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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휘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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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3시간  · 


며칠 전,

검찰이 직권으로 재심 청구하고

제주 4.3 사건 피해자들에 대해 무죄 구형하여 

공판 첫날 40명 전원에 대해

무죄 선고가 되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2012. 12. 과거사 재심사건에서 

무죄 구형을 하기 위해

검사로 죽으리라...

공판검사석에서 공포를 떨쳐내느라

몸을 떨며 구형해야 했던 검사로서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절로 감개무량해지지요.

10년 전엔 모든 걸 걸어야 했던 일인데

그래서, 검찰에서 미친 X이 되었는데,

이제 대검 지침에 따라 

당연히 무죄 구형을 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공익의 대변자인 검사는 무죄를 무죄라고 말해야 한다는 저와

피고인을 기소한 검사는 유죄 판결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법무부간

서류 공방전 끝에 2017. 10. 비로소 승소 확정되었으니

따져보면, 5년 전까지

법무부와 검찰은

검사는 무죄 구형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었고,

3년째 진행 중인 국가배상소송에서 

‘과거사 재심 사건 무죄 구형건으로 한 정직 4개월의 중징계가 잘못이 아니다’라는 여전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요.

속내를 들춰보면 변함없는 법무검찰이라 답답합니다만…

2019. 6.

대검은 <과거사 재심사건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직권으로 재심 청구하고 무죄 구형하라고

일선에 지침을 내렸기에,

권력의 보수화에도 불구하고 

과거사 재심사건에 있어서만은

검찰은 이제 예전으로 회귀하기 어렵습니다.

검사들이 직권 재심을 청구하고,

무죄 구형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되었습니다만,

당연한 것이 절로 당연해진 것은 결코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거름이 되어 

희망이 싹을 틔우고 하늘로 가지를 뻗어 올립니다.

그 피와 땀과 눈물을 짓밟은 검사가 아니라

그 피와 땀과 눈물을 지켜낸 검사였음에

감사하고 안도합니다.

이번 주중 재정신청을 할 계획이라 

재정신청서를 마무리짓느라 

주말 내내 분주했습니다.

백지구형의 적법성, 직무이전지시의 주체와 행사요건에 대해

징계취소소송 끝에 귀한 판례 하나 만들었듯,

검찰총장의 직권남용에 대한,

하여,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의 디딤돌 판례 하나

더 받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주 4.3. 등 국가폭력 피해자들과 사법 피해자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피해 회복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공직자의 마땅한 의무라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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