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방침을 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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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경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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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무슨 계도기간인가 뭔가가 끝나서 이제부터는 투명 페트병과 일반 플라스틱은 분리배출해야 하고, 안 지키면 벌금이 나온다는데, 안 지키면 어쩔건가요? 정말 벌금 매길 겁니까? 


이런 식으로 모든 책임을 시민들에게 지우는 한국의 재활용 정책은 접근 방법이 잘못됐습니다. 


투명 플라스틱, 그냥 플라스틱, 비닐, 금속, 캔, 스티로폼, 종이 등등 세세하게 분리배출하고, 배출하기 전에 플라스틱 그릇 싹싹 씻고 말리고, 우유팩 씻고 말리고 해체해서 접고, 라벨은 떼고 기타 등등 ... 온갖 사전 작업은 다 시키면서 예외사항은 또 수십가지죠. 플라스틱은 분리배출하지만 화분용 플라스틱은 아니고, 이건 배출하고 저건 배출하지 말고, 기타 등등 ... 


위에 투명 페트병과 일반 플라스틱 분리 배출 요령만 봐도 딴지 걸고 싶은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양념 묻은 소스 병은 일반 플라스틱이고, 일회용 투명 플라스틱 컵도 일반 플라스틱? (+ 거기 꽂힌 검정 빨대는 또 별개 취급 아니었나요?) 언제는 깨끗이 씻어서 배출하라면서요? 다 씻고 라벨까지 분리해놓으면 투명 페트병 맞잖아요? 일회용 투명컵은 왜 일반입니까? 커피, 콜라 묻어있어서 그런가요? 그러면서 막걸리 병에 막걸리 묻고, 주스 병에 주스 묻은 건 괜찮나봐요? 


사실 비닐/플라스틱도 종류가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PE, PP, PET, PS, PVC ... etc 

제대로 하자면 저 종류대로 분류하고 다시 투명과 유색을 분류해야겠죠? 

근데 시민들이 그렇게 할 수 있나요? 솔직히 플라스틱 분류 이전에 비닐-플라스틱 구분 부터 주먹구구 잖습니까. 지금도 종류 불문 얇게 필름으로 뽑으면 비닐, 두껍고 단단하게 뽑으면 플라스틱이다 수준의 인식이라 분리배출해봐야 결국은 쓰잘데기 없는 짓이고. 



이런 식으로 따져가며 하나 하나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서 재활용 못 할 거 같다고 걸러내고, 가장 좋은 것만 떠먹여줘야 재활용하겠다고 칭얼거리고 있으면 그냥 때려치고 다 종량제 봉투에 배출해버릴 겁니다!?


시민들이 최선을 다해 씻고 분리 배출해봐야, 수거해가면 결국 다 섞어서 재작업하는 상황인거 모르는 바도 아니고, 그러는데 들어가는 시민들 인건비는 돈 아닙니까? 씻고 분리하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수도요금, 세척제, 추가 하수 발생 등도 탄소발자국 계산에 넣어야 하는 사항 아닙니까? 


우선은 업체들이 라벨없는 병, 단일 성분의 포장 용기를 만드는 식으로 생산단계에서부터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추진할 일이고, 더 이상 시민들에게 복잡한 분리배출 규정 강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히 재활용을 효율화하고 싶으면 수거 업체 단에서 분류, 세척, 자동화 공정 열심히 돌리라고 해야죠. 요새는 로봇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하나 하나 쓰레기 분류하는 공정도 꽤 개발됐습니다. 수거 업체가 그거 못한다고 하면 할 수 있게 정부 지원을 하든가, 아니면 정부에서 직접하든가 정부가 책임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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