 

#2

 

오븐 기름때를 제거해주는 약품이 있다.

'피부에 닿는 즉시 물로 씻어내세요' 라는 말에

뭐야 얘는, 하고 장단지에 소량을 슥 발라봤는데

(이딴데서 호기심이 만땅임)

 

다리붙잡고 진짜 한 세바퀴 뒹굴었다.

파리넬리냐 울게하소서 시발거...

개따갑고 빨갛게 부어오르고 바로 찬물에

다리를 씻어냈다.

같이 사업하는 동생이 납품다녀와서 날 보더니

 

"또 하지말라는거 했구만" 하고 한숨을 쉬었다.

 

 

난 어디서부터 잘못된 놈일까.

 

 

 

 

 

#3.

 

요새 골프를 치는데, 드라이버로 230을 날린 이후로

난 혹시 타이거우즈의 또 다른 영혼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졌다.

 

7번으로 120을 날린 이후로는 혹시... 나... 풀스윙의

화신인가? 그래! 난 사실 타이거우즈와 영혼을 공유하는 

중이였어! 하면서 스텔스 드라이버 알아보고 아주 생 

지랄염병을 떨었고

 

신나서

18홀 2세트를 한큐에 돌았다가 아침에 못일어날 뻔 했다.

심지어 마지막 3홀은 더블파로 3연속 더블파로 침몰했다.

 

허리랑 다리 무릎 팔 어깨 안아픈데가 없다.

 

 

근데 퍼팅병신이라 컵을 봐도 손이 안따라준다.

한달차에 100타 깼으면 나름 준수한거같은디.

(영혼까지 끌어쓴 멀리건은 우리들만의 비밀로 해요)

 

 

요새 은둔고수님을 만나 저렴하게 레슨받는 중인데 이분

스크린 가면 가끔 공짜로 시켜줘서 너무 좋당.

 

 

첫만남에 "허허 내가 아는 사람은 다 잘쳐야돼." 하면서

그립부터 다시 알려주시던 사부님에게 충성을 다해야겠다.

 

 

 

 

#4.

 

 

내 인생 두번째 사업이다.

첫번째 사업을 말아먹은 이유가 뭔지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이제는 스크린 가는 시간 빼고는 거의 사무실에 붙어있다.

열심히 하는 만큼 성과가 있어서 좋긴 한데 하루 수면시간이

5시간을 넘겨본적이 없다. 아 젠장!!!

 

돈벌어서 에쿠스vs380 타고

회장님 소리들을때까지 개열심히 해야겠다.

 

나도 정치자금 누구한테 잘못줘서 매스컴에 대문짝만하게

나오고싶다! 막 링겔꼽고 환자복입고 아 콜록콜록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콜록콜록 이만하겠습니다 하면서 제길.

 

 

 

 

 

 

 

그냥,

 

새벽 두시 이후로 잠을 못자서 내가 뭔 소리를 쓰는지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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