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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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는 1917년 12월 30일 만주 북간도 명동촌에서 아버지 윤영석과 어머니 김용 사이의
4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명동소학교, 은진중학교를 거쳐 평양의 숭실중학교로 편입하였으나
신사참배 거부 사건으로 폐교 조치되자, 광명중학교를 졸업하고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하였습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릿쿄대학 영문과에 입학하였다가 교토 도시샤대학 영문과로 편입하였습니다.
15세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연길에서 발행되던 '가톨릭 소년'에 여러 편의 동시를 발표하고
그 외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에도 시를 발표하였으며, 문예지 '새명동'발간에도 참여하였습니다.
대학 시절 틈틈이 쓴 시 19편을 골라 시집을 발간하고자 하였으나 그의 신변을 염려한 스승과
벗들의 만류로 뜻을 보류하였습니다.
1943년 독립운동을 모의한 사상범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징역 2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1945년 2월 16일 광복을 여섯 달 앞두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하여 고향 용정에 묻혔습니다.
일제의 생체 실험 주사에 따른 희생으로 추정될 뿐 지금까지도 그의 죽음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1948년 유고 31편을 모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간행되었고,
1968년에는 연세대학교 내에 그의 시비가 세워졌습니다.
<또 다른 고향>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속에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 짓는것이 내가 우는것이냐
백골이 우는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것일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별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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