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농부의 고충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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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커피열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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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그제 삼성 반도체 공장 팀장님이 사람을 뽑는다는데 하루 16에 고작 12시간일하면 30만원인가 받는다는 이야기를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주 70~80시간 온갖 잡일을 일년에 일주일 쉬고 일을 하고, 저는 설비 투자비가 10억인데, 하루에 10만원 정도 1년에 남겨 가지고 가서 그걸로 어떻게든 살아갑니다. 건강한 몸 하나만으로도 저렇게 받는게 가능한거구나 싶으면서, 제가 하는 일을 왜 혼자 스스로 많이하게 될까하는 해답을 찾은것 같았습니다.


제가 하는 정도일을 대체 하려면 일 30만원을 줘야 가능하니 나는 줄 능력이 없으니 혼자 다해야 되는구나, 싶었죠... 예초부터 온갖 설비 교체, 점검, 작물 재배, 선별, 각종 배달, 인력 수급 등등 그리고 작물 재배 자체도 고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론적 바탕부터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든 노동을 버티지 않고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농민들은 오로지 외국인들을 쓸수 밖에 없으나 , 공장에 가면 더 많이 받으니 최저임금으로 성실히 일하는 외국인을 만나는것도 힘이 듭니다. 그래서 대형 농장들이 쉽지 않은 길을 걷고 더 많이 설비에 투자하는것 같습니다.

 농사는 엄청난 노동집합적인 일을 해야 살아남는 농부의 세계에서 정치인들처럼 길을 휘게 해서 제땅에 지나가게 하지 않고선 평생 돈을 벌긴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은 정말 한국이 미국이나 유럽처럼 기르기만하면 엄청난 소출을 내는 날씨를 가지고 있거나. 특별히 지역의 모든 자원을 그 집에 모을수 있는 호족과 같은 농민이 되지 않고선 결코 성공하기 힘든게 사실인것 같습니다. 대기업이 안들어오는게 아니라 못들어온다는게 노동대비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고, 작물 관리를 제대로 하는게 힘들기 때문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노지 농사는 대형화 기계로 하면 되지만 손을 써야되는 시설원예는 숙련된 재배자가 기르는것과 기르지 않는것 차이가 큰데 수익은 적으니까요. 결국 젊은 귀농인들은 포기하거나 유통하는 방법을 살아남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농사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지금 제가 경험하는 직장생활 3년치 스트레스를 6개월에 받는느낌을 들어도 작물보고 스트레스를 풉니다. 그래서 작물이 없고 철거하고 다시 정식하는 시기가 더 힘든거 같습니다. 어떻게보면 잡념을 지우고 작물만 보고, 내 작물을 그냥 집착해서라도 더 잘키우자 하는 마음으로 농사를 짓는게 지금 제 상황에서 유일한 방법이라 그런것 같기도하고요. 


최근 보조를 절반이상 받아서 농사짓는 친구랑 전화를 이야기했는데, 적자를 봤다는 이야기를 듣고나서 스마트팜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피를 보고, 많은 설비업자들을 부자를 만들고 끝나는 방향으로 끝나겠구나 싶었습니다. 이제 에너지 비용, 증가, 인건비 증가라는 비용 증가 시대를 맞이하여 새롭게 시작하는 젊은 농부들이 살아남을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하루네요.


하지만 세상에 없던 것들을 자연과 동업하여 만들어 낸다는 영적인 의미의 만족감은 있습니다. 100그람 에서 시작해서 60톤의 방울토마토를 매년 내려 하고 있습니다.!

여기 눈에 보이는 양의 작물이 씨앗 2그람도 안되는것부터 키워낸 것입니다. 그만큼 많은 이산화탄소를 고정해서 자연에도 도움이 되고요 . 겨울에 잠깐 기름을 쓰지만 결국 이산화탄소를 돌이켜서 적어도 제 아이들에겐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아빠가 돈은 못벌어도, 정직하게 주7일 일하면서 그 누구에도 부끄럽게 살고 있지않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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