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파트 얌체 캠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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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희 아파트는 지상 주차장과 지하 주차장이 있습니다.
지상주차장 후문 옆에는 나무그늘 구역이 있는데 입주민들이 여름에 선호하는 주차 위치입니다.
그늘져서 시원하고, 화단 옆이라 주차 후 운전석에서 내리기 편하고, 아파트 공동현관 진입도 용이하거든요.
작년 부턴가..캠핑카 한대가 그 자리에 주차를 했습니다.
몇 주 동안 그대로 서 있길래 바빠서 못 나가시나보다..라고 생각을 했지요.
어느날 캠핑카가 안보입니다.
아내와 얘기했습니다.
"와! 드디어 캠핑을 떠나셨나보다!"
그후로는 매주 캠핑을 나가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캠핑카가 빠지고 나면 늘 동일한 경차가 주차되어 있네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어느날, 캠핑카가 빠지고 옆에서 대기하던 그 경차가 급하게 그 자리에 주차를 하는겁니다.
알고 보니 같은집 식구들이 그 자리를 선점하여 돌려박기를 한 거더라고요.
캠핑카가 크고 기니까 다른 입주민들에게 최대한 불편을 끼치지 않기 위해서 그 위치에 주차를 고집하시는 거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일부 입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추가 주차 비용을 지불하고 2대의 차를 주차하는 것이니 문제될 것은 없으나 지정주차제를 실시하는 아파트도 아닌데 한 자리를 독식하는 게 좀 거슬렸던 모양이죠.
차가 길어서 앞으로 많이 튀어나오고, 캠핑칸이 넓어서 주차라인을 가득 채우는 것도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다른 자리를 선호해서 그러려니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지나서..
오늘은 저희 아파트 야시장이 열리는 날입니다.
원래는 연 1~2차례 주기적으로 개장 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3년만에 열리게 되었네요.
주민들은 실로 오랜만에 열리는 야시장에 기대가 컸습니다.
며칠전부터 방송이 나왔습니다.
6월15일 수요일 아침에는 야시장 놀이시설과 장터 부스 설치로 인해 지상 주차장 차량은 모두 지하로 이동 주차 부탁드린다고요.
주민들의 협조로 차량은 지하 또는 아파트 앞 길가로 이동되었습니다.
(야시장 기간동안 아파트 앞 길가는 시청에 협조 요청하여 한시적으로 주차를 가능하게 합니다)
하지만 그 캠핑카는 미동도 안하더라고요.
트럭들이 들어오고 천막이 설치되고 있지만 캠핑카는 뺄 생각이 없나봅니다.
평소에 오지랖이라곤 1도 없는 저이지만 오늘은 너무도 궁금해서 관리실에 전화를 했습니다.
"야시장 때문에 다른 분들은 차를 다 옮겼는데 캠핑카는 그대로 있네요. 저 차는 안 빼나요? "
라고 물으니.. 관리소장님께서 한숨 쉬며 대답하셨습니다.
"아유..말도 마세유. 차 좀 빼달라니까 너무 완강하게 못 뺀다네유.
내돈 내고 주차하는데 빼 줄 의무가 있냐면서유.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차 빼게 하려고 시도 했는데 도저히 안되네유.
차 빼주시려고 지방에서 올라오신 분도 계시던디..
어제같은 경우는유 감정싸움이 돼가지고 아주 난리가 났었다니께유~
수십번 얘기해도 안돼유..법적으로 처리를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휴.. 너무너무 죄송합니다."
사과는 캠핑카 차주가 해야지 소장님이 연신 죄송하다고 하시니 제가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뭐 아주 심각한 피해를 준 건 아니지만 이웃들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건 비양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면 공동주택이 아닌 개인 주택이 더 어울릴 것 같네요.
딸아이가 등교 할 때 했던 말이 계속 맴돕니다.
"아빠~ 저 캠핑카는 주차한 자리 땅을 샀어?"
요약.
작년부터 캠핑카가 늘 같은 자리에 주차 함.
캠핑 다녀와도 늘 그 자리에만 주차되어 있음.
알고보니 식구들 다른 차로 계속 돌려박기 함.
오늘 야시장이 몇 년만에 열리는데 차 좀 빼 달라고 하니 못 뺀다고 함.
야시장 그런거 나랑 상관없어! 나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