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딸 업고 1km 넘게 달린 62세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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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택시를 타고 이태원 부근에 도착했는데 교통 통제로 인해 도로가 막혀 차에서 내려 1.5㎞ 가량을 뛰었다”고 말했다.
파출소에 도착한 장씨는 우선 딸의 몸상태를 살폈다. “파출소 안에 우리 딸을 포함해 네 명 정도가 누워 있었는데
딸의 상태가 빨리 병원으로 이송돼야 할 정도로 안 좋았다”며 “그런데 사망자가 너무 많아 경찰과 소방이 그쪽을 먼저
대응하면서 딸 순번까지 오려면 최소 서너 시간은 걸릴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이어 “사망자 수습이 우선이라서 배정이 안 될 것 같다고 하는데 딸은 되게 고통스러워하고 완전히 도로는 통제돼
일반 차가 못 다니는 상황이었다”며 “결국 택시라도 탈 수 있는 쪽으로 나가려고 딸을 등에 업고 1㎞ 넘게 뛰었다”
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한참을 뛰었는데도 택시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장씨는 도로를 통행하는 아무 차량이라도 얻어타려고 도움의 손길을
청해봤지만 이마저도 뜻대로 안 됐다.
그 순간 장씨에게 30대로 보이는 남녀가 다가와 병원까지 태워주겠다고 먼저 제안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BMW 흰색 차량에 장씨와 딸을 함께 태우고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까지 데려다 줬다.
그런데 이곳도 앞서 실려온 사상자들로 이미 다른 환자를 받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장씨와 딸을 태워준 젊은 남녀는
처음 본 낯선 부녀를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도왔다. 장씨에게 사는 곳을 물어본 뒤 집 근처에 위치한 분당차병원 응급실까지
무사히 태워줬다.
장씨의 딸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끝에 고비를 넘겨 일반 병실로 옮겨진 상태다.
병원 측에서는 사고 당일 장씨의 딸이 장시간 압력에 노출되면서 근육 손실로 인한 신장(콩팥) 손상을 입었다고 한다.
이번 사고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마비됐던 오른쪽 다리에는 깁스를 부착했다.
장씨는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서도 우리를 데려다준 젊은 남녀가 휠체어까지 갖고 와서 딸을 태워 옮겨다주고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지금 입원한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서너 정도 시간이 걸렸다.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약소한 돈이라도
비용을 치르려고 했는데 한사코 안 받고 다시 건네주고 돌아갔다”고 했다.
“딸 업고 1㎞ 넘게 달렸다” 이태원 생존자 부친 증언
http://v.daum.net/v/20221031184830515