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 영화 중 Best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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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데, 올해는 예년에 비하면 거의 절반 정도밖에 보질 못했네요. ㅠㅠ
올해부터 새로 시작한 일이 참 힘들어서, 휴일이면 그저 집에서 혼술 조금 하다가 잠들기 일쑤.
그래도 한 해를 마무리할 때가 되니 나름의 베스트를 꼽아보고자 합니다.
제가 꼽는 2023년의 최고 영화는 '이니셰린의 밴시'입니다.
요걸 보고 제일 먼저 생각난 게 '고도를 기다리며'였는데 그 작품처럼, 뭐랄까 부조리극의 향취를 느꼈구요.
이 깝깝하고 답답하고 비극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무척 돋보였습니다.
(알아보니 마틴 맥도나 감독이 직접 쓴 희곡을 영화로 만든 경우더군요. 감독은 고향 영국에서 원래 연극 연출자였다고)
그리고 '오펜하이머'도 빼놓을 수 없죠.
개봉 전엔 한 과학자의 일대기를 영화로 도대체 어떻게 만들까 굉장히 궁금했는데, 역시나 놀란 감독의 유려함이란!
동시에 놀란 감독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면 굉장히 이질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나 친절(?)하다니.
덧붙이면, 개인적으로 놀란 감독의 영화들 중 딱 한 편 '프레스티지' 빼고 전부 다 봤는데, 전부 다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ㅋㅋㅋ;;;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Vol.3'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가 결코 가볍지 않은데, 루저들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제임스 건 감독이 그걸 똘똘하게 해냈네요.
정치적 공정함이란, 그저 유색인종 배우나 성소수자나 장애인 캐릭터를 기계적으로 배치한다고 해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란 걸 이 '우주적 모지리'들이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긴~ 엔딩 크레딧이 모두 끝나고 나온 위의 이미지를 제가 참 좋아합니다. ^^
그리고, 말이 필요 없는 '서울의 봄'도 올해의 영화 베스트에 당연히 꼽혀야죠.
전 2회 관람을 했습니다. 거의 개봉 하자마자 봤는데, 어느 날 아부지가 뉴스에서 이 영화 얘기가 많이 나온다고, 보고 싶다고 하셔서
아부지랑 어무니 모시고 다시 가서 봤네요.
정우성 배우로선 첫 천만 영화가 됐고, 개인적으론 인생 캐릭터를 '서울의 봄'에서 만나지 않았나 싶구요.
아무리 생각해도, 전두환 이 새키는 너무 곱게 죽었어요.
'밀수'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 작품은 좀 과소평가 되었다고 생각하구요.
500만 관객이 든 영화더러 과소평가 되었다고 하면 좀 웃기지만, 영화가 거둔 성취에 비해서 그렇다는 겁니다.
진짜 완벽한 상업영화라고 생각. 이전까지 한국영화 중 최고의 상업영화는 '타짜'라고 생각했는데,
'밀수'가 그에 비해 더 나으면 나았지 결코 못할 건 없다고 보이네요.
특히 70년대 사이키델릭 내음이 풀풀 나는 그 OST 선곡! 장기하 음악감독의 선구안도 좋았구요.
류승완 감독은 진짜 '찐' 영화광 출신이란 걸 가감 없이 보여줬습니다.
위에 이야기한 영화들 외에 '엘리멘탈'이나 '파벨만스' 같은 영화들도 기억에 남네요.
여러분의 올해 베스트 영화는 뭔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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