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정치 현황.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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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P: 통합 우파[PiS: 법과 정의당], KO: 시민연합[PO: 시민연단, N: 현대당], P2050: 폴란드 2050 운동, LEWICA: 좌파[SLD: 민주좌파동맹, WIOSNA: 봄], KP: 폴란드 연합[PSL: 폴란드 인민당], KONF: 연합[KORWiN: 자유, RN: 국민운동])
2022년 폴란드 정당 지지율 현황 및 의석 예상치(지난 총선 대비)
ZP(우익, 보수주의, 가톨릭민족주의, 반EU): 39.3%(-0.9), 213석(-22)
KO(중도빅텐트, 자유주의, 녹색정치, 친EU): 29.0%(+0.7), 141석(+7)
P2050(중도빅텐트, 기독교민주주의, 친EU): 11.7%(+0.1), 50석(NEW)
LEWICA(중도좌파-좌익, 세속주의, 친EU): 10.1%(+2.7), 38석(-11)
KONF(극우, 보수적 자유지상주의, 반EU): 6.3%(-0.1), 17석(-13)
KP(중도-중도우파, 농본주의, 친EU): 3.6%(-2.5), 0석(-11)
Others: 1석(=)
집권 법과 정의당 10.3%p차 1위이나 단독 과반 상실
조사기관: United Surveys
조사기간: 4/22-23
표본크기: 1,000명
전체의석: 460석
과반의석: 231석
개헌의석: 307석
정당 비례대표 봉쇄조항선: 5%
선거연합 비례대표 봉쇄조항선: 8%
지난 2020년 10월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기형아 낙태 금지 판결로 인해 폴란드 전역에서 여성 주도의 대규모 시위가 펼쳐진 후로, 집권 여당 법과 정의당이 헌재판결의 역풍을 정통으로 맞고 여러 조사에서 지지율이 30% 안팎으로 떨어졌습니다.
2019년 총선 결과로 인해 통합 우파가 상원 과반을 상실하여 야권의 지지가 없이는 정책 추진 및 인사권 행사에 애로사항이 꽃피었던 가운데, 야권(KO+LEWICA+KP+P2050)은 20년 대통령 선거 결선에서도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을 필두로 똘똘 뭉치며 똘똘 뭉치며 2.06%p차 초접전 승부를 펼친 나머지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법과 정의당 대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습니다.
이에 집권 세력은 선거전에선 승산을 완전히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 이전에도 반-가톨릭적 행동 처벌 강화(신성모독적 행위 기소, 최대 징역 2년), 사법부 인사권 행정부 장악(법관 정년 연장은 대통령 승인 하에 가능 등), 행정부의 헌법재판관 해임 건의권 획득 등으로 사법부에 가하던 정책 지원 압박을 더욱 강화하였습니다.
그리고 집권 기간 동안 입맛에 맞는 헌법재판관 여럿을 선임(15명 중 14명)하여 가톨릭 보수주의의 영향력을 넓혔으며, 이번 판결로 2016년 실패한 낙태 전면 금지 법안 추진에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해당 결정은 폴란드 전역에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불법 낙태를 피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옷걸이를 든 여성 수만명이 수도 바르샤바와 주요 대도시를 행진했으며, 야당들은 낙태 합법화 촉구 현수막을 국회에 내걸며 호응했습니다.
시위대 중 일부는 가톨릭 교회가 배후에 있다고 판단한 나머지 성당을 진입을 시도하였으며, 수십년 만에 미사가 중단되는 등 폴란드 전역이 코로나 사태 와중에 극심한 정치, 사회적 충돌까지 겪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결과, 40-45%를 넘나들던 법과 정의당의 지지율은 2017년 중순 이래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이에 야권 내에서는 K’15가 폴란드 연합을 탈퇴하는 등, 정국 주도권을 놓고 이합집산이 벌어지는 중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3위를 했던 시몬 호워브니아의 신당 P2050이 기독교 민주주의와 환경주의, 친EU노선 등으로 중도파의 입맛을 맞추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해당 기관 조사에서는 아예 2위 자리까지 차지했습니다.
다만 2015-16년에도 현대당이 낙태금지법 반대 시위 지지층의 호응을 받아 잠시 야권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는 만큼, 아직은 추세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21년 1월 27일 부로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법과 정의당의 주도하에 헌법재판소 판결이 효력을 발휘함에 따라, 지지율 추이가 다시금 요동칠 전망이었습니다.
실제로 이후 조사 중에선 P2050이 통합 우파를 꺾고 1위로 올라서기도 했을 정도였으며, 정부의 어정쩡한 대응에 실망한 강경 우파 중에선 아예 극우 야당연합인 KONF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수백억 유로를 지원받아 헝가리와 함께 EU 보조금 최대 수혜국임에도 불구하고 위험천만한 반EU 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부의 바램과 달리 EU에 대한 지지가 오히려 굳건하게 됐습니다.
이에 폴란드 정부는 연금 지급액 인상, 무료 의료 혜택 확대, 부유세 부과, 주택 구매자 자금 지원 강화 같은 당근을 제시하고, 걸리적거렸던 독일계 언론을 국영 석유회사를 통해 통째로 인수하며 폴란드 내 나치부역자 지목 역사학자들에 대해 법원을 통해 반-폴란드적 주장을 사과하라는 우익대중주의자들의 입맛에 맞춘 압박을 보내는 등의 은근한 채찍 전술로 세를 회복하려고 애썼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시위가 가라앉고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통합 우파 지지율은 다시금 회복세를 보였으나, 바이든 대통령 당선에 대해 모호하게 축하한 두다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부른 작가를 기소하고, 정부의 EU 협약 헌법 불합치 판단에 의해 법관들의 독립성이 재차 훼손될 거라는 우려가 커지며 폴렉시트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친EU 지지층 결집이 다시금 이루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법과 정의당을 폴란드의 악으로 규정할 정도로 중도 친EU 강경파인 도날트 투스크 전 총리가 시민연단 대표로 정계 복귀하면서 시위 이후 P2050에 밀리는 추세이던 시민연합이 다시금 주목받게 됐으며, 지지율 급등세가 이어지며 마침내 야권 1위 자리를 탈환하였습니다.
한편, 법과 정의당 정부의 계속되는 언론 장악 시도(미국 디스커버리 그룹 소유 민영방송사 TVN 강제 매각 법률안 통과)에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미국 여야 의원들을 막론한 경고가 이어졌습니다.
또한 자유보수주의 성향의 연립 여당 협정당이 반발하여 당 대표인 야로스와프 고윈 부총리가 해임당하는 끝에 통합 우파를 탈당하면서, 폴란드 정부는 연립 과반을 상실(K’15의 신임과 보완으로 원내 과반은 유지)하며 조기 총선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1야당 시민연합은 이러한 상황에 탄력을 받아 8월 Kantar 조사에선 법과 정의당의 전체 정당 지지율 1위 자리마저 위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후 낙태법 파동이 다소 가라앉으면서 여당 지지율은 일부 회복세를 보였지만, 통합 우파 단독으로 40-45%를 넘나들던 이전의 기세는 어디 가고 35% 안팎에서 오르내리는데 그치면서 향후 과반확보를 통한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더 오른쪽에 있으나 협력 여부가 불확실한 연합당을 끌어들여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2022년 2월 초에도 ‘법의 지배’와 사법부 독립 침해 문제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의해 95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고 EU 최고법원에 의해 매년 최소 55억유로(약 7조1천억원)에 달하는 보조금 지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는 등 통합 우파 정부의 위기가 계속된 가운데, Kantar 조사에서 여권의 재하락세에다 안제이 두다 대통령(29:62)과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27:63), 폴란드 정부(25:66)에 대한 긍정평가가 모두 고작해야 20%대에 머물고 부정평가는 무려 60%대에 이르는 지경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상황을 일변시켰습니다. 제정 러시아(삼국분할 참여, 독립운동 수차례 진압)와 소련 시절(폴란드-소비에트 전쟁, 카틴 학살, 자유노조 탄압 독려)부터 뿌리깊은 악연으로 인한 폴란드의 반러 감정이 재환기된 것입니다.
그로 인해 옆 나라인 우크라이나와의 폴란드-리투아니아 제국 시절의 지배-피지배 관계 및 스테판 반데라를 둘러싼 오랜 불편한 감정(영화 “증오” 참조)에도 불구하고 T-72 전차와 각종 전투기 부품에 이르기까지 우크라이나의 대러 전쟁을 위한 갖은 지원을 아끼지 않던 가운데, 반/친EU 여부와 사회정책을 두고 다투던 여야도 친미, 친나토, 반러라는 공통 분모로 다시금 묶이면서 대정부 비판이 일시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이게 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같은 중동부유럽 강경 종교 우파라는 공통분모로 묶이지만 친미 반러인 폴란드 법과 정의당과 달리 반미 반서방 친러인 오르반 빅토르 피데스 대표 겸 헝가리 총리의 전쟁 중 친러 외교노선을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법과 정의당 대표가 오랜 반EU 협력 관계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렇듯 러시아와의 전면전 직전 상황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 여야 간의 이슈 차별점이 적어지고 현 정부의 지도력이 부각되면서 회복세가 다시 나타났으나, 시민들의 여전한 경계 속에서 평균 지지율 35%벽을 넘지 못하며 여전히 의석수 210석 초반대에 그쳐 야권 분열이 없을 경우 정권 연장을 위해선 연합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P2050의 하락세 속에 제3당 자리까지도 노리던 극우 연합은 핵심 구성원인 자유당(KORWiN) 야누시 코르빈미케 당대표의 친-푸틴 논란으로 타격을 입었습니다. 푸틴에게 비판적인 당원들을 출당시켰다는 당대표의 조치가 의원들의 탈당 후 연합 소속 신생 구성체 설립을 초래하면서 유럽 극우의 고질적 약점인 친러 정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부각된 것입니다.
이는 폴란드인 사이의 반러 정서를 건드린 끝에 연합 전체의 지지율에도 해를 끼쳤으며, United Surveys 조사에선 매우 오랜만에 정당 봉쇄조항선도 넘지 못하며 원외로 추락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다만, 비슷한 시기에 조사된 Research Partner에선 통합 우파의 오차범위 하락과 시민연합의 오차범위 상승이라는 점은 비슷함에도 연합은 오히려 부분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는 등, 폴란드 정계에 해당 논란이 미칠 파동을 가늠하기엔 아직 이른 감도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통합 우파와 연합이 여러가지 사유로 여론 슬럼프에 빠져 있으면서 15/19년 총선에 비해 우익 전체의 파이가 작아지던 가운데, 피데스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올해 헝가리 총선과는 달리 내년 폴란드 총선에서 법과 정의당이 슬로베니아 민주당 마냥 정권을 내줄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유럽연합 우익 정당그룹 유럽 보수와 개혁(ECR)은 영국 보수당의 브렉시트 탈퇴로 가뜩이나 유럽 내 지분이 준 가운데 그나마 가장 크던 법과 정의당이 세를 잃을 경우, 행정부 수반 배출 지역이 체코 시민민주당 정도만 남는데 이어서 스페인 VOX나 이탈리아의 형제들 같은 진짜배기 극우정당들이 지지율 상승 속에서 그룹 내 주도권을 잡으며 오히려 유럽 내 중도우파-우익의 지분을 좁게 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입니다.
폴란드의 운명을 결정할 다음 총선은 23년 11월 11일 전까지 치러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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