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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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경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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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5월 4일 반지하에 쥐와 함께 자란 외동여아가 있었다
그녀의 부모는 각자의 삶이 촉박했다
그 아이의 아빠는 사남중 장남에 알콜중독으로 일하지 않는 할아버지 대신 본인이 생계를 꾸려가기위해 책임감을 얻었으나, 알콜중독을 배웠다
그 아이의 엄마는 칠남매중 다섯째로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아주 심한 학대를 당하며 자랐고 그게 당연한 세상인줄 알았다
그 둘이 혼전임신을 하여 결혼을 결정했으니 그 결과는 보란듯이였다

아빠는 외박이 잦고, 술을 먹고 아내를 팼다
엄마는 우울증에 걸리게 되고 집안일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스트레스는 그 여아에게 갔다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눈치가 빨랐다 부모의 상황을 알고 도망다녀야했고 그들을 안아줬어야했다 그 아이는 “너때문에 내 인생이 망했다 뒤져라”라며 온갖 상욕이 섞인 말을 매일 들었다 

엄마는 아이가 중학생때 바람을 폈고 그것을 제일 먼저 안 아이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아빠에게 말하게 되었다
그로인해 이혼을 하게 되었다 이혼을 하는 과정에 합의가 되지 않아 아빠가 변호사를 선임했고 내가 쓰는 증거자료에는 변호사의 많은 수정이 있었다 엄마에게는 딸마저 배신한 감정을 느꼈으리라 싶다

아빠와 살게 된 아이는 엄마라는 중간 과정없이 술주정을 고대로 받게되었다 아빠는 중간에 사업이 잘 되지 않아 회생을 하였고 또 그 스트레스를 술로 풀었다

아이는 어렸을때부터 자해를 했고 자살시도를 했지만 부모 누구도 아이가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었고 눈에 모난 아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이 너무 고난스러워 아이에게 많은 영향이 간 것임을 이해하고 있었다

많은 시간이 흘러 아빠와 딸의 관계, 엄마와 딸의 관계도 많이 호전되었다 그런데 하늘도 무심했다 그런 아빠에게 의식불명을 얻게되는 큰 질병을 주더라 아빠는 개인회생으로 국가에 매달 150만원을 6년동안 지불한지 2년이 채 되지않았다

50대에 월세에 가진 것 하나없는 본인이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딸은 늘 아빠가 최고라고 했고, 이제 행복의 시작이라고 했다

행복하게 될 줄 알았다 상처가 없는 사람이 어디있으랴

근데 그런 아이의 아빠를 또다시 큰 시험의 길로 데려갔다 의식이 영영 안깨어날 수도 있다 깨어나도 장애가 될 확률이 높다

더 심한 사람들이 있겠지 하며 위안하기에는 딸은 성숙하지 못한가보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해온 시험은 두달도 남지 않았는데 눈 뜨는 것 조차 버거워 한다

고등학생때 집앞에서 범죄를 당한 딸아이는 그 집에 혼자 남게 되어 새벽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든다

친구들도 지인들도 하나같이 그런다, 이 나이에 맞지 않는 일을 겪는다, 사람이 살면서 한번쯤 겪을까말까한 일을 너무 많이 겪는다 

그 아이는 애써 살아간다 내일은 행복하겠지 웃지만 웃지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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