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방선거 간단요약편

페이지 정보

작성자 니팔뚝
작성일

본문

1) 우선 기초 지식을 쌓기 위해서요. 이건 대선 결선 투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노란색이 AKP, 에르도안, 보수, 우익, 이슬람, 내륙, 흑해, 중동부 지역 지지층입니다. 

빨간색이 야당입니다. 대선은 단일 후보라서요. 왼쪽에 있는 빨간색은 이스탄불, 이즈미르, 안탈리아로 이어지는 해안가 입니다. 해안가는 야당 CHP입니다. 그리고 왼쪽 가운데는 안카라와 에스키쉐히르입니다. 공무원들이 많아서 다소 CHP 야당편입니다. 






2) 심화로 들어갑니다. 2019년 지방선거입니다.


위 그림에서, 오른쪽에 있는 빨간색은 사실 쿠르드 계열입니다. 위에서는 단일후보라서 빨간 색입니다만, 사실은 보라색입니다. 

파란색 있습니다 MHP라는 정당인데, 에르도안과 연합정당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같은 편입니다.

그 외 다른 색은 무시하시면 됩니다. 


사실 2019지방선거 때도 에르도안이 상처뿐인 승리였습니다. 이스탄불과 앙카라를 야당에 뺐겼습니다. 어쨌든 그래도 득표율에서는 15%이상 앞섰고, 자신의 지지 지역을 지켰었죠. 하지만, 그때도 위태위태 했었다는 평가입니다. 그래도 이기긴 했습니다.






3) 이를 바득바득 간 투표 결과

왼쪽에 약간 흐릿하게 보이지만, 야당인 CHP가 37.7%로 1위에 올랐습니다. 에르도안이 등장한 90년대 후반 2000년 대 초반 이후로, 야당이 이긴 게 35년만에 처음이라고 하네요. 여당인 AKP는 지난 지선보다 무려 8.8%가 빠졌습니다. 우당인 MHP가 빠지고, 새롭게 분홍빛으로 되어있는 정당이 약진했습니다. (새로운복지정당, 과거 AKP 우당, 추후 연합 탈퇴, 독자 노선)


지도에서도 보듯이, CHP의 붉은 색이 내륙으로 상당히 밀고 들어왔습니다. 가운데 엄청 큰 노란색 지역은 콘야라는 곳입니다. 과거 오스만이나 동로마 제국을 좀 아시는 분들은 이코니움이라고 설명해 드려도 되겠네요. 아무튼 저기는 엄청 보수적이고 이슬람을 많이 믿는 지역이라서, 우리로 치면 국민의힘의 TK라고 보시면 됩니다. 거기서 끊겼네요. 그리고 전통적인 AKP의 지지층인 흑해지역 (에르도안의 본적지) 역시 빨갛게 되었습니다. 




4) CHP 승리의 원인


일단 경제 문제입니다. 2023년 대선에서 에르도안의 강력한 카리스마로 지지층 결집에 성공하면서 2차 결선까지 가는 투표 끝에 승리를 거두었지만, 모든 것의 가격이 오른 지금 시점에 국민들의 불만이 장난 아닙니다. 특히 대선 전까지는 인플레이션과 환율을 어느정도 잡는데 성공했지만, 대선 이후에는 터져버렸고, 거의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입니다. 금리를 무려 연 50%까지 올리면서 물가와 환율을 잡으려고 하지만, 시장 경제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선까지는 어쩔 수 없이 에르도안을 찍던 사람들도 지금 살인적인 수준의 물가에는 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과거 AKP의 지지층 들은 선거에 불참하거나 혹은 새로운 정당 (Y. Rafah, 위에서 분홍빛 정당)에 투표하는 방식을 보였습니다. 


두번째로 정당 개혁에 나섰습니다. 우선 지난 대선에 후보로 나왔던 케말 클르츠다르오을루가 또 다시 정당 대표를 하겠다는 야욕을 보였고, 이를 견제하기 위해 외즈귀르 외젤이라는 사람이 나왔고요.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이스탄불 시장 에크렘 이마모을루 지원 아래 당대표가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CHP를 이끌면서 안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늙고 대중적인 이미지가 부족한 클르츠다르오을루 대신에 신임으로 젊은 당대표가 되면서 당을 쇄신시켰습니다.


당을 개선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자립이었습니다. 그동안 야당은 에르도안의 강력한 통치와 카리스마로 지리멸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선거 연대를 통해 에르도안에 대항했습니다. 따라서 좋은당, 쿠르드계열의 정당 등 과 연대를 했었고요. 지난 지방선거에서 안카라, 이스탄불 시장을 탄생시키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연합 전선이라는게 좋지만은 않아서 (우리도 다 해봤잖요 ㅋㅋㅋ) 지난 대선에서는 무려 6개 정당의 연합 후보로 케말 클르츠다르오을루가 나오게 된거죠. 우리로 치면, 개혁신당 새로운 미래 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등이 다 뭉쳐서 늙고 낡으면서 대중적 이미지가 부족한 사람을 후보로 내놓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터키 친구에게 그랬죠. AKP 에르도안은 무슨 이야기 하는지라도 알겠다. 그런데 CHP 후보는 도대체 뭔 생각으로 선거하냐? 이랬더니 터키 친구가 아무 말 못 했죠. 그러다 보니 CHP 신임 당대표는 자강론을 내밀었고, 전체 25% 득표율정도면 만족한다고 당차게 선거에 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CHP 지지층들이 강하게 결집하면서 오히려 지난 지방선거보다 7% 이상 득표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목표로 했던 이스탄불 안카라 안탈리아 뿐 아니라, 부르사에서도 의외의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Adıyaman 외에도 Kırıkkale, Kilis, Giresun, Denizli, Afyonkarahisar 등 과거에는 CHP의 당선과 거리가 먼지역에서도 도지사, 시장 등을 배출하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그리고, 과거 연합에 참여했던, 좋은당을 비롯한 소수 정당 등은 여지없이 지지율이 빠졌습니다. 이 결과로 개헌을 준비중이었던 에르도안과 AKP에게 타격이 가해졌고, 2028년 대선에서 에크렘 이마모을루가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당은 조금 더 쇄신해야하고, 우리 색깔을 분명히 내야 합니다. 

대중들에게 조금 더 다가가야하고, 누구랑 싸우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합니다.

튀르키예 투표 결과로 모든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주권자가 누구라는 걸 다시 한 번 새겨줘야 합니다. 

관련자료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