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의 인정과 사과, 그 진정성을 겪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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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칼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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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점심때 아이와 천호동 현대백화점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홍콩식 대중음식을 판다는 가게에서 저는 매운소고기도삭면을, 아이는 닭고기조림 솥밥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제 음식은 벌써 나와서 반 정도나 먹기까지 아이의 음식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나던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얼마간의 확인의 시간을 거쳐서 밀크티 한 캔을 가져오고는 "주방의 주문이 밀리다보니 솔직히 주문이 안 들어간게 확인되었습니다. 너무 죄송해서 음료를 드리고 잠시만 기다려주시길 양해 구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상황 설명과 담백한 실수의 인정, 적절한 보상까지, 비굴하지 않으나 진정성 있는 사과에 흔쾌히 기다림을 선택하였습니다.


사과의 의미로 탄산음료가 아닌, 밥 값의 절반 정도인 6,000원짜리 밀크티 캔을 가져오는 배포도 돋보였구요.


저 직원이 누군지 저는 처음보는 분이지만, 분명 나름 성공하는 인생을 사시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변호사 일을 하면서, 종종 소송이나 소송 외로 당사자 간에 조정을 통한 합의를 진행하는 업무를 하는데, 대부분의 당사자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도리어 큰 목소리를 내다가 조정은 커녕 더 큰 감정대립으로 판이 깨지는 경우를 보곤 합니다. 누가봐도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잘 풀릴 만한 일이라서 서로가 이익이 될게 뻔한데도, 그 인정과 사과가 참 어려운 일이구나 라는 웃픈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번 음식점에서의 일은 비록 주문 착오를 겪었지만 기분 나쁘지 않은 해프닝이었고, 사과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여서 좋은 기억이 남아 짧게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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