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새만금 '녹색 사기극´과 희망, '수라' - 아름다움을 본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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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요즘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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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가족 같은 어르신(전형적인 다까끼 신격화 세대)과 식사 자리에서 이야기하다가 잼버리 야영지인 새만금 얘기를 나눴습니다.

타지에서 이미 사십년 넘게 지내신 그 분 고향이 바로 새만금 지역, 만경입니다.

얼마 전 가보시니 고향이고 뭐고, 그 풍요롭던 갯벌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씁쓸해 하십니다.


2003년, 새만금 갯벌살리기 삼보일배 아시나요? 

저는 당시 근무하던 사무실 앞에서 합류해서 한 두세 시간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그러니, 305km 65일 동안 하신 연로하신 여러분은 그 후유증으로 얼마나 고생하셨을지 아찔합니다.

일배, 일배 자신의 생명을 깎아 내려갔다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길을찾아서] 부안에서 청와대까지, 새만금 반대 ‘삼보일배’ / 문정현, 한겨레(2010)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39468.html
어떻게 부안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로 간다는 말인가. 죽자고 하는 일 아닌가. 턱도 없는 일이라 규현 신부와 수경 스님을 계속 말려보았지만 그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제발 그 출발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간절한 바람도 부질없이 2003년 3월38일, 틱낫한 스님이 함께 명상하는 가운데 드디어 부안 해창 갯벌에서 네 분의 성직자들이 삼보일배 길에 올랐다. 당시 이라크 전쟁 문제도 중요한 시국 현안이어서 이분들은 ‘전쟁 반대, 생명 평화’를 함께 기도 주제에 올렸다. 나는 마음이 타들어갔다. 그래서 새만금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로 가는 이 엄청난 사건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날그날 영상을 만들어서 인터넷에 띄우기로 했다.


1. 새만금이 개발(간척)된 이유

새만금은 지극히 정치적인 이유로 개발됐습니다. 식량안보로 시작했지만 실은 지역 선거 민심을 얻기 위한 이상 이하도 아니죠.


오락가락 새만금 개발사, 한국경제(23.8)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3081017221
"군산·부안 일대는 박정희 대통령 때인 1960년대부터 부족한 농지 확장을 위한 간척 대상지로 검토됐다. 5공 때도 추진하다가 경제성 문제로 접었던 서해안 간척사업이 다시 등장한 것은 1987년 대선 때였다.  노태우 민정당 대통령 후보가 호남 표심을 겨냥해 새만금 간척사업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1991년 11월 방조제 건설의 첫 삽을 떴지만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1996년 시화호 오염 문제의 여파가 새만금으로 번져 환경단체와 소송을 벌이느라 2006년까지 사업이 중단됐다. 우여곡절 끝에 방조제가 2010년 4월 준공되고 새만금종합계획개발이 확정됐으나 끝이 아니었다.
새만금은 태생적으로 ‘정치적’이었다. 전북 도민의 숙원으로 포장된 새만금 사업은 역대 대선 후보마다 거부할 수 없는 이슈였다. 그러나 환경 이슈가 커지고 쌀 소비량이 줄면서 새만금을 농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만금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토로했을 정도였다.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새만금 토지의 28%를 비농지로 개발하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후 정권마다 새만금 청사진이 달라졌다. 이명박 정부는 ‘한국의 두바이’를 내세웠고, 박근혜 정부는 한·중 경협단지, 문재인 정부는 재생에너지단지 조성을 표방했다. 윤석열 정부는 새만금 국가산단을 2차전지 특화단지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2. 새만금이 개발(간척)되면 안 되는 이유

세계적인 생태 서식지를 아무 쓸모 없는 간척지로 만드는 헛짓이 현재 진행형입니다.


새만금 지역을 포함하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은 세계 5대 연안습지(갯벌)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나라 연안의 어족 구성이 변화하는 것은 기후변화 외에도 갯벌 간척이 큰 이유 중의 하나라고도 하죠.

갯벌은 엄청난 생태적 가치 뿐만 아니라 산업면에서도 장기적으로 큰 가치를 가집니다.

그런데, 남아도는 농지를 조성하기 위해 수십조원을 들여 갯벌을 메우고는 정작 아직도 어디에 써야할지도 모르죠.

인근 군산 산업단지도 현중, GM 나가면서 황폐화됐는데 새만금???


2003년 당시, 새만금 개발 타당성 평가를 위한 수질 모델링 실무 연구진이 제 동료들이었기에 실시간으로 상황을 들었습니다.

전공은 다르지만 같은 대학원 은사님이 연구총책임자이셨는데 정말 온 몸을 던져 개발의 부당성을 알리고자 하셨지요.

새만금이 검은 죽음의 호수로 변한 시화호의 길을 걸을 것이 틀림없다는 학자의 양심으로요.


한국에서 이뤄지는 생태학살, 간척에 대하여, 임병선, 뉴스펭귄(22.9)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2342
경기 앞바다에 방조제를 지어 만든 인공호수 시화호에서는, 육지 방향 안쪽부터 차근차근 간척이 이뤄졌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시화지구(대송단지) 대단위농업개발사업’을 시행할 때 조류 서식지를 마련하기로 한강유역환경청과 협의했다. 공사 측은 공사를 대부분 마친 2014년, 사후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사후환경영향조사 시 법정보호종을 포함해 조류 현황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계획된 인공습지 및 유수지지역(77.8ha)에 조류가 도래할 수 있도록 설계를 완료하고, 공정계획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시화지구에 조류 대체서식지는 없다. 한국농어촌공사 화안사업단은 “농지 개발이 도중에 일시 중단돼 대체서식지도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뉴스펭귄>에 최근 밝혔다. 사업단 측은 내년 중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3. 잼버리 부지 조성에 2천억원?

새만금에는 이미 쓸모 없는 땅이 널렸습니다. 굳이 추가 부지 조성을 한 이유는, 잼버리로 알박기해서 굳은자 만들려는 거죠.

기존 간척지를 이용하거나, 잼버리에 필요한 지역만 조성해도 될 일이었습니다.


"새만금사업 성공 포장 위해 폭염 속 잼버리 강행해서는 안 된다", 김나희, 베이비뉴스 (2023.8)
https://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2201
새만금 사업은 전라북도의 군산, 김제, 부안에 걸쳐 만경강과 동진강의 하구부터 펼쳐진 드넓은 갯벌을 매립하여 땅으로 만들고 일부는 민물호수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대선 일주일 전에 전북 민심을 잡기 위해 급조한 공약이었다. 낙후된 전북에 화려한 수변 도시를 만들고 첨단 산업을 유치하겠다는 환상을 전북 정치인들이 부추기면서 이 사업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국민여론 80%가 반대하고, 법원에서 공사 중단 판결이 나기도 했지만, 결국 2006년 대법원에서 공사 진행이 결정되었다.

당초 계획은 2004년에 총 비용 1조3천억원에 간척이 완료되는 것이었으나, 외측 방조제(바다와 갯벌을 분리시키는 댐) 건설비만 2조 7000억 원이 들었고, 예상 사업비는 수십조원으로 늘어났다. 워낙 방대하여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지금도 갯벌에 흙을 쌓아올리는 매립이 진행 중이라, 매립되지 않은 부분은 갯벌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사업비는 눈덩이 불 듯 불어나는 사이, 갯벌의 뭇 생명들은 죽어갔고 갯벌 소멸로 전북 어업은 추락했고 인구 손실은 계속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약속한 번영은 오지 않고, 애초에 쌀이 부족해서 갯벌을 매립해 농지를 만든다던 거짓말은 진작 탄로났다. 한국의 인구와 쌀 소비는 동시에 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생물다양성 보존과 기후변화 저감 등 갯벌의 가치는 점차 높아져 한국의 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기에 이른다. 이제는 갯벌 매립을 할 명분이 더 없어진 것이다. 게다가 새만금 내부에 만들려던 민물 호수는 시화호처럼 썩어 버려, 다시 바닷물을 들여보내서 정화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새만금 사업은 총체적으로 실패를 맞이했다. 민자 유치도 되지 않아 매립을 위한 예산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때 잼버리가 동원된다. 매립을 할 명분을 찾기 위해 잼버리 개최에 나선 것이다. 잼버리 대회장에 필요하니 대규모로 부안 쪽 갯벌을 매립하겠다는 이유를 대고 예산을 따기 위한 것이 진짜 목적이었다. 잼버리를 핑계로 조기 매립이 실제 목적이었기 때문에, 또 농지관리기금을 편법으로 썼기에, 잼버리를 매립지로 고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한 이미 실패한 사업인 새만금이 여전히 성공 가능하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잼버리 대회라는 도구가 필요했다. 새만금 이미지 세탁을 위해 전세계에 갯벌 매립지가 마치 천혜의 장소인 것처럼 홍보를 했고, 내막을 모르는 외국 참가자들이 대거 참여하게 되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새만금 사업 그린워싱을 위해 잼버리 참가자들을 거대한 사기극에 동원한 셈이다.

갯벌 매립에도 엄청난 시간과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매립만 간신히 했을 뿐, 나무를 심어서 그늘을 만들고, 배수 시설을 만들고, 수도와 전기를 공급하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은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정 매립지에 잼버리 대회를 하고 싶다면, 이미 새만금 내부에 완공된 텅텅 빈 매립지가 여기 저기 많이 있어서 그 곳을 쓰면 되는 문제였다. 그랬다면 인프라를 구축할 시간도 좀 더 있었을 것이다.(물론 아예 숲과 그늘이 있는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런데 잼버리 핑계로 굳이 새로 매립을 했기 때문에, 이제 와서 장소를 바꾸면 해창갯벌 매립, 더 나아가 새만금 사업 전체의 정당성이 흔들리기 때문에 우격다짐으로 폭염에도 행사를 강행 중인 것이다.

욕심을 덜 부려서 잼버리 대회장 크기 정도만 매립을 했다면 그래도 폭염 피해가 덜 할 수 있었다. 매립지 면적이 작으면 주변으로 빗물이 자연적으로 흘러내려가서 물 웅덩이가 생기지 않았을 테고, 바다와 더 인접하여 바닷물이 온도를 식혀 주는 역할을 하여 폭염 저감 효과를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잼버리 핑계로 훨씬 더 넓은 부분을 매립하니, 비만 오면 물웅덩이가 생기고(따라서 모기가 극성), 일대가 황무지이니 습기와 열기를 전혀 완충하지 못하게 된다.


4. 새만금의 절망과 희망

2006년 물막이가 완료되고, 연구진이 경고한 그대로 새만금호는 썩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새만금 수질 현황을 알아보려 검색하니 '특정 수치'가  잘 조절되고 있다는 글이 주루룩 나오더군요. 뭔가 이상해서 보니, 여러가지 지표 중에 관리가 되는 일부 지표만 가지고 정부 사주로 사기치는 알바  글로 보입니다. 실제로는, 역시나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하지만, 새만금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이 아직 있었습니다!

새만금에 마지막 남은, 10년을 홀로 버텨온 갯벌 '수라'의 아름다움을 보고 삶이 바뀐 사람들입니다.

 

새만금에서 본 '희망', 이것이 현실이 되려면 , 정수근, 오마이뉴스(23.3)
[르포 - 새만금 갯벌 현장 답사②] 새만금 소생 가능성을 좇다, '해수유통' 확대 필요성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11836
2020년 12월부터 해수를 유통하기 시작했다. 방조제 완공 후 수많은 생물들이 집단 폐사했다. 특히 강바닥 생물체인 조개류의 집단 폐사가 극심했다. 이에 수질 회복을 기대하고 갑문을 열어 해수를 유통시키고 있지만 생물 폐사를 막지를 못하고 있다는 게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오동필 단장의 설명이다. (중략) "이곳 새만금과 같은 식의 시화호나 금강하굿둑과 같이 각 강의 하굿둑 등 바닷물 담수호에 주로 생기는데 밀도차에 의해 염수와 담수가 구분이 생기고, 밀도가 높은 염분이 가라앉아 혐기화해서 강바닥이 썩는다" 
염분 성층으로 인해 데드존이 확산하면 생물 집단 폐사를 막을 길이 없게 된다. 그래서 열흘 이상 수문을 닫는 것을 즉각 중단하고 수문을 계속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중략) 내부 준설을 중단하고, 수문을 더 열어놓으면 해수가 더 풍부해져 새만금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게 오 단장의 주장이다.
해창갯벌엔 방조제가 만들어져 이 갯벌은 외해쪽에만 그 갯벌의 명맥을 좁게 유지하고 있었다. 내해쪽 해창갯벌은 이미 습지화가 이뤄져 갈대밭으로 변해 있었다. 그러나 이 염습지 해창갯벌도 중요하다는 것이 오동필 단장의 설명이다. 수라갯벌처럼 또 어떤 생태계가 펼쳐져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 단장은 "내해 쪽 갯벌의 원형을 보존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고, 그 갯벌의 생태조사를 통해 어떤 생태계가 그곳에 펼쳐져 있는지를 살피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새만금 갯벌은 여전히 살아있다... 희망 놓지 말아야
그렇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현재의 상태에서도 살아있는 갯벌이 있으니 그 갯벌을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해수 유통을 더욱 확대하면 서 갯벌을 소생시켜야 한다.
갯벌이 소생한다는 건 결국 새만금이 소생한다는 것과 같다. 이것이 더욱 확대된다면 새만금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먼 훗날엔 새만금 방조제가 애물단지로 전락해 '방조제를 허물고 갯벌을 복원하자'는 요구가 나오길 기대한다.





5. 교훈은?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굥까지 정부 주도로 계속 이어가는 환경 사기극을 보시니 어떻습니까?


앞으로 올 또 다른 선택의 순간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6. 선택은 이미 우리 앞에

새만금에 마지막 남은 갯벌, '수라'가 역시 미래에 아무 쓸모 없는, 군산 신공항 부지가 됐습니다.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대중국 군사 거점이 될 전망이기도 하죠.

대법원 판결까지 났다고 합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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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수라'  소개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N-9uL4pQdpQ&t=87s


[영화로 보는 세상/특별편성] 수라 | 너무나 아름다워 슬픈, 그러나 행동하게 만드는 영화, 이코노미TV

https://www.youtube.com/watch?v=_n3ZplE60M4


새만금은 끝난 줄 알았는데, 마지막 갯벌 ‘수라’에 다시 생명이…

https://www.hani.co.kr/arti/culture/movie/1099257.html


수라(2023년 영화)

https://namu.wiki/w/%EC%88%98%EB%9D%BC(2023%EB%85%84%20%EC%98%81%ED%99%94)


“아름다움을 본 죄”...영화 '수라'를 보고
http://www.ganghw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428
영화 <수라>는 단군 이래 최대 간척사업이라고 불리는 ‘새만금 방조제’ 건설과정에서 어민들과 뭇 생명들의 터전인 갯벌을 지키려는 평범하지만 위대한 시민들의 활동을 그리고 있습니다.

황윤 감독은 다음과 같이 영화 제작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운명처럼 2015년 군산에서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오동필님을 만난 첫날, 저는 아직 갯벌이 남아 있다는 것과 도요새와 저어새 같은 소중한 생명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새만금간척사업이라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수만 명 어민들의 삶에 얼마나 큰 국가폭력이 되었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청춘을 바쳐 이들을 기록해온 평범하지만 위대한 시민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 카메라를 들었고, 그렇게 시작된 영화는 7년, 아니 8년이 흘러 <수라>라는 영화가 되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수라>에는 갯벌이 죽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매일 두 번씩 만조 때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던 바닷물이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 이후 더 이상 들어오지 않음에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조개들이 비가 쏟아지자 기다리던 바닷물인 줄 알고 갯벌 위로 올라왔다가 모두 입을 벌리고 죽어버린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에서 안타까움에 이곳저곳에서 관객들의 신음소리가 새어 나옵니다.

바닷물이 막히자 새들은 떠나고 갯벌생물은 떼죽음을 당하고 어민들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는 공공근로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영화 속 인터뷰 하던 어민이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 속에서 마음이 정말 아팠습니다.


영화 속 도요새 군무 장면
지난 2021년 갯벌을 지키고자 애썼던 시민활동가들의 노력으로 갯벌에 해수를 유통하는 정책이 시행됩니다. 얼마 후 흰발농게가 돌아오고 갯벌이 서서히 살아납니다. 오랜 기간 갯벌을 지키고자 했던 노력들이 드디어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복병이 생겼습니다. 정부에서 수라갯벌에 새만금신공항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기나긴 싸움을 또 해야할 형편입니다.

저는 <수라>를 보면서 강화갯벌을 생각했습니다. 강화갯벌은 세계 5대 갯벌이고 천연기념물이자 국제조류보호회의가 지정한 중요한 철새 서식지라고 합니다. 해안도로를 지나다보면 장엄한 갯벌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안에 무수히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다는 생각에 볼 때마다 숙연해지곤 합니다. 아직은 잘 보전되고 있지만 언제 개발의 광풍이 불지 모를 일입니다. 영화 <수라>가 좋은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관객과의 대화에서 산마을고의 한 학생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고 소감을 밝혔고, 80대 어르신은 “이런 귀한 자리를 자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관람객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관람 소감을 말하며 울먹이는 산마을고 학생
영화 엔딩크레디트에서 `아름다운 것들`이란 노래와 함께 수라 갯벌 주민들의 이름과 출연한 생명들의 이름이 화면에 가득 찰 때 뭔가 가슴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영화 속 수많은 도요새 무리의 군무 장면이 나올 때 황윤 감독은 이렇게 말합니다. “동필 씨가 그랬지. 아름다움을 본 것도 죄냐고. 그럼 이제 나도 죄인이 된 걸까?”

출처 : 인터넷 강화뉴스( http://www.ganghw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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