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용병의 일기] - 와이프 만난 썰 푼다 1 (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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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주감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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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손님 드릅게 없네...

 

손님도 없고 심심해서

 

전에 와이프 만난거 궁금해하는 분들 있길래

 

썰좀 풀어봅니다.

 

1.

 

그러니까 그때가 15년도

 

W 카페에서 가오픈 첫날이었을거에요.

 

제과 재고 만들면서 한창 예민해져있었는데

 

어떤 여자분이 조심히 들어와서

 

"저...혹시 여기 직원 안뽑나요..?"

 

라고 저한테 묻는겁니다.

 

일개 노예인데.

 

카페 컨셉이 남자들만 일하는 가게이고

 

피곤하고 지친상태에서

 

딱 봐도 20대 초반 어린애같아서

 

쳐다보지도 않고 작업하면서

 

"우리 여자직원 안뽑아요"

 

라고

 

지금 시국이라면 바로 생매장당할법한

 

반응으로 응대함

 

ㅋㅋㅋㅋㅋㅋ

 

아 지금생각해도 소름돋네

 

그래서 그 여자분이

 

"아...네.."

 

하고 나갈려고 하는데

 

사장이

 

"이력서있으면 한번 봅시다"

 

해서 우선 킵

 

사장 : 애가 당돌해서 맘에든다

 

나 : 아..저 여자랑 일못해요..일하는 스타일 알잖아요

애들이 못버텨요

 

 

사장 : 애 아닌데? 얘 서른넘었어

 

 

나 : 와씨ㅋㅋㅋ동안이네 근데 여튼 전 싫습니다.

 

그리고

 

말차대란이 터졌습니다.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반죽하고 굽고

 

집에 왔다갔다 하는 시간도 아까워서

 

사우나에서 자고 새벽 출근해서 반죽하고

 

아 이러다 죽겠는건 둘째치고

 

재고 빵꾸나겠다 싶어서

 

나 : 사장님, 그때 그분 잠깐이라도 씁시다.

설거지라도...

 

 

사장 : ㅇㅋ연락함

 

그렇게 같이 일하게 되었고

 

그분이 지금의 와이프임

 

나 : 그때 내 첫인상 어땠어?

 

 

와이프 : 싸가지없는 돼지새끼라고 생각했다.

 

 

 

2.

 

그때 내가 25살, 와이프 31살

 

6살차이

 

나한테 호칭은 셰프님

 

나는 부솊

 

서로 존칭하기로 정하고

 

설거지 하는법부터 차근차근 알려줌

 

계랑하는 방법, 재료 취급 방법 등등

 

작업하고 있는중 카페에 틀어놓은 음악이 나오는데

 

부솊 : 어 셰프님 이거 노래 너무좋아요

 

 

나 : 이거 내가 추가한거임ㅋㅋ노래진짜좋죠

근데 얘네 밴드 노래중에 Closer란 곡 있는데 들어봐요 더좋음

 

 

그리고 그 날 부솊은 퇴근길에

 

이 노래를 10번정도 들으며 퇴근하며

 

싸가지없는새끼 노래선곡은 좋네

 

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3.

 

같이 근무한지 두달정도 되어서

 

서로 드립도 치고 편해짐

 

부솊 : 아니..쿨 노래를 모르는게 말이돼요?

 

 

나 : 아니 모를수도있죠 보니까 데뷔가 94년도네

나 그때 2살이었어요!

 

부솊 : 와...제가 막대한 감투에 가려져서

솊님이 어리단걸 자꾸 까먹어요..

 

 

나 : 나 처음 좋아했던 가수는 지오디

 

 

부솊 : 아..저는 김정민이요...

 

 

나 : ㅋㅋㅋㅋㅋ근데 6살 차이정도로 세대차이가 그렇게 나나?

 

 

부솊 : ...셰프님 92년생이라하셨죠

 

 

나 : 네

 

 

부솊 : 저때는 러시아가 아니고 소련이었어요

(소비에트 91년 12월 붕괴)

 

 

나 : 와씨

 

 

부솊 : 어..그럼 저 20살때 셰프님 14살이었잖아요.

저 술먹을때 셰프님 교복입기시작하고

저 수능볼때 셰프님 초딩이었어요ㅋㅋㅋㅋ

 

 

나 : ...거 작업이나 합시다

 

 

부솊 : 아이고ㅋㅋ완전 꼬꼬마ㅋㅋㅋ

 

 

나 : 일하자니깐?

 

 

부솊 : 네

 

 

그때당시의 부솊 갈굴때의 사진

 

6살 나이차는 감투로 찍어누르면 되는데

 

이제 결혼해서 감투도 아래임

 

인생

 

 

 

4.

 

그때가 대량예약주문 들어와서

 

저녁 8시까지 같이 반죽하고 있었을때임

 

부솊 : 솊님..너무졸려요..

 

 

나 : 안돼...정신차려..이거 나혼자 못해요..

 

 

부솊 : 잠좀 깨게 등짝한대만 때려주세요..

강하게 부탁드립니다.

 

 

그때 든 생각이

 

너무 등 윗쪽을 때리면 속옷후크때문에 아플수있으니

 

허리쪽을 때리자 생각하고

 

때렸는데

 

 

찰-싹!

 

....어..?

 

...뭐지 왜 손에 착 감기지

 

 

세상에 엉덩이를 때렸구나

 

세상에

 

진짜 식은땀이 나는데 말은 안나오고

 

뭐지 사과해야하나

 

사과하면 그림이 더 이상할라나?

 

그냥 작업에 집중하자

 

둘 다 얼굴 빨개져서

 

말 없이 10분간 작업하고

 

쿨하게 수고하셨습니다

 

퇴근

 

집에와서 이불 발로 뻥뻥 참

 

 

 

나 : 아니근데그때 진짜 사고였던거 알지?

 

 

와이프 : 사고인줄은 몰랐고 네놈 손버릇이 나쁘단걸 알았지

 

 

나 : 그럼그때 당신은 무슨생각했는데

 

 

와이프 : 이남자다 싶었지

 

 

나 : 아?

 

 

5.

 

같이 근무한지 3개월 넘었을땐가

 

여튼 가을쯤이었음

 

부솊 : 근데 우리는 회식같은거 안해요..?

 

 

나 : 우선 사장이 술을 안먹구요.

밥 한번 사주고 생색 한달동안 낼거 아시잖아요

그때도 나 고생했다고 참치사준다고 하는거

갑자기 에슐리로 퉁치는거 봐요...

 

 

부솊 : 그럼 우리끼리라도 간단하게 뭐 먹어요!

 

 

그래서 족발집 감

 

 

나 : 근데 부솊 술 잘먹어요?

 

 

부솊 : 제가 되게 특이한게 소주는 못먹거든요??

근데 고량주는 잘먹어요ㅋㅋ

 

 

나 : 그건 무슨 끔찍한 혼종이지

쏘맥은요?

 

 

부솊 : 어..원래는 안좋아하는데 솊님이 타주시면 한번 마셔볼게요!

 

 

2시간 뒤 버스타러가는 공원

 

 

부솊 : 솊님!! 솜사탕을!! 걷는거같아요!!

 

나 : (두손으로 얼굴가리고) 세상에 쟤 누가데려가냐...

 

ㅋㅋㅋㅋㅋㅋ

 

와이프 : 아니 너가 이상하게 쏘맥을 진짜 잘탄다

나 원래 쏘맥 독해서 싫어한다

 

나 : 아 근데 그건맞아 다들 내가 잘탄다고 하더라

회식때마다 쏘맥은 내가 말았었어

 

와이프 : 누굴 꼬시려고 그렇게 잘 말아댔냐 어린놈의새끼가

 

 

6.

 

그 날이 아마 퇴근시간이 겹치는 날이었는데

 

3월 말쯤 봄비가 왔던걸로 기억함

 

큰 우산 하나 있어서

 

버스정류장까지 부솊을 씌워줌

 

 

나 : 근데 부솊은 주변에서 남자소개 안들어와요?

 

 

부솊 : 친구 남편이 선배 소개시켜준다하는데

 

 

나 : 근데?

 

 

부솊 : 친구 남편이 39살이에요 그럼 선배는 40대겠죠?

 

 

나 : ㅋㅋㅋㅋ세상에 양심없네

주변에 친구들이나 선후배중에 쏠로 있을거아녜요

 

 

부솊 : 다 별로에요ㅋㅋ

 

 

나 : 위아래로 몇살까지 가능?

 

 

부솊 : 너무어린건 싫은데 너무 많은것도 싫어요ㅋㅋ

솊님은요?

 

 

나 : 저는 위아래로 4살차이까지는 괜찮은거같아요

주변에 괜찮은 애 있음 소개시켜주고싶은데

인간관계가 협소해서 괜찮은애가 없네요...

 

 

부솊 : ㅋㅋㅋ주변에 친구가 어떻길래

 

 

나 : 음...우연히라도 마주치는 일 없길 바라는데ㅋㅋ

부솊은 그럼 좋아하는 사람도 없어요?

 

 

부솊 : 좋아하는사람이요?

음...호감있는 사람은 있어요

 

 

나 : 오 맨날 카페에서 일만하시면서 언제 또 생기셨어요?

누구요? 설마 OO씨?(카페직원)

 

 

부솊 : 셰프님이요

 

 

 

 

 

 

 

저요? 저를요? 왜요?

(진짜 이렇게 말함)

 

 

부솊 : 좋아지는데 이유가 어딨어요

 

 

나 : 아..저..ㄱ

 

 

부솊 : 셰프님 여자친구 있는거 알아요

근데 자꾸 물어보니까 홧김에 얘기했어요

안되는거 아는데 그냥 좋아졌어요

 

 

나 : ...어......

 

 

부솊 : 저 갈께요, 내일봐요

 

 

그렇게 부솊은 본인 할 말 하고 가버림

 

정작 중요한 말을 못함

 

 

 

 

나 5일전에 솔로됐는디;

 

 

 

그리고 그 우산 내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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