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초1 딸이 하교길에 없어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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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초 1 여아 보육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미술학원중에 5시부터 7시까지 2시간 교육을 하고 8시넘어 부모가 데려올떄까지 데리고 있어 주는 곳이 있어 거기에 등록을 하고 보냈습니다.
그림만 그리면 심심하니 3일은 그림, 2일은 조소하는 곳으로 했는데요.
그림학원: 월화 금
조소학원: 수목
시간표가 독특해서 아내한테 일정 안꼬이게 잘 말해놔야겠네. 라고 언급을 하고 잊고있었습니다.
드디어 지난 주 수요일
가방에 붙여둔 T알리미로 17시정각에 교문통과 메시지가 옵니다.
알리미 성능확실하구만! 하고 계속 일하려는데
17시 15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는데 촉이 이상해서 받습니다.
'조소학원 선생님입니다. 교문앞인데 아이가 없습니다.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는데 안받으셔서 아버지께 연락드려요'
아니 이건 뭔일이야;; 하고 조소학원 분께 스피커폰으로 바꾸셔서 교문앞 학교보안관님께 말을 걸어달라고 했습니다.
학교보안관님이 확인한 바, 17시 정각에 '미술학원 선생님'이 데리고 갔다고 적혀있습니다. 물론 사전에 등록이 되었으니 학교측도 인계를 한거겠죠.
근데 오늘 데리러오기로한 미술학원 선생님은 지금 아이가 없다고 하고...
뭔 일 났나 하고 일단 회사에 30분 일찍 퇴근한다 하고 급히 지하철을 탑니다.
지하철 타자마자 17시 30분에 그림학원에서 아이가 스케치하는 사진을 보내주십니다.
아 이거 또 아내가 찐빠를 냈구나(불신을 베이스로 내린 추정, 결국 맞았음)
지하철에서 다리에 힘이 탁 풀리네요. 휴....
뻔한스토리대로 아내가 그림학원에 월수금, 조소학원에 수목으로 알렸던겁니다.
지난주 월화는 학원 선택하느라 못보내고 수요일 처음으로 보내는거였는데 이렇게 일정을 꼬아서 알렸네요.
이런 사고를 아내 본인이 수습하게 해야 거부하고있던 ADHD약도 먹는 계기가 되고 할텐데, 딸 생각에 제가 몸이 먼저 움직여버렸네요..
근데 딸이 없어졌다는데 아내보고 처리하라고 뭉개고 있을수도 없고요..
저녁때 같이 앉아서 왜 이런 실수가 있었는지 물어봅니다.
나: 주초에 분명 너가 그림 월화금, 조소 수목이라고 했다. 이유도 이틀씩 몰아서 해야 효과가 나서 그렇게 짰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
아내: 월수금이 입에 붙어서 실수했다.
나: 너가 이런 것 굉장히 약한 것 알고 시간표를 엑셀로 만들어서 채우면서 계획짜라고 준 것이 있다. 그것은 어디갔느냐.
아내: 굳이 안쓰고도 할 수 있어서 안만들었다.
나: 선생님 전화는 왜 안받느냐.
아내: 모르는 번호는 안받는다.
나: 너가 찾아서 등록한 미술학원 선생님번호를 왜 저장을 안해놓냐
아내: 선생님이 먼저 등록하고 카톡으로 연락해오셔서 전화번호 등록이 안된지 몰랐다.
....
..
.
나: 계속 이런 류의 사고가 나는데 단순히 덜렁대는 것 외에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그런거라고는 생각이 안드냐. 병원에서 ADHD 진단까지 받지 않았느냐
아내: 왜 사람을 자꾸 정신병자로 모느냐. 돈벌고 애키우면 깜빡하고 헷갈릴수도 있는 것 아니냐. 부부가 되었으면 서로 감싸주고 같이 으쌰으쌰해야지 왜 나만 몰아붙이냐. 그렇게 내가 못한다고 생각하면 너가 다 가져가서 하든가
나: 너 혼자 돈벌고 애키우고 하냐. 지금 돈벌고 애 보는건 둘이 같이 하고 있지 않느냐. 나야말로 부부면 같이 으쌰으쌰 잘 해나가야하는데 너가 계속 발을 걸고 넘어트리는 것 같아 갑갑하다. 제발 약을 먹고 정신을 차리자.
이렇게 끝났는데 역시 변한 것은 없죠...
조소학원 선생님은 감사하게도 제가 퇴근하는 동안 그림학원으로 방문하셔서 아이가 잘 있는지까지 확인을 하고 가주셨네요. 작게나마 비타500이라도 사다드리고 되도록 오래다닐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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