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차별/비하)표현의 무의식적 전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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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날아라병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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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의 인벤토리라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이번 메갈 손가락 사인으로 증오/혐오상징(헤이트 심볼)이 어떻게 전략적으로 사용되는지 설명합니다.


해당 전략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례(손가락 사인의 '작다')에 

메갈이 덮어버린 남성혐오의 의미가 덧붙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혼란을 유발하게 합니다.


이 채널 주인장이 메이플하는 게이머이고 웃대출신의 유저로 알고 있습니다만,

채널 주제가 인터넷의 밈을 설명하는 것이다보니, 여러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밈의 의미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주제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채널 중 하나겠죠.


문제는 이런 채널조차 스스로 혐오표현에 오염된 걸 잘 모른다는 겁니다.

단적으로 두 가지 예가 보입니다.


첫번째, 자각하지 못하고 쓰는 '근들갑'이라는 말입니다.

이 단어는 루리웹을 비하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루리웹-> ㄹㄹ웹->근근웹 + 호들갑

처음에는 루리웹 유저들을 비하하기 위해서 사용하던 근첩(근근웹+간첩)같은 용례였으나, 

근래에는 여기저기서 너도나도 쓰다보니 호들갑이란 단어를 쓸 자리에 근들갑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 표현은 명백히 루리웹 유저들을 차별하고 비하하는 용어입니다.

이번 주제에서 사용된 말로 하면 혐오표현이죠.


두번째, 예로 설명하는 '-노'체입니다.

위 영상에서는 해당 표현이 일베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제한적이지만 일상화되고 편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처럼 설명합니다.

이런 표현들처럼요: "군침이 싹 도노 / 알빠노? / 이게 뭐노"


동남방언 사용하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전부 다 동남방언에는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게다가 이 -노체 여전히 싫어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런데 이게 여기저기서 쓰이게 된 건 일베유저들이 여기저기에 퍼지게 됐고,

그들이 향유하던 서브컬쳐 컨텐츠에 똥뿌리듯 뿌리고 다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베의 유저 수가 줄고 사회적 영향력이 줄었다고 해서 그 표현의 의미가 약화된 것이 아닙니다.

위에서 언급한 혐오표현의 전략대로 -노체의 출발은 

1) 노무현 대통령이 동남방언을 구사한다는 점 2) 노무현 대통령의 성이 노(盧)였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동남방언의 용례에 어긋나는 -노체 사용을 경계해야하는 이유는 이것입니다.

일베 사이트 자체의 이용자 숫자와 영향력은 줄어들었어도,

일베 문화가 음습하게 여기저기 곰팡이처럼 피어났고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메갈이란 남성혐오사이트가 명분을 삼은 것도 일베였고,

노체를 만들어서 퍼뜨린 것도 일베였고, 

오유인인 척 하면서 오유 이름 더럽히고 사이트 몰락시키고,

그 다음으로 루리웹 유저인 척 하면서 떨어뜨린 것도 일베였죠.


참 아이러니합니다.

혐오표현 사용을 경계하고 남성혐오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약간의 나이브함이 조금씩 보이곤 합니다.

'일베는 망했고 요즘 일베하는 사람이 어딨냐'는 주장 말입니다.


메갈이 망하고 워마드도 망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던 남성혐오 음습하게 여초 사이트로 퍼져나갔습니다.

일베 망했죠. 하지만 그들이 만든 조롱/혐오/비하 문화는 디씨, 펨코, 엠팍, 아카라이브 등으로 독버섯같이 퍼졌습니다.


착각하면 안 됩니다. 일베든 메갈이든 공론의 장에서 모두 배척해야 합니다. 설 자리가 없게 해야 합니다.

남성혐오 표현 싫다면, 다른 혐오표현도 쓰면 안 됩니다.

근들갑, 근첩, -노체 등등을 여전히 경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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