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혁. 관종이란 병은 언제나 애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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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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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발 아자씨 얘기를 해 보면 얘기가 좀 더 와닿을 것같다. 요즘 그분 패러디들이 풍년인 것같다. 개그맨들이 가발 쓰고 나와서 똑같이 흉내를 내는데 보는 사람들이 배꼽을 잡고 웃는다. 

이 분은 인기는 커녕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같다. 

인기란,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시작된다. 

근데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는 것은 의도 대로 잘 되지 않는 일이다. 

어떤 사람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는데도 관심의 촛점이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아무리 관심을 받고 싶어 날뛰어도 인기는 커녕 비호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정우성이 처음 스크린에 데뷔한 게 30년 전. 고소영과 함게 나온 '구미호'였다. 그는 원래 커피집에서 알바하는 청년이었다. 거기서 바로 영화 관계자의 눈에 띄어 캐스팅됐었다. 근데 영화에서 정우성의 연기는 도대체 눈 뜨고 볼 수가 없을 정도로 형편 없었다. 그 자신도 필름 다 사서 폐기하고 싶다고 지금도 부끄러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우성은 대중의 엄청난 관심을 받는다. 이런 게 스타 탄생이다. 발연기라느니 대본을 못 읽는다느니 아무리 얘기들 많이 해도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게 인기 (popularity)란 것이다. 


가발 쓰고 키높이 구두 신고 나와서 폴짝폴짝 뛰고 신문사 사주들이 밀어주고 공권력, 언론기자들 다 동원해서 '떠보고 싶어서' 제아무리 온갖 짓을 다 해도, 대중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데 실패할 수가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인기를 얻긴 커녕 비호감과 혐오의 대상이 되고 말 수 있다. 그 후로도 인기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해 '관종'따위로 전락해 버리면 인생이 비참하고 쓸쓸해진다. 


나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아나운서 학원 학생들에게 외모 관련 컨설팅을 해 준 기억이 있다. 이들과 얘기를 나누고 또 학원장들과도 얘기하면서 내가 느낀 건, 대중적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돈과 빽으로 잘 안 되더라는 점이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외모는 (남자의 경우) 살집이 좀 있는 인상이다. 반대로 '족제비상'이라고 해서, 얼굴에 살집이 박약한 인상을 매우 부정적으로 보곤 한다. 

또한 여성들이 남성을 볼 때는 따스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선호하는데, 특히 꽉 막혀 보이고 고집센 인상의 남성에 대부분 질색들을 한다. 뿔테 안경에 남을 볼 때 눈을 내리 깔고 보는 남성이 있다면 그 태도만으로 벌써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거의 회복 불능의 마이너스가 된다. 


또 하나 굉장히 중요한 게 음성인데, 특히 남자인데 음성이 높으면 아주 거슬려한다. 대부분은 중저음의 낮은 피치 음역의 말소리를 좋아한다. 

근데 내 생각에 그 어떤 것보다 대중적 호감/비호감에서 더 중요한 요소는 '말투'이다. 흔히들 '재수없는 말투'라고들 하는 것이 있다. 첫째 한국인들은 너무 말이 빠른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말이 많은 만큼 헛소리도 많을 것이라고 짐작하기 때문이다. 또 촉새같이 떠들어대고 따지듯 말하는 사람은 인격이 낮다고 느끼며, 반대로 진중한 말투를 가진 사람을 '군자'로 인식하고 신뢰를 주는 경향이 있다. TV방송 아나운서들이 말할 때의 그 말의 속도, 말투 정도가 가장 표준적이고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말투라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학생들에게 외모 컨설팅하면서 들려준 얘기는 이런 것이다. 눈이 작다면 성형으로 크게 키울 수 있고 코가 낮다면 높이 세울 수 있다. 머리숱이 적으면 모발이식을 할 수도 있고 가발을 써도 된다. 그런데, '재수 없는 말투'와 듣기 싫은 음성은 나는 고칠 방법이 없다. 그러므로 그 부분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로부터 그것부터 잘 다듬으시라고 권고했었다. 

하지만 음성이나 말투 등에서 벌써 너무 엇나가서, '쟤는 아무래도 아나운서감이 아닌데, 쟤는 배우감이 아닌데' 싶은 느낌을 주는 학생들도 몇몇 있었다. 

마찬가지로, 정치인으로서 "저사람은 정말 아닌데"싶은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관종병에 걸려서 열심히 폴짝폴짝 뛰며 사람들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걸 보면 애처로와 보이기까지 한다. 

돈과 권력으로 밀어줘서 되는 일이 있고 안 되는 일이 있는데 인기라는 게 그렇다. 


사람들의 인기를 받고 있다고 착각하며 계속 관심의 대상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자를 보통 '관종'이라고 부른다. 이게 심각한 수준에 이르르면 '관종병'이라고 부른다. 한국의 '팬덤 정치'가 위험하다고들 한다. 그런데 팬덤정치보다 더 큰일은 소위 '관종 정치'가 아닌가 싶다. 이런 관종들 꼴이 너무 보기 싫다며 아예 뉴스만 나오면 꺼버리고 정치 무관심화 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참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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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 자신도 급작스럽게 됏통이 되었으니 후계자를 스타 정치인으로 만들 수 있다 생각해, 온갖 언론을 동원해 저 짓을 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상댸가 인간미가 아주 부족한 관종이라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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