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계기 전례 없는 유명인 요구
교통공사 직원 블라인드에 “이해 안간다”
램지 측 “시민 안전 고려해 통제 요청한 것”

한국을 방문 중인 영국의 유명 요리연구가 고든 램지 측이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대중교통 이용시 안전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램지 측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계기로 안전 사고를 우려해 이같이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굳이 대중교통을 고집하면서 안전관리까지 요구한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고든램지코리아는 램지가 이날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 현장 통제 인력을 배치해달라는 민원을 경찰청에 접수했다. 램지 측은 지난달 29일 참사 발생을 계기로 지하철 내 인파 쏠림 등을 우려해 경찰에 현장 통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전날 오후 이 같은 요청을 전달받은 서울교통공사는 “요즘처럼 혼란한 상황에서 혼잡할 수 있으니 지하철보다 안전한 교통편을 이용해달라”는 취지로 램지 측에 답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램지의 지하철 이동 경로는 잠실역→선릉역→서울숲역이었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부터 선릉역까지는 서울교통공사, 수인분당선 선릉역부터 서울숲역까지는 코레일 관할이다. 경찰은 잠실역과 서울숲역 등에 경비 인력을 배치했다.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역사에 안전인력 5명과 4명을 각각 투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인파 쏠림은 없었고, 별다른 안전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는 이태원 참사 영향으로 공공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조처했다는 입장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고객 안전이 화두인데 안전 문제에 사전에 대응한다는 정도로 보면 될 듯하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 경호에 관한 문제가 아니고 사람이 많이 몰린다고 해서 경비 인력을 투입한 것”이라고 했다. 램지 측은 개인 경호 인력이 따로 있지만 시민의 안전을 위해 안전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유명인사가 국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앞서 안전 조치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런 경우는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은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램지의 행동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이 직원은 “요즘 혼잡도 때문에 지원 근무까지 하고 난리인데, 공익 목적도 아니고 본인 사업 홍보 목적이 뻔한데 사람이 몰릴 수 있으니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썼다.

앞으로 유명인들이 개인 일정으로 경찰이나 공공기관에 비슷한 요청을 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문제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렇게 (외부에서) 안전조치에 대한 요청이 오는 경우 적용하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평시 필요한 경우에는) 혼잡도를 조사해 내부적으로 공유해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경향/ 박하얀)

▶ 나라꼴이 진짜 우습게 됐구나.

   이제 요리사까지 와서 안전관리를 요구하고,,,

   세계에서도 안전한 나라로 소문 나지 않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