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 14년만에 깨진다…공공기관 1만2천명 감축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엽차기
작성일

본문

감축 1만7230명, 재배치 4788명
한국도로공사 1041명 순감 최대

정부가 공공기관 임직원 수 감축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지난 정부 5년간 공공기관 정원이 급증하면서 경영이 방만해졌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공공기관 정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초인 2017년 5월 33만4000명에서 임기 말인 지난해 44만3000명으로 약 11만명 증가했다. 인건비는 2016년말 22조9000억원에서 2020년 30조3000억원으로 30%이상 늘었고 전체 공공기관 부채규모는 2017년 493조원에서 2021년 583조원으로 4년 만에 90조원 불어났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월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기능, 조직·인력, 예산, 자산, 복리후생 등 5대 분야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기능조정 및 조직·인력 효율화 계획은 이중 마지막이다.

정부가 26일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조정 및 조직·인력 효율화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 정원 1만7230명을 감축한 뒤 4788명을 국정과제 이행, 안전 등 분야에 재배치한다.

감축 분야는 세부적으로 △기능조정 7231명 △조직·인력 효3율화 4867명 △정·현원차 축소 5132명으로 구성됐다.

기능조정은 공공기관이 민간 또는 지방자치단체와 경합하거나 중복되는 업무를 정비하는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의 마을 하수도정비, 한국환경공단의 화학물질 등록지원 등 233개 기관이 해당된다.

한국조폐공사는 핵심 기능과 무관한 기념 메달 사업을 폐지하고 한국전력공사의 검침 업무 등을 고품질 고객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전문 자회사에 넘길 방침이다. 한국도로공사는 무인·자동화 시스템 도입에 따라 통행료 수납 기능을 축소한다.

조직·인력 효율화는 조직통합·대부서화, 지방·해외조직 효율화, 지원인력 조정 등을 의미한다. 한국관광공사, 근로복지공단 등 228개 기관이 대상이다. 한국관광공사는 튀르키예 이스탄불, 중국 시안·우한 등 해외지사 3곳을 폐쇄한다. 근로복지공단은 고용·산재보험 미가입 사업장에 대한 가입 상담·지원 업무를 일부 비대면으로 전환한다.

정·현원차 축소는 육아휴직, 시간선택제 등 요인을 감안한 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되고 있는 정·현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한국마사회, 한국도로공사서비스 등이 해당된다.

정부는 이처럼 1만7230명을 줄이는 대신 국정과제 수행, 필수시설 운영, 안전, 법령 제·개정 인력에 대해 223개 기관에서 4788명을 재배치한다. 한수원 신한울 3,4호 건설이나 심사평가원 혁신의료기술 등재 관리 등 핵심국정과제에 2577명, 필수시설 운영에 1056명, 철도공사 중대재해 예방 등 안전분야에 646명, 서민금융법 개정에 따른 햇살론 보험·금융교육 수행 등 법령 제개정에 282명이 각각 추가 재배치된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도로공사에서 1041명이 순감해 가장 큰 폭 감축이 이뤄진다. 한국철도공사는 722명 인원이 줄어 두번째로 정원이 많이 줄었다.

한전MCS㈜은 612명, (재)우체국시설관리단은 445명, 중소기업은행은 390명이 순감한다. 한국마사회 373명, 국민건강보험공단 343명, 한국농어촌공사 239명, 한국수자원공사 221명, 한국토지주택공사 220명, 근로복지공단 200명 등이 줄어든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연 7600억원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 감축안이 신규 채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력 감축은 단번에 이뤄지는게 아니라 2~3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정원과 현원을 퇴직이나 이직 등 자연감소를 감안해 감축하는 것”이라며 “신규 채용의 감소는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정원조정 중 일반직 비중은 60%(7448명), 무기직은 40%(4994명) 수준이다.

최 차관은 또 “올해 1만9000명인 공공기관 청년 인턴 채용 규모를 내년 2만1000명으로 늘리고 현재 3개월 내지 6개월인 인턴 기간을 연장하거나 업무 질적인 측면에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혁신계획을 확정하고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 내년 예산안 및 직제규정 개정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할 방침이다.

(매일경제/ 홍혜진)


▶ 국회의원을 비롯한 고위직도 좀 줄여라~

관련자료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