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내 맘대로 도시락도 못 먹나"…직장인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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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후 업무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한 시간 점심시간. 과거에 비해 요즘은 온전한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홀로 점심시간을 즐기는 '혼밥족'들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의 점심시간 및 식사'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3~4명은 점심 시간에 '혼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심시간 '혼밥족'은 지난해보다 31.8%나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대 40.8%, 30대 38.4%, 40대 33.2%, 50대 28.8%로 젊은 직장인일수록 점심을 혼자 먹는 성향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혼자 점심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는 '웃픈'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게시자 A씨는 "나를 포함해 총 3명으로 구성된 우리 부서는 구내식당이나 배달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함께 해왔는데 매일 뭘 먹을지 물어보고 정하는 게 은근히 스트레스더라. 그래서 부장한테 다이어트도 할 겸 앞으로는 도시락을 싸서 다니겠다고 말했더니 '나도 너희 메뉴 맞춰주는 거 힘들었다'며 돌연 기분이 상한 티를 냈다. 근무시간 내내 서랍이나 키보드, 마우스를 쾅쾅 내리치며 눈치를 주더라"고 털어놨다.
더 황당한 일은 퇴근시간에 벌어졌다고.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가려는 A씨에게 부장은 "도시락은 생각 좀 해볼게"라고 말했다.
'뭘 생각해보겠다는 건지…?'
어리둥절해하는 A씨에게 부장은 "네가 도시락을 싸오겠다고 하면 내가 무조건 알겠다고 해야 하냐. 점심도 회사생활 아니냐"며 버럭 화를 냈다. 그러더니 "점심 먹는 것도 회사 안에서 일어나는 일 아니냐. 회사 와서 일만 할 거면 재택근무를 하지 회사는 왜 오느냐"며 따져물었다.
도시락을 싸서 다니겠다는 말 때문에 구박을 들은 A씨는 부장 말대로 자신이 사회생활을 잘 못 하는건지, 이 상황에서 도시락을 싸 가도 되는 것인지 혼란스럽다며 한탄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함께 또 다른 팀원도 도시락을 먹고 싶어하는데 부장이 '혼밥'을 못 한다고 전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그럼 점심시간도 근로시간으로 쳐서 월급 달라하면 주겠네", "본인 혼밥 못 한다고 다른 직원들까지 힘들게 하냐", "점심시간이 왜 사회생활이지?", "도시락을 싸오더라도 부장과 같은 자리에서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 "통보하는 식의 말투가 기분 나빴던 게 아닐까", "부장을 혼자 먹게 하는 거 자체가 왕따 시키는 것 같은데", "직원이 여러 명이면 이해하는데 상의도 없이 나머지가 도시락 싸온다고 하면 당연히 기분 나쁘지", "우리 회사는 도시락팀, 외식팀 나눠져 있는데 어디인지에 따라 정말 회사 생활이 달라진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점심시간을 부서원들끼리 모여 식사를 하는 시간으로 여기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많은 직장인들이 밥 먹는 것 외의 활동을 위해 점심시간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에서의 1시간을 오롯이 자신의 만족감에 맞춘 시간으로 쓰고 있다는 뜻이다.
잡코리아가 직장인 520명을 대상으로 점심시간 활용에 대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4.2%가 '식사 이외 다른 활동을 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산책'(49.3%), '낮잠 및 휴식'(35.8%), '티타임 등 친목도모'(24%), '운동'(16.4%), '부동산 공부'(11.4%), '독서'(8.9%), '인터넷 강의'(8.9%) 등을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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