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치 현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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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 2차 투표 가상대결
구스타보 페트로(중도좌파-좌익, 역사적 협정): 48.5%(+0.7)
로돌포 에르난데스(대중주의, 반부패주지사연맹): 46.7%(-0.4)
구스타보 페트로 1.8%p차 접전 우세
조사기관: GAD3
조사기간: 5/30-6/8
표본크기: 4,438명
표본오차: +/-1.5%p
2022년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 2차 투표 가상대결
구스타보 페트로(중도좌파-좌익, 역사적 협정): 50.5%(+4.5)
로돌포 에르난데스(대중주의, 반부패주지사연맹): 46.1%(-1.9)
구스타보 페트로 4.4%p차 접전 우세
조사기관: CNC
조사기간: 5/31-6/2
표본크기: 2,172명
표본오차: +/-2.1%p
지난 2018년 6월 치러졌던 콜롬비아 결선 투표에서 좌익 반군 FARC와의 평화협정에 부정적이었던 이반 두케 민주중도당 후보가 승리한 이후로도 콜롬비아는 범진보세력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해당 대선 1차 투표에서 협정파가 과반을 넘겼으나,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가 M-19 좌익 게릴라 반군 출신이라는 약점을 지녔기에 거부감을 느낀 사람이 많은 나머지 모든 표가 결집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습니다. 여기엔 페트로가 승리한 콜롬비아의 미래로 베네수엘라를 거론한 우파 야권의 색깔론도 주효했습니다.
또한 40대인 두케 후보가 실제 성향과는 관계없이 프랑스의 마크롱처럼 젊고 신선한 느낌을 주었고 경선에서 패배한 마르타 루시아 라미레스 보수당 출신 후보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여,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2002-2010)의 초법적 우익 민병대와 3선 개헌 시도로 대표되는 비타협 극단주의 우파 이미지를 완화했다는 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두케 후보는 협정의 완전철폐 가능성은 일단 부정했지만, 현 협정(대규모 사면, 득표에 관계없는 상하원 5석 장기적 보장)이 반란세력에게 지나치게 자비롭다며 재협상을 시사한 바 있었습니다.
집권 이후로는 대선 때의 강경 노선 천명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리고 합리적 보수의 면모를 보이는 듯했으나, 경제난 속에서 연금수령 연령 상승과 노동개혁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비 투항 반군 제압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대거 발생하면서 총파업을 동반한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며 인기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터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 노력이 고평가 받아서,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60% 안팎을 넘나들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가운데서도 콜롬비아 진보세력은 크게 위축되지 않았습니다. 2019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수도 보고타 시장으로 녹색동맹 소속 40대 여성 동성애자 후보(세르히오 파하르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출신)가 당선되는 등 차세대 진보 주자들이 여럿 발굴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 이후로도 해당 추세는 이어져 결선에 진출할 1, 2위 자리를 놓고 지난 대선의 패자였던 구스타보 페트로와 세르히오 파하르도가 여전히 경쟁을 이어 나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사태 이후 강경 우파 성향인 이반 두케 콜롬비아 현 대통령의 인기가 상당히 높아졌으며 제1여당 역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정작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은 지난 대선에서 2, 3위를 차지했던 두 진보 후보가 양강구도를 형성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차기 대선까지 앞으로 2년가량의 시간이 남았지만, 이반 두케 대통령의 출마가 2015년 연임 금지 개헌으로 불가능한 와중에 우리베 대통령의 아들 등 제1여당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이 고작 한 자릿수 대에 머무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정권 재창출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 와중에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해 경제가 -6.8% 역성장하고 빈곤율이 42.5%로 치솟을 정도로 국가 경제가 극도로 악화되고, 베네수엘라와의 극심한 대립구도와 대규모 난민 발생 속에서 정작 콜롬비아 서민들은 이반 두케 정부의 노선에서 소외됨에 따라 여론이 불안정한 추세를 보였습니다.
결정타로 이반 두케 우파 정부가 재정확보와 세제개편을 명목으로 한화로 월급 70만원, 최저임금의 3배에 그치는 사람들까지 소득세 징수 대상을 늘리고,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 품목을 확대함에 따라 국민들의 분노가 마침내 폭발했습니다.
보고타, 메데인, 칼리에 이르기까지 콜롬비아 대도시와 시골을 막론하고 대규모 시위대가 거리를 점령했으며, 이를 강제로 진압하려는 두케 정부의 노력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와 경찰 특수부대 해체와 폭력 진압 사과를 주장하는 목소리만 커졌습니다.
이에 당황한 두케 정부는 세제개편안을 철회하고 시위대와의 협상에 나섰지만, 의회가 대안을 마련하라고 주장하고 경찰의 진압을 옹호하면서 협상은 평행선을 걸었습니다.
그 와중에 두케의 후원자인 우리베 전 대통령 등은 시위대에 굴복할 수 없다며 경찰 무기 사용 지지 트윗 및 해시태그를 올렸으나, 분노한 시위대와 K팝 팬들의 K팝 연계 해시태그 트윗을 통한 조롱으로 망신만 당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와 대선 이후부터 각을 세우던 구스타보 페트로 전 보고타 시장은 최대 정치적 수혜자가 되었으며, 1차 투표에서는 모든 경쟁자들을 최소 쿼드러플 스코어 이상으로 누르고 2차 투표에선 파하르도를 제외한 모든 후보를 두 자릿수 차 이상으로 꺾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콜롬비아는 사실상 처음으로 확고한 좌파세력이 집권하게 되는 셈이었습니다.
게다가 시위를 촬영했던 17세 소녀가 경찰에게 강제로 끌려가 성추행 당한 것을 SNS로 폭로하고 자살을 택하면서 경찰과 대정부 여론이 더욱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콜롬비아군이 비 투항 FARC 반군 지도자를 베네수엘라에서 사살하며 안보적 성과를 애써 과시하고 있으나, 그 효과는 아직 불확실해 보였습니다.
결국 두케 정부는 위축된 나머지 세제개편안 폐기 이후 내각 개편에 나섰으며, 평화 협상을 거부하고 여전히 끈질기게 저항하던 민족해방군(ELN)과의 비밀 협상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두케 정부의 양보에 불만족한 국민들을 중심으로 반발은 여전했으며, 두케 대통령이 탄 헬기가 총격을 당할 정도로 험악한 상황 속에서 21년 말까지 반정부 시위는 간헐적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이런 와중에 페루, 온두라스, 칠레 등에서 좌파가 속속 집권하고, 브라질에서도 룰라를 중심으로 한 좌파연합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우파의 철통요새였던 콜롬비아에서도 사상 첫 좌파 집권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옆 나라 베네수엘라처럼 될 거라는 공포감이 우파를 뒤덮었으며, 페트로의 사회주의로부터 민주적 자본주의(보편적 의료보험, 친환경발전 확충, 불평등 해소)로의 우향우 행보에도 불구하고 그 게릴라 전력에 의해 우파 측 대항마에 대한 요구가 내부에서 빗발쳤습니다.
그런 가운데 22년 3월 13일 치러진 상하원 총선 및 대선 경선에서 부정개표 논란에도 불구하고 페트로의 인기에 힘입은 좌파연합 ‘역사적 조약’이 상하원 득표 1위에 올랐으나, 집권 우파 연정(민주중도당, 보수당, 완전혁신 독립운동-자유롭고 공정한 콜롬비아)과 상대적 친-정부 중립 정당들(자유당, 철저한 변화, 대중연합사회당)이 과반을 차지하며 대선 승리시에도 국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암시했습니다.
그나마 같은 날 치러진 3대 연합 대선 경선 중에서 우파와 중도연합을 훨씬 뛰어넘는 참가자 수를 보이면서 그 결집력을 확인한 것과 아프리카계 흑인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무기로 그동안 소외되어왔던 아프리카계 콜롬비아인을 끌어들일 수 있는 후보인 프란시아 마르케스가 경선에서 두각을 보이며 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로 확정된 것이 위안거리였습니다.
하지만 우파연합에서 그동안 가장 강력한 카드로 인식되던 알레한드로 차르 후보가 탈락하며 페데리코 ‘피초’ 구티에레스 전 메데인 시장이 선출되고 중도연합에서 파하르도가 예상 밖 힘겨운 경선 승리를 일구어 내면서 이 역시 빛이 바랬습니다.
이후 ELN과의 협상 시작과 같은 일부 진보적 의제를 수용한 온건 중도우파 후보(안락사/대마초 허용 반대, 유일하게 베네수엘라와의 타협 거부) 피초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몰린 후 우파 결집 및 자유당 지지선언으로 중도층을 어느 정도 끌어들이며 순조로운 결선 대결을 펼치는 듯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파하르도의 부진으로 갈 곳을 잃은 중도층과 우리베-두케 정부에 염증을 느끼며 그 지지를 받는 피초에게도 거부감이 든 우파 유권자들이 로돌포 에르난데스라는 후보를 발견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기업가 출신의 로돌포 에르난데스 전 부카라망가 시장은 지명도가 거의 없는 반부패주지사연맹 출신에 대선 후보 중 최고령 후보자(77세)이나 스스로를 ‘틱톡 늙은이’로 자처할 정도로 SNS를 통한 홍보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름값은 없지만 페트로와 같은 아프리카계 여성 러닝메이트 카드를 꺼내 들며 해당 효과를 어느정도 상쇄시켰습니다.
그리고 정책의 모호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 제기에도 불구하고 선거자금을 자급자족하며 반부패 대중주의, 경제적 자유주의, 사회적 진보주의(동성 결혼/낙태 합법화 찬성, 마약과의 전쟁 반대) 노선을 통해 청년층, 중도, 중부지역을 기반으로 열광적 인기를 모았습니다.
또한 FARC에 의해 가족이 납치되고 ELN에 의해 딸이 실종 당한 경력이 있기에, 좌파 반군에 이를 갈던 내전 희생자 우파 유가족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으며 반대 위치에 있던 페트로의 대항마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아돌프 히틀러의 추종자라고 부른 망언 논란(알버트 아인슈타인을 혼동한 끔찍한 실수였다고 해명)과, 시의회에서의 논쟁 와중에 벌인 폭력행위, 소방관 비하, 반부패를 외치면서 정작 본인이 4가지 이상의 부패 혐의로 조사받은 유일한 후보인 점들은 생각보다 온건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콜롬비아의 트럼프라는 부정적 칭호를 받게 만드는데 기여했습니다.
에르난데스의 막판 상승세와 일부 후보들의 지지선언 후 사퇴는 역으로 피초를 스포트라이트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으며, 페트로와의 결선 여론조사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한 점 등은 40% 중후반에 달하던 페트로의 압도적 여론조사 우세에도 불구하고 결선 대결이 펼쳐질 경우의 역전패 가능성을 부각시켰습니다.
그리고 5월 29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 결과, 좌파 진영의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되어 페트로가 여론조사보다 상당히 부진한 40% 극초반 득표에 그치고, 2위를 한 에르난데스와 3위 피초(패배 승복 후 에르난데스 지지선언)의 득표 합계가 과반을 넘는 최악의 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17, 21년 칠레 대선 결과가 보여주듯이 1차 투표 과반 확보 진영의 지지선언 결집이 반드시 해당 후보의 승리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6월 19일 치러질 결선을 앞두고 좌파 및 페트로 진영의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만큼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지역별 대선 분석 결과 각 후보(구스타보 페트로, 피초 구티에레스, 로돌포 에르난데스)의 정치적 고향인 보고타, 안티오키아, 산탄데르 모두 후보별로 압도적 지지를 보냈으나 그 중에서도 로돌포의 것이 돌풍에 힘입어 가장 강력했던 것으로 드러나며 지역민 출신 대통령 배출에 대한 대중주의적 열망을 강력히 분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선 1차 투표가 이렇게 마무리되고 나서, 대부분의 1차 투표 탈락 대선 주자들은 로돌포 에르난데스의 편에 섰습니다. 0.24%를 득표한 우익 성향의 엔리케 고메즈 마르티네스 구국운동 후보에 이어 23.92%로 3위를 차지한 페데리코 구티에레즈 후보가 에르난데스 지지선언을 한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4.20%를 득표한 세르히오 파하르도가 희망중심연합 지도부 다수와 함께 로돌포 에르난데스(28.15% 득표)와 접촉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부 희망중심연합 인사(루이스 질베르토 무리요, 알레한드로 가비리아 우리베)와 자유당 인사의 반발 및 페트로 지지선언에도 불구하고 잠재적 에르난데스 지지층이 과반을 돌파하여 40.33%를 득표한 페트로 진영이 속절없이 밀리는 듯했습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이라도 하는 듯 대다수의 여론조사는 에르난데스의 접전 내지는 확고한 우세를 점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의 각종 발언들(히틀러 찬양 및 여성 비하 발언 논란)과 공약의 모호함이 재 부각되고 위기의식을 느낀 좌파 지지층이 압도적 지지를 보내는 청년층(18-24세: 64 Vs 32, 25-34세: 56 Vs 38)을 중심으로 결집하면서 CNC와 GAD3 여론조사가 페트로 접전 우세로 바뀌는 등, 페루와 칠레 대선처럼 재역전극이 나올 기미가 보이는 중입니다.
다만, 페트로가 승리한다 해도 의회 절대 다수가 우파 진영인 만큼, 비슷한 위치인 페루의 페드로 카스티요 마냥 정책 추진력이 조기 소멸되고 인기 폭락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지지층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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