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문철tv를 안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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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일을 하다보면 한문철tv 쌈싸대기 왕복으로 후리는
인간들을 많이 봅니다. 한문철이요? 하하 유 아 쏘 이지맨.
테이블이 모두 만석이 된 어느 저녁, 5월 5일 버프는 생각보다
강력해서 이런날은 으레 만반의 준비를 해 놓습니다.
준비된대로, 예약된 대로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는데
한 할아버지께서 들어오십니다.
"어서오세요. 몇분이세요?"
"어... 15명쯤 되나. 15명!"
'15명...?'
(1초간 빠른 연산중)
'현재 룸에 남은 8테이블 x 4 = 32명, 홀에 남은 테이블 2테이블 4+6 = 10명
20분뒤에 도착예정인 룸에 남은 테이블 중 4테이블+3테이블 예약분 중
남은 테이블 1테이블 4명, 홀에 남은 테이블은 인원이 맞지 않아 탈락.'
"손님. 죄송하지만 예약을 하셨나요?"
"아니. 안했는데, 예약 안하면 못먹어요?"
"그 저희가 지금 테이블 예약이 모두 차 있어서 자리가 없습니ㄷ"
(할아버지 방쪽을 가리키며) "저기 자리 남았잖아!"
"그건 예약손님 자리입니다."
"지금 없잖아!"
"아니, 20분 뒤에 예약손님이 오십니다. 저기는 예약된 자리입니다."
이야기 도중 어떤 여자가 들어옵니다.
할아버지의 가족인 듯 "아빠. 자리 없대?" 를 말하며 들어오기에
상황설명을 여자에게 해주니 여자가 말합니다.
"그럼 자리가 없다는 말인가요?"
"예... 현재로써는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예약을 안한 손님은 식사가 안된다는 이야기네요?"
"자리가 만석이고, 홀에 남은 자리도 8석이 전부입니다.
15명 된다고 하셨는데 8인석에 모두 앉기는 불가능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니 근데 방에 자리가 있잖아요!"
ㅁ니ㅏㅇ로네ㅑㅐㄷㄱ로젣러젣러;젣ㄹ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예약석입니다."
한 십분 쯤 실랑이를 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손님이 우르르 들어오길래
"몇분이세요?" 하고 물으니 "아 오늘 예약한 ㅇㅇㅇ인데요" 하길래
바로 테이블 안내를 해 줍니다. 그 모습을 여자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지켜보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저희도 손님인데, 예약손님이 아니면 식사가 안되는 상황이라는거죠?"
"그게 아니고요. 자리가 있으면 당연히 안내를 해 드립니다.
그런데 지금 인원수에 비해 남은 자리가 없기 때문에 저희가 안내를
해 드리지 못하는거고요. 현재 바로 식사 어렵다는 점 말씀드리고 있는
겁니다."
그 사이 할아버지와 여자의 뒤로 같은 식구인듯한 사람이 들어와
'왜 뭐 왜 무슨일이야' 같은 말을 하며 제 주변을 둘러쌉니다.
당신들 그러면 내가 뭐 쫄아서 아이고 나으리들 할 줄 알았냐.
내가 당신같은 인간들 대서양횡단 무역선 배편으로 실어나를만큼
많이 봤다.
"아니 우리 가족모임인데 이러면 곤란하죠."
가족모임 축하드리고요.
"저 손님들은 들여보내주면서 우리가 먼저왔는데 솔직히
이건 좀 아니죠."
자. 따라해봐. 예.약.손.님. 음절음절에 영혼을 실어서 따라해.
"그럼 식사가 정확이 언제쯤 된다는 이야기야?"
들어오는 시간은 알아도 밥숟가락 놓고 나가는 시간은 잘 모르겠슴다.
손님들의 질문에 마음속으로 답변해줬습니다.
친절한 노동자씨는 이제 없습니다.
홀은 리딩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개판나기 일보직전이고
예약테이블 숯불세팅도 해야 합니다. 주문벨은 여기저기서 울리고
이제 결단을 해야 합니다. 이건 불친절이 아닙니다. 일을 해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저는 뒤돌아 리딩을 시작하고 숯불세팅 오더를 내립니다.
밀려있는 주문도 받습니다. "아니 손님이 말하는데 왜 그냥 가냐고요!"
몰름나바쁨 ㅇㅇ
아우 씨. 복병 생각을 못했습니다.
어디선가 튀어나온 사장이 손님들과 이야기중입니다.
사장님. 잘생각하세요. 빈자리는 모두 예약석입니다.
제발. 그쪽으로 안내하지 마세요. 제발. 야!!! 거기!! 예약석이라니까!!!
사장님이 몇마디 후 비어있는 자리로 손님들을 안내합니다.
진짜 플래시맨 빙의해서 존시나 뛰어갑니다.
"사장님. 예약석입니다."
"뭐! 몇명인데 자리 저렇게 많은데 왜 그래!"
이를 꽉 깨물고 사장님 귀에 소근거립니다.
"아까 예약판 보여드릈을튼드... 이십분뒤에 들어온드그여..."
"아 그래? 말을 해야지 그런건!"
야이씨
"아니 아까 내가 믈을흤을튼드..."
이제 개판났습니다. 손님들은 왜 또 자리안내하다가 안된다고 하냐
자기들 놀리냐 아주 씹 이제 안되겠습니다. 수습은 가능하지만 제가
하고싶진 않습니다. 사장님. 직접 해결하세요.
저는 빠르게 뒤로 물러나 도망갑니다. 뭐. 사장님이 알아서 하시겠죠.
고성과 항의가 오가고 저는 중얼거립니다. "공업용 귀마개를 사야겠어..."
손님들이 모두 나가고, 저는 개판이 된 가게의 한 테이블에 앉아
새하얗게 불태운 내일의죠마냥 천장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런게 인생이라면 내일 당장 마감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봅니다.
눈을 감았다 뜨니 아침이네요.
출근합니다.
이 지옥같은 굴레의 끝에 꽃이 핀 벌판에 누워 내 마음과
몸의 평화를 찾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옷을 입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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