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피아노를 취미로 해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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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휘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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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퓨리넬입니다.


살면서 취미 한 가지는 가지고 있으실텐데요 저는 피아노를 하고 있습니다.
날씨가 엄청 추운 김에 취미 피아노 사용기나 간단하게 적어보고자 합니다. (추운거랑 무슨 관계가...❓)


- 악기라는것은...

악기를 취미로 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을 사용해야 합니다. 세상에 쉽게 접근, 시작할 수 있는 악기는 있어도 쉬운 악기는 없는것 같습니다.
제가 원래 음악을 듣는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악기를 하나 해볼까? 집에 피아노 있는데...하지만 피아노는 어려우니 사물놀이 동아리에 들어가서 장구 한번 해봐야지. 장구 같은건 어렵지 않겠지??
장구도 어렵습니다!!!! ???? 으아아아아아악.
오카리나 한 떄 유행했던적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오카리나는 쉬운 것으로 생각하시더라구요.
피아노 학원에서 친한 형이 오카리나도 하셨는데 그 형이 음악에 진심인 분이라 오카리나 부는것도 제대로 하니 장난 아니었습니다.(=> 정말 멋지고, 매우 어렵습니다)


- 피아노는, 악기는 어릴 때 시작하는게 확실히 유리한 것 같다.

제가 본 바로는 피아노는, 악기는 어렸을 때 배웠느냐에 따라 실력차이가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어릴때 하면 바이엘, 체르니, 하농 등등 무조건 기초를 가르치잖아요? 대부분은 억지로 기초를 배우는 것이긴 하겠지만...
저는 수능 이후에 시작을 할 때 뉴에이지를 3~4곡 정도 익혀서 그걸로 계속 써먹어야지 했습니그래서 기초는 대충 하고 건너뛰어 하고 싶은 곡 위주로 해왔습니다.
하지만 클래식도 듣고 하다보니 욕심이 생겨서 계속계속 해 왔는데 기초의 부족함 + 어릴 때 피아노를 하지 않았던것? 으로 인해 초등학교 시절에 체르니 40, 50, 쇼팽 에뛰드 머...이런거 했던 사람들과는 차이가 나긴 납니다.
대충은 실력이 올라가긴 하는데 어느 순간 벽이 있어서 기초와 어렸을 떄 했던 사람들과는 최종 목적지에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뉴에이지, OST, 가요나 팝 정도의 곡만 한다면 기초를 쌓는데 시간을 너무 쓸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기초를 쌓다가 지쳐서 그만두게 됩니다.
높은 수준의 테크닉이나 기초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초에 너무 매달리지 말고 하고 싶은거 하는게 좋다는 제 생각입니다.


- 열심히 해 봤자 시간 지나면 또 다시 연습을...

어떤 곡을 몇 달 동안 열심히 배워서 외워서 칠 정도로 해놨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곡을 열심히 배우느라 3달 4달 지나고, 또 새로운곡 배우느라 몇 달 지나고...
그렇게 피아노를 계속 하고는 있는데 예전에 열심히 배운거 1년 쯤 지나고 나면
못칩니다!!
아니 왜 이거 왜 대체 왜????
비유하자면 나 자신은 mp3 플레이어인데 용량이 꽉 차 있어서 새로운 곡을 넣으려면 이미 들어가 있는 곡을 지워야 새로 넣을 수 있는것과 같아서 어느 시점에 칠 수 있는 곡의 양은 비슷한겁니다.
저는 한 32MB 정도 인듯...
물론 쉬운 곡은 연습하면 금방 다시 할 수 있지만 클래식 곡들은 처음 만큼은 아니더라도 다시 시간을 들여야???? 칠 수 있게 됩니다.
그래도 어렵지 않은 것으로 1곡 정도는 언제든 칠 수 있게 익혀놨는데 그게 앙드레 가뇽의 '바다위의 피아노' 입니다.


이거 하나는 언제 어느 때는 할 수 있다!!???? (100%는 아니지만)로 수시로 유지보수 하고 있는 곡이지요.


- 피아노를 하면 좋은 점

음...

쓸게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뭐가 좋은지 모르겠네요?????
뉴에이지, OST 위주로 해왔다면 TV, 영화, 드라마 등에서 나오는 음악을 내가 직접 연주할 수 있다는건 즐거운 일입니다.????????
대신 거기까지 가는 과정은 음...???? 사람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쉽게 가는 사람도 있고 어렵게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 배우는 곡을 클래식 위주로 했으면...사람들이 잘 모르는, 학교 음악시간이나 TV 에 나올법한 음악이 아닌 경우 '이게 뭐야??' 말로 하지는 않아도 대체로 그런 반응입니다.????


그래도 곡 하나 왠만큼 소리가 제대로 나오게 되면 뭔가 벽 하나를 넘어간 느낌입니다.
프로젝트 하나 끝난 느낌 비슷하기도 하고 프로젝트가 끝났으니 철수하고 또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을...
사람들 앞에서 피아노를 치게 되었을 떄 잘 되면 기분이 엄청 좋습니다.
혹은 영상으로 남겨놓고 내가 쳤으니 한번 들어보세요~하기도 하지요. 물론 사람들이 끝까지 들어줄 것이란 생각은 안합니다. 저도 끝까지 안듣기 때문에???? (이기적????)

들어보세요~

이렇게 말이죠


- 피아노를 치는 이유?

피아노를 시작하고 해왔던 큰 이유!! 여자를 만나고 싶다!! 였습니다.
대학교 때 까지는 그게 이유의 전부이기도 했던 것 같고...지금은 아닙니다. 하하핳;;
다들 비슷한 생각인지 취미로 피아노를 친다고 하면 많이 듣는 말 중에 이성을 만나기 쉽지 않냐는 말이 많았습니다.
보통은 어디의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여자를 위해 피아노를 쳐주는...그런 이미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좀 다릅니다.

1. 피아노가 있는 카페나 식당이 드믈고
2. 그런 곳에서 정해진 연주 시간 외에 갑자기 손님이 피아노를 치는것을 매니저도, 손님들도 좋아히지 않습니다.

이런곳이 있어도 손님으로 왔다가 "어? 피아노가 있네? 이거 쳐봐도 되나요?" 했을 때 "네. 해보세요" 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믑니다.

피아노를 쳐도 된다고 해도 어지간히 잘하지 않고서야 모르는 사람들이 가득한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피아노를 치는것은 ㅎㄷㄷㄷ 합니다.
경험해보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하게 되더라도 어느정도 관계가 형성 되어있는 상태가 아니면 머...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닌것 같습니다. 제가 해본건 아니고(진짜!) 들은바로는 그렇습니다.
그리고 여자를 만나려면 피아노는 그렇게까지 좋은 수단이 아닌것 같습니다.
피아노 학원에서 만나 결혼까지 한 커플도 여럿 보기는 했는데 어차피 될놈될이고...피아노 보다는 운동쪽이 훨씬 더 좋은 것 같아요.
지인들은 골프 혹은 테니스를 많이 추천하더라고요. 운동을 할걸...


취미로 피아노를 해왔던게 군대 빼고, 취준생 시절 빼고, 신입사원일적 빼고 어쩌고 해도 10년은 넘었습니다.

자주 하는 생각은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피아노 하는 시간에 공부를 했으면 지금쯤 억대연봉을 받고 있다거나 엄청 쩌는 개발자가 되어있다거나, 아니면 박사 졸업도 했을 것 같은데...하는 생각을 하지만,
군대 전역 후 한동안 인생 그래프가 추락하여 엄청 우울한 시기도 있었는데 그래도 음악이 있어서 위로받고 용기를 얻고 지금 멀쩡하게 사회를 구성하는 톱니바퀴중 하나로 잘 작동하고 (생각하고)있습니다.

연애는 못하고 있네요.


원래는 사용기 게시판에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사용기라 하기엔 뭐해서 모공에 올려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주 목요일에 찍은 영상을 공유합니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독주곡을 부조니가 피아노 독주곡으로 편곡한 곡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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