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님 사건때 징계를 받고 해제된 기념으로 글 남깁니다.

현재로서는 탈퇴는 안하겠지만 클리앙 마지막 글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주절이는 말로 시작해보면.. 

제가 클리앙 가입을 2014.04.05에 했더라구요..

오늘은 2024.04.03이니 딱 10년이 지나갈 무렵이네요..

그간 191개의 글을 작성했고, 2,019개의 댓글을 작성했고..  얼마 전 대부분 다 지웠습니다.

 

그렇다고 이 사이트나 운영자에 크게 악감정은 없습니다.

추가적인 공지도 올라왔던데..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더 이상 이 사이트에 대한 신뢰는 없습니다.

 

유럽에서는 궁정 광대라는 역할이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에 보면 그 역할이 잘 나오죠..

광대는 끊임없이 왕과 측근을 비판하고 조롱합니다.

그럼에도 불경죄에 처하지 않는 왕이 준 특권이 있습니다. 

 

왜 일까요? 크게 세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왕에게 비판적 사고를 하게끔 합니다. 왕은 권력구조상 yes맨에게 둘러쌓이기가 쉽거든요..

          NO라고 말해주는 사람.. red팀의 역할이죠..

둘째는 왕에 대한 불만을 일정부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광대가 왕에 대해 직설하는 걸 보면서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신하나 농민들)이 대리만족을 느끼는 거죠..

마지막으로는 왕이 판단력을 제대로 유지하는지에 대한 바로미터입니다… 왕이 막 나가기 시작하면 광대 목은 1번으로 날라가거든요..  광대가 무슨 수로 왕을 이기나요.. 왕의 관대함으로 위탁받은 권력인거죠..

 

여기까지 보면 아시겠지만 현대사회에서 언론의 역할입니다…

물론 우리에겐 첫 번째와 두번째를 제대로 하는 언론조차 귀하고..

그럼에도 윤은 그것도 맘에 안 들어 언론사 목을 날려버리죠..

 

 

근데요.. 선명님의 이 사이트에서의 역할도 비슷하지 않나요?

운영자에게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고..

그런데 이 사태 전까지는 선명님이 자유롭게 활동하셨고, 운영자도 싫었겠지만 놔뒀죠..

 

그래서 저는 이 사이트를 믿고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사이트 운영에 대한 신뢰도 있지만

그 안에서 비판적 시선으로 모니터링하는 선명님같은 분들에 대한 신뢰가 더 해져서

클리앙이라는 사이트 전반에 대한 신뢰는 더 확실했죠..

그리고.. 선명님의 비판이 고깝겠지만 그걸 수용하는 운영자라면 더 신뢰할 수 있겠죠..

 

근데 아시죠? 이 사단이 났습니다. 규정의 틀 안에서 운영한다는 말은 참 그럴 듯 하죠..

네 윤석열 정권은 방문진과 방심위라는 합법적 조직의 권한으로 방송을 조지고 있습니다.

합법적 검찰 권력을 이용해서 나라를 무너지게 하고있구요..

 

이제 이 모두의 공원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는 신뢰가 사라졌습니다.

운영진의 하해와 같은 자비 안에서만 말할 수 있을 뿐이죠..

이 글도 어떤 운명을 맞게 될 지 모르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